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CJ·아모레퍼시픽 등 호칭변화 뿌리 내려… KT·포스코는 원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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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02 03:03

      - 국내 호칭 변화 효과는
      직급 이름만 바꿔도 직원간 심리 장애 해소 vs 근무 연한 오래된 직원 사기·자부심 떨어져

      나이와 직급에 따른 조직 문화가 뿌리 박힌 한국에선 '호칭 바꾸기'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호칭 바꾸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직급 이름만 바뀌어도 직원 사이의 심리적인 장애가 해소된다고 주장한다. 유달내 베인앤드컴퍼니 상무는 "수직적으로 직급이 정해진 체계에서는 유연한 협업이 필요해 새 팀을 꾸렸을 때에도 직급에 따라 암묵적으로 업무 주도권부터 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호칭을 바꾸면 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따라 유연하게 역할을 바꿔가며 일하기 훨씬 수월한 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 2000년 1월 최고경영자(CEO)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든 임직원 호칭을 '님'으로 통일해 뿌리내리는 데 성공했다. CJ의 조직 문화 혁신에 자극을 받은 국내 대기업들은 앞다퉈 호칭 파괴에 동참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2002년 사내 임직원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호칭을 팀장과 매니저로 단순화했고, 지난해 내부 평가와 보상의 기준이 되는 직급 체계도 5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했다.

      하지만 호칭 파괴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기업도 있다. 일부는 다시 직급제로 돌아섰다. KT는 2012년 '매니저'라는 호칭을 도입했지만 2년 만인 2014년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는 직급과 호칭으로 복귀했다. KT는 "근무 연수가 오래된 직원들의 사기와 자부심이 떨어져,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급 제도를 다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2011년 사원은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대리·과장은 매니저, 차장은 시니어 매니저로 부르는 호칭 변화를 시도했다가 올해 초 기존 직급제를 부활시켰다. 호칭만 바뀌었지 실제 조직 문화 개선에는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유규창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조직 문화 변신에 성공하려면 호칭 파괴는 상징적인 시도일 뿐, 기업의 제도까지 바꿔야 한다"면서 "임금 결정이나 승진이 연공서열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에 따라 이뤄져야 자유롭고 평등한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