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AI시대 다가올수록 조직원 간 우정을 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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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02 03:03

      게임·봉사활동·그룹 피트니스…요란한 회식보다 격의 없는 모임으로
      회사 내 마당발 잘 활용하면 도움, 사내 정치 막으려면 교류 규모를 크게

      마티스 슐트(Schulte) 파리경영대학원(HEC) 교수
      마티스 슐트 파리경영대학원(HEC) 교수
      인공지능(AI)이 사업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직장은 어떤 모습일까. 간단한 서류 작업, 회계 등 단순 업무는 AI가 대신한다. 일부 직원은 AI에 밀려 회사를 떠난다. 이미 아마존은 AI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영국 헤지펀드 맨그룹은 퀀트 투자의 60%를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AI 기반 투자 시스템이 담당한다. 직원의 성과 측정에도 AI가 활용될 전망이다. AI로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는 개선되지만, 직원들은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다. 구성원이 불안해하는 조직은 최고경영자(CEO)와 인사 담당자의 고민이다. AI의 장점을 살리면서 직원들의 사기와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티스 슐트 파리경영대학원 교수 약력
      마티스 슐트(Schulte) 파리경영대학원(HEC) 교수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조직 내 '우정(friendship)'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조직원 간 관계와 친밀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슐트 교수가 우정을 강조한 이유는 기업의 업무가 팀 중심으로 바뀌면서 협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업무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기업 환경에서는 전문가 간 소통과 아이디어 교환은 필수"라고 했다. 성공적인 팀은 구성원 간 정보 교환이 활발하고 역할 분담이 유연해 위기 상황에서도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호감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내 관계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게 슐트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실 속 직장인은 직속 상사나 팀원과 친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슐트 교수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고, 불편한 사람과는 교류하기 싫어한다"면서 "문제는 직원 간 관계가 서먹하면 개인은 물론 팀의 능률이 떨어진다"고 했다. 시장조사 기관 갤럽의 연구 결과 직장 내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7배 더 업무 만족도가 높았고 성과가 좋았으며, 심지어 부상당할 확률도 낮았다. "조직원과 친할수록 팀의 성과가 좋아지기 때문에 기업은 직원들의 개별 관계에 주목, 조직원 간 친밀도가 높은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슐트 교수는 먼저 사내에 격의 없는 모임을 만드는 시도를 하라고 조언한다.

      1. 요란한 파티보다 소모임을 장려하라

      세계 최대 인맥·경력 관리 기업 링크드인에서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은 '인데이(InDay)'다. 이날 링크드인 직원들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팀워크를 다지거나 양로원에 봉사활동을 가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활동을 한다. 링크드인에서 직원 복지 및 경험을 담당하는 니나 매퀸 부사장은 "직원 각자에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동료 여러 명과 함께 참여하는 시간을 가진다"며 "링크드인이 추구하는 놀이·문화·관계·배움 등의 가치를 실천하는 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링크드인처럼 직원들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행사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사내 헬스장에서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그룹 피트니스 수업을 제공하고, 통신업체 비아셋은 독서 모임을 운영한다.

      이런 행사는 직원들이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슐트 교수는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부서 간 담을 쌓고 속한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일로 효과(silo effect)'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영업 부서와 제품 개발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다. 부서 간 소통이 끊기면 기업이 경직되면서 경쟁력을 잃는다. 그래서 평소 만날 기회가 없는 직원들이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게 슐트 교수의 주장이다. 다만 직원에게 부담을 주는 요란한 사내 파티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그는 "가벼운 식사 자리, 게임, 볼링, 봉사활동 등 부담 없이 참여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2. 마당발 직원의 영향력을 활용하라

      슐트 교수는 리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조직 내 관계의 특징을 파악해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조직 내 '핵심 인물'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핵심 인물은 조직원들이 사내 정보를 교환하고 조언을 구하러 찾아가는 사람이다. 슐트 교수는 핵심 인물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를 이어주는 일종의 브로커(broker)"라고 표현했다.

      친화력이 좋은 이들은 대개 관리자급, 임원진 등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조직 내 영향력은 크다.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하려는 리더라면 핵심 인물을 눈여겨보고 이들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핵심 인물은 주변인을 잘 설득하고 직원 간 단결력을 높여 조직 분위기를 좋게 한다." 변화에는 갈등과 혼란도 따르는데 핵심 직원은 이를 완화하는 중재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3. 연결고리 파악해 팀 간 협력 유도하라

      개별 팀원의 친밀도에 따라 하나의 팀이 2~3개의 하위 팀으로 쪼개져 있는 경우도 많다. 겉보기에 팀이 하나인데 실제로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2개의 팀인 셈이다. 리더는 팀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인사 이동 등으로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슐트 교수는 "마케팅 부서 내 A팀과 B팀이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데 A팀의 김 과장과 B팀의 박 대리가 어느 정도 교류를 하는 사이라면, 두 사람을 활용해 2개 팀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들에게 협업의 비중이 높은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식이다. 그는 "리더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관계를 관찰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4. AI를 사내 관계망 확대에 사용하라

      그러나 조직 내 지나친 친분이나 우정은 사내 정치, 무능한 직원 감싸기, 편 가르기, 비밀주의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슐트 교수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사내 관계망이 조직 전체를 아우르도록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조직 내 관계망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내보내듯 직원이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료, 취미, 업무 특성 등의 정보를 토대로 궁합이 잘 맞는 상사나 팀원을 연결해줄 수 있다. 슐트 교수는 "리더는 AI의 통역 기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별 직원을 그동안 교류가 없었던 다른 팀, 다른 부서, 해외 지사 소속 직원과 이어주는 방식으로 개별 직원의 관계망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