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한국 기업의 3가지 戰線… 지정학적 불안과 기업윤리·기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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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30 03:07

      WEEKLY BIZ가 인터뷰한 글로벌 경제·경영학자들은 새해 한국 기업은 3가지 전선(戰線)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지정학적 전선이 첫째다. 전문가들이 내년 중요 키워드로 꼽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한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노출돼 있다. 북핵이 만들어내는 긴장 상황은 세계 투자자들에게는 위험 요소 중 일부이지만 우리 기업들에는 위험의 전부일 수 있다. 줄리오 포르타라틴 머서 CEO는 "글로벌 파워의 거대한 전환 가능성, 국내외 현 정치체제의 불안정성에 CEO들은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윤리 전선이 그다음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호감지수를 조사해 본 결과, 기업의 경제적 성과 부문은 100점 만점에 63점을 받았지만, 사회적 기여(47점)나 규범·윤리 준수(44점)는 절반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사이캇 차우드허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한국의 삼성 케이스는 미국의 우버나 독일의 폴크스바겐처럼 기업 윤리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커졌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2018년은 기업의 정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기술 전선에 더욱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출시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 '누구'는 카카오 자(子)회사 카카오엠을 통해 음악을 서비스한다. 그런데 멜론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카카오엠의 전신(前身) 로엔은 2013년까지만 해도 SK의 증손(曾孫)회사였다. SK는 당시 공정거래법을 지키기 위해 1300억원을 더 들여 로엔 주식을 전부 인수할지, 들고 있던 로엔 주식 70%를 팔아 치울지 기로에서 매각을 선택했다. SK는 매각으로 현금 3000억원을 확보했지만, AI 생태계를 개척할 주 무기 하나를 잃었다. 득보다 실이 컸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의 CEO 샤를 부에는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만의 AI 기기를 가지게 될 것으로 가정하고, 그 가정에 들어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