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GM·포드 전기차에 거는 기대

    •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입력 2017.10.20 15:52

[On the Car]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코너 센 뉴리버 인베스트먼츠 매니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가 본연의 리듬을 되찾았다고 투자자들이 믿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최근의 실적 호조다. 텍사스 홍수 여파로 차량 교체 수요가 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9월 판매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둘째는 전기차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달 초 GM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가 전기차에 달렸다고 믿는다"며 2023년까지 전기차만 20차종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포드 역시 비용 재조정 계획을 공개하면서 다른 사업부에 배정됐던 자금 일부를 전기차 사업부로 돌리겠다고 발표했다.

두 업체의 주가 상승세는 이들을 전기차 시장의 열등생쯤으로 바라보던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GM·포드는 화석연료 자동차를 팔아 막대한 돈을 벌어왔기 때문에 투자 여력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업체들이 미래 투자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선두 그룹'이 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전통 자동차 기업 대(對) 테슬라'로 나뉘어 양쪽 주가를 모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주가를 띄운 주된 요인은 '제2의 GM·포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최근 노무라증권은 2016년 80억달러(약 9조원) 수준인 테슬라의 매출이 2021년 580억달러(약 65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테슬라 목표 주가를 500달러로 제시했다(현재는 350달러 수준). 앞으로 5년 안에 테슬라가 현재 1500억달러대 연매출을 올리는 GM·포드 같은 자동차 회사의 3분의 1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전통 자동차 기업 혁신해야 테슬라도 산다

우리는 불과 몇 년 전에 방송 산업에서 비슷한 사례를 목격했다. TV·케이블 등 전통 방송사에는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자동차 업계의 테슬라 같은 파괴적 혁신 기업이었다. 가입자가 급감하면서 케이블 방송사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한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방송 산업의 최후 승자와 같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GM·포드도 '전기차가 미래'라고 말하며 변화에 적응하려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승자가 될 수는 없다. 전기차가 자동차 산업 자체를 키우는 촉매가 되지 못한다면, 자동차 시장은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GM·포드보다 우위다. 그러나 테슬라가 계속 성장하려면 GM·포드 같은 전통 업체들도 기술 혁신에 성과를 내야 한다. 전기차 기술·인프라를 테슬라 혼자 계속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GM·포드의 혁신이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이 될 만큼 파괴적이지 않다면, 결국 테슬라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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