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정권마다 공공기관 줄였다 늘렸다 널뛰기

    • 0

    입력 2017.12.02 03:03

      공공(Public sector)
      김대중 정부 공공부문 11% 감원
      노무현 정부 공공기관 35% 증원
      이명박 정부 공공기관 예산 87%↑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 321개로 늘어

      외환 위기 직후 정권을 잡은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 조직에 '메스'를 댔다. 당선자 신분으로 정부조직개편위원회 출범을 지시했다. 전 국민에게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하기 위해선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대의가 있었다. 정부부터 개혁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줘 빚을 떼먹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측면도 있었다. 정부 출범 후 집도의로 나선 기획예산위원회 정부개혁실은 1998년 공공 부문 인력을 8만명 이상, 11% 정도 줄이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 공기업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아야 한다는 당시 상황 논리는 공기업 민영화의 동력이 됐다.

      하지만 공공 개혁은 쉽지 않았다.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자 칼날은 무뎌졌다. 국정홍보처, 여성부 등이 신설됐다. 덩치가 가장 큰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의 민영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은 경기 지역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4대 개혁을 많이 하기는 했다. 그러나 국민에게 미안한 것은 공공 부문 개혁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후 정권마다 공공 부문 개혁을 외쳤지만, 결국 철밥통은 철옹성이 됐다. 노무현 정부 때 공공기관은 2002년 260개에서 2007년 305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인원은 19만1000명에서 25만8000명으로 35%, 예산은 50% 늘었다. '작은 정부'를 강조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도 공공기관의 예산은 87%, 부채는 2배 이상 늘었다. '전봇대' 비유를 사용해 규제 개혁 의지를 보였지만,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 유통업체 규제 등을 새로 도입했다. 공공 개혁이 민간 부문 변화를 유도하는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기치를 내건 박근혜 정권 때도 정권 초 295개였던 공공기관은 2016년 321개로 늘었다. 외환 위기 이후 정부와 공기업은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됐다.

      "대마불사하게 놔둬선 안 돼"

      부채 상위 10위 공공기관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공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는 더 이상 유지 불가능하고 결국 무리하게 유지하려 하면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공기업이 예전의 재벌처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존재로 부상하게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몸집을 키운 공공 부문은 불합리한 규제 덩어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 수는 업무 양과 상관없이 늘고, 공무원이 늘어나면 규제·간섭 같은 공무원 업무량이 늘어난다는 '파킨슨 법칙'이 적용된다.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119곳에 도입된 성과 연봉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사실상 폐기됐다. 대신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공기관 노동 이사제 등이 추진되고 있다. 노조가 임금과 복리 후생 향상을 계속 요구하면 공공 개혁 발목이 묶일 수 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공무원의 기득권 지키기가 공공 개혁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이라며 "집권 세력부터 공공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