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파트너·구글러… 직원 호칭 보면 기업 문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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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02 03:03

      글로벌 기업들, 수평 문화 호칭 개발

      - 스타벅스의 '파트너'
      "이것 좀 해" 대신 "부탁 좀 들어줄래"

      - 월마트의 '동료'
      시간급 직원에게도 이익 함께 나눠

      - 월트디즈니의 '조연 배우'
      직원들은 손님 위해 최고 쇼 선사하는 역할

      "우리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파트너(직원)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스타벅스에서는 직원을 '종업원(employee)' 대신 '파트너(partner·동업자)'라고 부른다. 이 회사에서는 그 누구도 명령하거나 자신의 지시를 강요할 수 없다. 최고경영자(CEO)나 직원 모두가 파트너 관계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타벅스에서는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이것 좀 해' 대신 '내 부탁 좀 들어줄 수 있겠니?'라고 말한다.

      월마트는 직원을 동료(associate)라고 부르며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월마트에서는 트럭 운전사나 캐셔(계산원)도 매장 관리자로 승진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구글 직원들은 사내에서나 외부 사람들을 만날 때 스스로를 구글러라고 칭한다. 신입사원은 누글러(noogler· new+googler)라고 부른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구글에 다니는 자부심을 나타낸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직원 '호칭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호칭은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문화가 묻어나는 단어다. 조직 문화 형성에 중요한 수단이며 기업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집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수평 문화를 강조하는 호칭 개발에 나서고 있다.

      1. 이익 공유하는 '사업 동료': 월마트

      월마트에서 쓰는 호칭 '동료'는 사업을 함께 하고 과실도 함께 나눈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호칭의 의미는 기업 문화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2015년 2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오랫동안 월마트 동료였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월마트 성공의 비밀은 우리 모두가 함께 일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고(故) 샘 월튼 창업자는 생전 '직원 제일주의'를 실천해 월마트를 세계 최대 유통 기업으로 키웠다. 월마트는 매장이 수익 목표를 달성하면 시간급 직원에게도 이익을 분배하고, 인종이나 성차별 없이 '개방된 조직구조'를 구축했다. 성과가 부진한 직원을 질책하기보다는 오히려 격려한다. 2003년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월마트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했는데, 여기에는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는 월튼의 경영 철학이 한몫을 했다. 직원의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은 다시 월마트 매장을 찾게 되고, 회사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진다는 것이다.

      2. 우리는 한가족 '구글러': 구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꼽힌다. 구글(google)은 회사와 관련된 단어에 'google'이 들어가도록 이름을 붙였는데, 자사 직원을 구글러(googler)로 부른다. 구글러는 상상을 초월하는 복지와 회사의 관리를 받는다. 예를 들어 회사에 출근하면 유기농 원료로 만든 간식을 먹을 수 있고, 사내 미용실에서 공짜로 머리를 자르고 세탁소에서 무료로 드라이클리닝도 해준다. 정원에서 승마·골프·테니스도 즐길 수 있다. 래리 페이지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CEO는 "직원이 회사의 구성원이라고 느끼고 회사가 가족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CEO가 직원을 가족으로 대할 때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했다. 최고의 복지를 제공해 구글러가 오로지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내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자 조직 문화인 것이다.

      구글은 다른 기업에 없는 독특한 제도도 운영 중이다. '20% 타임제'는 구글러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일에 근무 시간의 20%를 투입하는 제도다.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이나 광고 프로그램 '애드센스'와 같은 핵심 서비스가 20% 타임제를 통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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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은 ‘가족 같은 회사’를 강조하면서 자사 직원을 ‘구글러’라고 부른다./구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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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랜드 등에서 근무하는 월트디즈니 인턴은 손님을 위해 최고의 쇼를 보여주는 ‘배우’로 불린다./디즈니랜드 블로그
      3. 무대에 선 '조연 배우': 월트디즈니

      월트디즈니에서는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에서 근무하는 인턴을 직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배우(cast member)'라고 한다. 디즈니랜드는 주연이자 하나의 무대이며, 배우들은 손님을 위해 최고의 '쇼'를 선사하는 조연 역할을 맡는다. 디즈니 배우들은 최고의 감동을 주기 위해 디즈니의 사내 교육기관인 디즈니대학에서 교육을 받는다.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디즈니대학은 1963년에 설립됐는데, 디즈니의 역사, 철학, 고객 서비스를 가르친다. 디즈니랜드에서 활동했던 전·현직 직원이 강사로 나선다. 디즈니대학은 '즐겁게 교육하라'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쉽고 반복적인 교육방식이 특징이다. 디즈니랜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고객을 대하는 친절 등을 배울 수 있다. 배우들은 디즈니랜드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장시간 디즈니 캐릭터 의상을 입고 근무해야 하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4. 1등 기업의 전사 '삼성맨': 삼성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는 약 50만 명의 임직원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소속 회사가 달라도 '삼성맨'이라고 부른다. 한때 그룹을 이끌었던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해체로 구심점은 사라졌지만 전·현직 임직원 사이에 소속감은 어느 기업보다 강하다. 삼성맨은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진행되는 신입사원 연수를 통해 자신의 역할과 소속감을 철저히 교육받는다. 따라서 '1등 기업' 삼성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TV 등에서 세계 1등을 하는데 삼성맨 특유의 도전정신과 실행력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삼성맨'들의 도전력을 키우기 위해 1990년부터 글로벌화 전략 차원에서 직원들을 해외에 연수 보내는 '지역 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 전문가로 선발된 직원은 전 세계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해 시장 개척을 하고 현지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해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미국, 일본 등의 경쟁사를 추격하던 시절에는 오너나 CEO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르는 권위적인 문화가 효과적이었으나 이제는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직원 호칭을 '님' '프로' 등으로 통일하고 회의·보고 문화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5. 종업원 아니라 '파트너': 스타벅스

      스타벅스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호칭 '파트너'는 동등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반영한다. 일반 기업의 인사담당 임원은 최고인사책임자(Chief Human Resource Officer)라고 부르지만 스타벅스에선 최고파트너책임자(Chief Partner Officer)라고 한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스타벅스 직원들은 회사의 문제점 개선을 경영진에 쉽게 건의할 수 있으며, 건의안은 실제 매장 운영에 반영된다. 예컨대 2008년 당시 CEO였던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치즈가 녹아들어간 샌드위치 판매를 금지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로부터 샌드위치에서 나는 냄새가 은은한 커피 향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 매장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학비 지원 등의 교육 혜택을 제공해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 리더의 조직 문화 발언
      기업별 호칭과 조직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