"고령층 잡아라" 日 소니, 강아지 로봇에 AI 탑재해 재출시

입력 2018.01.13 03:06

美 국립과학재단 고양이·강아지 로봇 프로젝트 시작한 연구진에 100만달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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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면서도 번거롭게 돌볼 필요가 없는 반려동물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반려견 로봇 아이보, 하프물범 로봇 파로./소니·파로로봇
휠체어에 앉은 백발 여성이 어린아이가 갖고 놀 법한 강아지 모양, 고양이 모양 봉제 인형을 품에 안고 미소 짓는다. 그냥 인형이 아니다. 쓰다듬으면 꼬리를 흔들고, 내버려두면 심심하다는 듯 가끔 몸을 뒤틀고 하품한다. 이름을 부르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눈을 맞춘다. 품에 가만히 안고 오래 쓰다듬어 주면 그릉그릉 소리를 내며 눈을 스르륵 감는다. 장난감 제조업체 하스브로가 지난 2015년 고령자와 외로운 성인을 위해 출시한 '모두를 위한 즐거움(Joy for all)' 브랜드의 반려동물 로봇이다.

일본의 요양병원에서는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인 하프물범(Harp Seal) 모양 로봇이 인기다. 성인 품을 꽉 채우는 길이 57㎝, 무게 2.7㎏의 로봇 '파로(Paro)'다. 주인 목소리를 기억하고 반응하는 치료용 로봇으로 쓰다듬으면 고개를 움직여 쳐다보고, 등의 털을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주면 졸린 듯 고개를 떨군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이 로봇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경 치료용 의료 기기로 승인을 받을 만큼 심리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로봇 반려동물이 시장에 등장한 것은 1999년 소니의 강아지 모양 로봇 '아이보(AIBO)'가 최초였다. 2006년까지 15만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반려동물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프로그램으로 입력된 동작만 반복해 실제 교감하는 느낌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 제작 기술과 배터리 기술, 인공지능(AI) 발전 덕분에 로봇 반려동물은 실제 반려동물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소니는 2006년 판매를 중단했던 아이보에 AI를 탑재해 최근 재출시했다. 새로운 아이보는 음성 인식 기술로 주인 목소리에 반응하며, 주인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사람에게 다가와 교감을 시도한다. 클라우드망에 접속해 계속해서 새로운 재주나 움직임, 명령어를 익히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 반려동물이 1인 가구와 고령층 비율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12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로봇 고양이·강아지에 AI를 탑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하스브로와 브라운대 연구진에 1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년 내에 혼자 사는 고령자를 위해 주인의 안경이나 열쇠 등 중요한 물건을 인지하고 추적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 주인에게 알려줄 수 있는 '똑똑한' 반려 로봇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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