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가장 가까이 만나는 점장에 자율권… 사실상 '매장 CEO'

입력 2017.12.30 03:07

이슬라 CEO의 경영철학
디자이너 350명 넘는데 총괄 직책 안만들어
디자이너 스스로 매장 점장과 협의해 디자인·제품 주문 결정

파블로 이슬라 인디텍스 CEO는 소통과 자율, 조직 내 경험을 중요시하는 경영자다. 일례로 그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넓은 본사를 걸어 다니면서 보낸다.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스페인 북서부 라코루냐 아르텍소에 위치한 인디텍스 본사에서는 디자이너, 매장 직원, 마케팅 담당자 등 모든 직원이 축구장만 한 크기의 열린 공간에서 뒤섞여 일한다. 직원 대부분이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전 세계 자라 매장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이슬라 CEO는 "공식적인 회의도 거의 없고 전문 경영위원회도 없다"면서 "중요한 결정은 업무 중에 오가는 비공식적인 대화와 모임에서 나온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장려한다"고 말했다.

이슬라 CEO는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를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디텍스 대표 브랜드 자라(Zara)에 350명이 넘는 디자이너를 두면서도, 디자인 총괄 직책은 만들지 않았다. 디자이너들이 각자 스스로 매장 점장 등과 협의해 디자인 승인과 제품 주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슬라 CEO는 "인디텍스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면서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슬라 CEO는 소비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매장 점장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한다. 매장 점장은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20명의 직원을 관할하며, CEO처럼 매장을 운영할 권한을 갖는다. 점장은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등을 본사에 끊임없이 전달한다. 점장은 업(業)을 잘 이해해야 하기에 대부분 내부에서 발탁한다. 이슬라 CEO는 "매장 점장의 경우 내부 승진 비율이 95%에 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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