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많이 쐴수록 기억력·인지기능 떨어져

    •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입력 2018.01.13 03:06

[CEO 건강학] (23) 자외선

해변 못지않게 스키장도 자외선 강해
겨울 야외활동 때 선크림·선글라스 착용해야

자외선이 피부 노화와 피부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자외선은 백내장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외선이 뇌 기능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필자는 생쥐 피부에 2주간, 총 6회 자외선을 쪼인 후 뇌의 해마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신경섬유의 양과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 단백질 변화를 관찰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로, 새로운 신경섬유가 활발하게 만들어진다.

연구 결과를 보면, 자외선을 피부에 쪼인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신경섬유의 양과 시냅스 단백질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자외선을 쬔 생쥐의 혈액에는 피부에서 형성된 코티졸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티졸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혈액을 따라 뇌에 작용해 해마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피부가 자외선을 받아도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 머리가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뇌 기능 저하는 더 크게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 흔히 '노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당한 원인이 평생 동안 쬔 자외선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

자외선 노출량은 대체로 여름이 많지만, 겨울에도 자외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키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스키장은 여름 해변 못지않게 자외선이 강하다. 또한 낚시, 등산, 운전 등도 자외선 노출이 많다. 겨울에도 외출하거나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도 착용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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