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자동차 한대에 반도체칩 6000여개… 2020년이면 43조8000억원 시장

    • 0

    입력 2018.01.13 03:06

      미래의 반도체 격전지 '자동차'

      퀄컴은 LG전자와 NXP·삼성전자는 아우디와 협력
      전략적 파트너 찾아 기술 개발 올인

      "2019년에는 로봇 택시, 2020년에는 자율주행차를 보게 될 것이다."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애널리스트 콘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황 CEO가 이처럼 자신 있게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내다본 건 엔비디아가 미래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고성능 반도체 칩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미 200개 자동차 제조사·부품 회사와 120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엔비디아 칩을 채택했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자동차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PC·모바일 등 IT 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 중인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15년 303억달러(약 32조37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410억달러(약 43조8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율 주행 시대, 반도체 회사가 이끈다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당 사용되는 반도체 칩 수는 6000여개에 달한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으로 불리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물론이고 도로·거리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레이더 센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과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통신 기능, 긴급 제동 기능에 필요한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이 모두 반도체 칩으로 구현된다. 특히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개막하면 통신 신호 응답 속도가 4G 대비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앞차와의 거리는 물론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의 움직임을 예상해 사고를 예방하면서도 신속하게 최적의 주행 경로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자동차기술자협회 기준에 따르면 현재 구현된 자동차의 자동화 수준은 2~3단계로 부분적·조건부 자동화만 이뤄졌다. 카메라·센서를 활용해 운전자의 주차를 돕거나 도로 상황별 주행 기능 조정 등은 가능하지만 여전히 운전자는 핸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반도체 회사들은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는 "내 두 딸은 운전하는 법을 영영 배우지 못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시대를 예고했다. JP모건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비중이 15%에 이를 경우 자율 주행차용 반도체 수요가 73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전자·차 업체 전방위 짝짓기

      반도체·전자·자동차 기업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퀄컴은 지난해 10월 LG전자와 손잡고 차세대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 솔루션과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소를 LG전자 서초 R&D 캠퍼스 내에 설립했다. NXP는 아우디와 함께 지난 2015년부터 차량 간 통신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아우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사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최대 4대의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고,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자랑한다.

      도요타,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등은 엔비디아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인텔 역시 최근 자동차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탈리아 ADAS 개발 회사인 요기테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회사인 미국 너바나시스템즈에 이어 지난해 이스라엘 자율 주행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인텔은 자율 주행차 사업부를 웨이모(Waymo)로 분사한 구글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가상현실(VR) 등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를 위해 워너브러더스와도 협력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도 자율 주행차 시스템 개발 사업인 '아폴로프로젝트'를 위해 NXP와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