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플랫폼 이후 최종 승부처는 콘텐츠

    •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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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02 03:03

      [On the IT]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전창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플랫폼은 말 그대로 '장(場)'이라는 뜻이다. 이 '장'에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래를 연결, 중계해 주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플랫폼 전략의 요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는 같은 제품을 소비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이 더욱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도시에 우버 사용자가 늘어나면, 우버 드라이버가 더욱 늘어나고, 그 결과 탑승객들의 대기 시간은 더 줄어 들고, 더 많은 승객이 우버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지렛대 삼아 플랫폼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 내부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들과 경쟁해서 지는 이유다. 넷스케이프 설립자 마크 앤드리슨은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고 했다. 이제 이 말은 "플랫폼이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이 개방과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플랫폼끼리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 플랫폼 경쟁의 고민은 요즘 잘나가는 넷플릭스에서도 나타난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전 세계 200곳이 넘는 나라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도 10~15분 분량의 오리지널 TV쇼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자동으로 영화를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했다. 그러나 플랫폼만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금은 메시지가 미디어인 시대

      '연플리'라는 말이 있다. 만약 들어보지 못했다면 당신은 10~20대가 아니거나,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 주변에 없을 가능성이 크다. 연플리는 '연애 플레이리스트'를 줄인 말이다. 네이버의 손자 회사인 '플레이리스트'가 올해 초 시작한 웹 드라마다. '남친이 술자리에 여자와 있다'는 제목의 첫째 에피소드는 페이스북에서만 440만명, 유튜브에서 130만명이 봤다. '썸이 끝나는 순간'이라는 시즌2 여섯째 에피소드는 페이스북에서 581만명, 유튜브에서는 160만명이 봤다. 댓글이 6만건 가까이 달렸다. 국내 1위 미디어 플랫폼인 네이버도 플랫폼 이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연플리'가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지난 8월 이마트는 '나의 소중한 세계'라는 드라마 형식의 수입 맥주 광고를 시작했다. 두 젊은 부부의 현실 생활의 고달픔과 웃음은 네티즌을 사로잡으며 2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통상 이런 광고는 화제에 그칠 뿐 제품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마트 내 수입 맥주 판매량이 30% 정도 늘었다. 공중파 미디어를 활용하지 않고도 화제와 판매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연플리'도 '나의 소중한 세계'도 콘텐츠가 미디어·플랫폼에 업로드된 것을 넘어 플랫폼을 생동감 있게 활성화했다.

      올 초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모바일 플랫폼이 콘텐츠보다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말했다.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대체 불가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선언이다. 1960년대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메시지"라고 얘기했다. 이제는 '메시지가 미디어' 또는 '콘텐츠가 플랫폼'인 시대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