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훈풍 부는 2018년… 한국경제 위협하는 다섯가지 요소

    • 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입력 2017.12.30 03:07

[WEEKLY BIZ Column]
1. 평창 올림픽과 北核 2. 美·中 경제전쟁 3. 中의 對韓 압박
4.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 5. 외국 투자자들의對韓 극단적 평가

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핵(核) 재앙을 피하기를 바라고 있다.' 뉴욕매거진의 헤드라인이다. 트럼프 정부의 UN 대사 니키 헤일리는 안보 공포심을 등에 업고 미국 대표팀이 올림픽을 보이콧할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말을 하고 있다. 내년 한국 정부에 닥칠 어려움이 이것만은 아니다. 아시아 4위 경제 대국 한국에 닥칠 2018년은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 내년 서울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다섯 가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짚어 보자.

첫째,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올림픽 경기 자체에서 드라마틱한 승부가 없을지 몰라도, 올림픽 즈음에 트럼프와 김정은의 싸움이라는 외부 요인 때문에 올림픽 자체가 드라마틱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제 무대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트럼프는 중국이 김정은의 핵 야심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에 점점 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자신이 터프가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만약 트럼프가 유권자들의 점수를 따기 위해 북한의 다음 미사일을 격추한다면 어떻게 될까. 얼마 전 정권 교체를 한 문재인 정부는 이도 저도 못 하는 위치에 처할 것이다. 백악관을 비난할지, 트럼프의 도박을 지지할지 알 수 없다. 북한 문제가 독특하고 긴박하며 불확실한 2018년을 만들 것이 분명하다.

북핵, 무역 전쟁 등 난제 산적

둘째, 무역 전쟁 가능성이다. 트럼프가 군사적으로 도발하지 못한다 해도 그에게는 경제 전쟁이라는 다른 선택이 있다. 5년밖에 안 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려는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의 성장 전략에 이미 충분한 위협 요인이다. 지난해 선거 유세 때 줄곧 중국 상품에 대해 35~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견지해 온 트럼프는 최근 중국에 대한 무역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는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도 가만 있을 리 없다.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1조달러 넘게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투매하겠다고 위협할 수도 있다. 이는 분명 전 세계 무역의 흐름을 파괴할 것이고, 한국 경제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경기 회복에 명백한 위험이 될 것이며, 주식·통화 시장에도 상당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셋째,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골치다. 문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며 베이징을 방문한 바로 그 주에 중국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단체 관광을 다시 금지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동북아시아의 긴장감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중국은 앞으로 한국이 미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제거해야 하고, 한국 정부가 워싱턴보다는 베이징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게 분명하다. 중국 경제 또한 위험 요소다. 2018년이 중국의 부채 중심 경제에 심판의 해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신호조차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적 경제인 한국을 강타할 수 있다.

외국인 장기 투자처로 만들어야

넷째,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공무원 9500명을 증원하는 안을 관철했다. 하지만 공무원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민간 부문의 고용을 창출하기는커녕 자극하지도 못한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스타트업이 숨쉴 수 있는 경제 구조로 바꿔 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문재인 정부는 반독점 정책을 강하게 시행하고, 순환 출자를 해소하는 등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재벌 기업이 주주 이익을 침해하면서 대물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런 일은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 구조에서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다.

다섯째, 한국 경제에 대한 극단적 평가를 어떻게 극복할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를 두 가지 극단적 틀에 넣고 보는 경향이 있다. 어떤 외국인 투자자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어떤 투자자는 비이성적으로 부정적인 접근을 한다. 이런 극단적 시각이 한국을 단기 투자처로 전락시킨다. 외국인의 장기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부에 한국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수치가 몇 있다. 국내총생산의 90%를 넘는 가계 부채와 9.2%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낮추는 데 정책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것은 시절이 좋을 때에도 어려운 일이다. 한국을 둘러싼 국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2018년에 경제 구조를 개혁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다. 세계 경제에 훈풍이 도는 시기에 한국 경제가 어려운 한 해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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