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 위해 200억달러 모금 어떨까

    •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 0

    입력 2017.12.02 03:03

      [WEEKLY BIZ Column]
      年 70만명 사망 모금은 제약업체의 최고 사회 기여 방법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매년 11월 셋째 주는 '세계 항생제 내성(耐性) 인식 주간'이다. 필자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 정부의 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를 이끌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항생제 내성을 지닌 박테리아의 증식은 대단히 빠르지만, 인류는 여전히 신약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다. 이 문제에 빠르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확대로 사망하는 사람이 현재 연 70만명 수준에서 2050년이면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 가치로 환산하면 이 기간에 100조달러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다.

      국제적으로도 항생제 내성의 위험에 관한 인식은 분명 확대됐다. 제조사나 판매자의 노력으로 농촌 지역에서 항생제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두 차례의 G20(주요 20국) 정상회담, 유엔 고위급 회담에서도 항생제 내성의 위험과 국제사회의 공조에 관한 논의가 계속됐다. 하지만 불행히도 새로운 진단법이나 백신, 항생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내가 만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아이슬란드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2011년 이후 급감했는데, 그 이유가 폐렴쌍구균 예방 백신을 개발한 덕분이라고 했다. 이렇듯 항생제 남용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원하다면, 제약업계가 생각해볼 만한 최후 수단이 있다. 상위 20위권 제약업체들이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10억달러씩 내놓으면 어떨까. 그렇게 모인 상금 200억달러를 향후 새로운 백신, 진단법, 혹은 WHO(세계보건기구)가 '가장 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힌 12가지 병원체의 항생제를 개발하는 업체에 고루 나눠주는 것이다.

      유례가 없긴 하다. 하지만 제약업체처럼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산업 분야 종사자들에게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한 200억달러는 아주 적은 자금 아닌가. 한 해에 20억달러씩의 자금은 상위 제약업체 연 매출의 0.3%, 연 수익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센 시대다. 이 같은 조치는 제약업체의 이미지 개선과 주가 상승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