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안이하게 봐… 안방 전략부터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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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1.18 03:03

      이강복 日 조사회사 '포인' 연구위원

      이강복 日 조사회사 '포인' 연구위원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산업 조사 회사 포인(Fourin)의 이강복(李强福·37)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의 안방 지키기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내수 시장을 안이하게 본 측면이 있다"면서 "'자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지키는가'라는 전략의 기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초 포인이 발간한 '현대자동차그룹 2025년 전략' 특별 보고서의 주 집필자였다. 한국 국적이며,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나고야대 대학원 졸업 후 포인 핵심 부서인 기획조사부에서 10년간 한국·일본·아시아 자동차업계와 시장을 분석해 왔다.

      포인이 발간하는 통계·분석 보고서, 글로벌·중국·일본·아세안 월보(月報)·연감은 업계 관계자들이 즐겨 참고할 만큼 신뢰도·분석력이 높다. 조사 인력은 40여 명. 회사명은 초창기 영문명이었던 'International Industries Information Institute', 즉 4개의 'In'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업계 탐방을 위해 서울을 찾은 이 연구위원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당면 위기로 수입차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마지노선이 붕괴될 가능성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업체이긴 하지만 전체의 20%를 한국에서 판다"면서 "글로벌 성장이 정체될 때는 특히 이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 "현대기아차의 내수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완성차 3사가 아니라 수입차"라면서 "상용차를 포함하면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이 70% 정도 되지만 승용차만 보면 이미 50%대로 낮아졌는데, 이대로 가면 50% 아래로 곧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 위기에는 기술, R&D 투자, 제품, 수입차 대응, 경영진, 정치·경제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돼 있지만 노조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파업을 하면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처럼 한국에서만 만들어 수출하는 제품의 공급을 막아 판매는 물론 브랜드 가치에 큰 손상을 입히고, 결국 글로벌 전략의 발목을 잡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닛산이 노조 문제를 잡지 못해 망한 뒤 프랑스 르노로 넘어갔다는 점, 미국도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강성이었는데 자동차 회사들이 망한 이후 정신 차렸다는 점 등을 들면서 현대차노조를 '리셋'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공장을 정리하는 것은 정부나 국민이 정서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가다간 과거 닛산꼴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 차 업체, 강성 노조가 문제

      한국이 미국·유럽·아세안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부품 수출에 이점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점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한국 부품 업체 대부분이 현대기아차 납품 위주이다 보니 자생력이 부족하고 R&D 투자도 너무 적다"며 "지금이라도 자체 기술 개발로 살아남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부진에 빠져 있는 외국계 완성차 3개사와 관련해선 한국GM을 예로 들며 "미국 본사에 너무 목매지 말 것"을 조언했다. GM 조직 전체가 철저한 수익성·경쟁력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노조가 국내 위주로만 요구해봤자 먹히기 힘들다는 것. "90만대인 현 생산 능력을 GM 차량으로 채우지 못한다면 노사가 발벗고 나서 테슬라의 한국 내 조립 생산이라도 유치하면 어떨까요." 그는 "위탁 생산이라도 해서 고용을 지키겠다는 정도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