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세계 투자시장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와 미국'

    • 크리스토퍼 스마트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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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1.18 03:03

      20세기 정치적 사건들, 단기적 영향 미쳤을 뿐
      예측불허 트럼프의 선택, 시장 장기적 운명 갈라

      크리스토퍼 스마트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 연구원
      크리스토퍼 스마트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 연구원
      20세기의 떠들썩했던 정치적 사건들은 투자자들의 수익 계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예를 들어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은 미국 주가를 10% 떨어뜨렸지만 주가는 6주 만에 회복했다. 9·11 테러가 끌어내린 주가(12%)가 제자리를 찾는 데 한 달밖에 안 걸렸다.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의 주가 하락 폭(3%)은 하루 만에 복구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치적 위기 후 나오는 정책 결정자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인다. 정책 결정자들은 금리를 조정하거나 재정정책을 펴 시장의 동요를 막기 마련이고, 시장은 곧 생기를 되찾았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과 핵(核)이 잠재적 위기 리스트의 맨 위에 위치해 있다. 전쟁이 발발하거나 핵이 사용된다면 한반도는 재난 상태에 빠져들고, 글로벌 13대 경제 강국인 한국의 무역이 중단될 것이다. 정치적 충격파가 세계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 파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강국들의 친소 관계에는 어느 정도 조정이 있겠지만, 글로벌 투자자 상당수의 미래 현금 흐름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왕위 계승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다르지 않다. 사우디 왕국의 소란이 중동 국가 간의 세력 균형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사우디는 계속 석유를 수출할 것이다. 수출이 중단된다 해도 경쟁국이나 에너지 신기술이 사우디 충격을 완화시킬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디폴트(국가 부도)가 지역적으로는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반인도적인 위기로 심화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금융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은 적다.

      북핵이나 사우디 왕권 다툼, 베네수엘라는 항상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래서 실제 그 위기가 현실화돼도 놀랍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은 대처하기 쉽다. 사이버 전쟁이나 전염병 같은 돌발적인 사건도 마찬가지다. 금융시장의 혼란은 투자자들이 위험 요소를 반영한 수익 계산을 마칠 때까지만 지속될 뿐이다.

      북핵·사우디 사태의 파장은 단기적

      극단적이거나 폭력적인 위기는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리스크다. 그러나 반대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믿음이 깨졌을 때, 불확실한 세상을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본이 무너졌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요즘 투자 시장은 세 가지 요소로 설명될 수 있다. '수익은 늘어나고 있으며, 당분간 인플레이션은 쉽게 오지 못할 것이고, 세계경제는 동시에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요소들이 깨졌을 때를 생각해 보자. 숨겨진 곳에서 대규모 부실 채권이 발견되고,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의 출현을 예견하지 못하고, 성장률이 고꾸라지는 경우 말이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세계시장에 대한 가장 큰 정치적 위험은 글로벌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집권하의 미국이 가장 우려할 만하다. 참가하겠다던 국제 협정을 걷어차고, 기존 협정을 재협상하자고 하는 미국은 이미 예측 불가능하다. 트럼프와 그를 잇는 미래의 미국 지도자들이 협력보다는 제로섬을 택한다면 세계는 다음에 닥칠 시장 혼란에 공동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