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아직 멀었다… 미국도 脫원전 정책 재고해야

    • 타일러 코웬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

입력 2018.01.13 03:06

[WEEKLY BIZ Column]

화석연료나 원자력처럼 상시 에너지원 안돼
경제성 갖추려면 결정적 돌파구가 아직 필요한 상황

타일러 코웬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
타일러 코웬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
최근 태양광에 대한 맹신이 퍼지고 있다. 태양광 전지판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실험적이었던 기술들이 실용적 기술로 발전하고 있으니, 몇 가지 추가 조치만 있으면 태양광 에너지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불행히도 이런 견해는 틀렸다. 태양광 에너지가 앞으로 인류와 환경에 요긴하게 쓰이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노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태양 길들이기'라는 제목으로 곧 출간될 책이 있다. 2018년에 대체 에너지 관련 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의 필독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리학 박사이자 태양 에너지 전문가인 바룬 시바람(Sivaram)이 썼다. 그는 태양광을 비롯한 대체 에너지에 반감을 품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정부가 대체 에너지 연구 개발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부의 에너지 부문 지원은 에너지 게임 자체를 단숨에 뒤집을 큰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기술 발전의 단계에 맞춰 태양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진정 태양열 에너지로 효과를 보려면 역으로, 다른 에너지와 비교해 볼 때 현재 태양광 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체된 태양광 회사의 R&D

지금 상황은 어떤가. 태양광 회사들은 매출의 1% 정도만 연구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의 연구 개발비 비중 평균을 쫓아가지 못한다. 그냥 놔둬도 잘 풀릴 터라 연구 개발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요 태양광 회사들이 자사의 기술을 이미 극대화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 개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근 태양광 시장은 실리콘 기술이 주름 잡고 있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유기 태양전지 등 차세대 기술의 잠재력이 크다. 태양광 발전의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이 갖춰지려면 이런 차세대 전지 연구에서 결정적 돌파구를 찾아 내야 한다.

태양 에너지 활용의 선두 국가인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스페인에서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을 5~10% 범위에서 더 이상 늘리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로 태양 에너지 비중이 높은 일본도 5% 정도에서 정체 상태다. 독일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태양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날씨는 변덕스럽기 마련이라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항상 이용할 수 없는 까닭이다.

화석연료나 원자력처럼 평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원과 성격이 전혀 다르다. 한 지역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열로만 구성하긴 힘들어, 화석연료 등과 통합 운영 시스템을 짜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아무리 태양 패널의 가격이 싸졌다고 해도 이 부분은 태양광 발전이 기본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날씨 좋은 날 태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저장해 놓으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기술로 충분하지 않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만들어 낸 에너지를 며칠, 몇 주일씩 저장하는 데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이 아닌 다른 전통 전력 회사들은 태양광을 자신들의 에너지 시스템에 포함하는 것을 마뜩지 않아 할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을 자신들의 에너지 체계에 끌어들이게 되면 기존 고객이 물어야 할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태양광 자체가 아직 경제성을 갖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체적 에너지 시스템에 들어오지 못하는 태양열 발전은 섬처럼 남아 있게 되고, 경쟁력을 갖추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단기간에 주에너지원 되기 어려워

요약해 보자.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을 개선하고 태양전지의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태양 에너지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에너지 구조 전체가 변해야 한다. 태양열이 주요 전력원이 되려면 전력 공급 시스템의 물리적 인프라, 전력 시장, 전력 정책 등이 모두 유기적으로 변하는 체계적 혁신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마무리되기 힘든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대체 에너지에 주력하는 미국도 탈(脫)원전 정책 또한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산업의 주변부가 조금씩 발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에너지 체계의 모든 것을 고려해 돌파구를 만든 다음에야 녹색 에너지의 미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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