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발상의 전환' 맨땅에서 세계를 주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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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9.16 09:21 | 수정 2017.09.17 19:35

      디자인 강화·렌털 사업으로 세계 2위 오른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연간 10만대 판매해 세계 2위(2016년). 창업 후 9년 사이 매출액은 136배, 영업이익은 4665배 증가. 영업이익률(25.4%)은 안마의자 세계 1위(11만대)인 싱가포르 오심(OSIM·8.2%)의 3 배, 한국 제조업 평균(6.1%)의 4 배. 올해로 창업 10년을 맞은 안마의자 제조업체 바디프랜드의 화려한 경영 성적표이다.

      디자인 강화·렌털 사업으로 세계 2위 오른 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는 2007년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안마의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세계시장은 다른 나라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디프랜드는 파나소닉(8만대), 이나다패밀리(7만대) 등 내로라하는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세계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속 성장의 비결은 뭘까.

      위기 국면의 승부수… 디자인과 렌털

      설립 첫해부터 2009년까지 3년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찜질방 등 안마의자 수요처(B2B)가 늘어나는 시기였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미약한 상황에서 공룡급 경쟁자의 출현이 잇따랐다. 2008년 말 LG전자가 안마의자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바디프랜드를 패닉에 빠뜨렸다. 당시 국내 1위였던 파나소닉도 한국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대폭 확대하며 물량 공세에 나섰다.

      바디프랜드 내부에선 "이대로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2009년 초 창업주인 조경희 전 대표는 전 직원을 불러 난상토론을 벌였다. 그 자리에서 일반 가정용 시장(B2C)을 뚫는 게 살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바디프랜드가 디자인과 렌털로 승부수를 던진 순간이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고작 2억원에 불과했던 2009년말 보유 현금 1억원을 탈탈 털어 디자인 컨설팅업체 이노디자인과 계약을 맺었다. 일단 검은색 소파 형태 일색인 안마의자 다자인부터 바꾸기로 했다. 바디프랜드와 이노디자인은 2년간 중국 현지 공장을 수시로 찾아 1100여 개에 이르는 부품 선정, 금형 제작, 양산에 관여했다.

      그 결과 상아색과 흰색이 60대40 비율로 쓰인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안마의자 '아이로보'가 탄생했다. 아이로보는 바디프랜드 디자인의 차별점을 일반인에게 알린 첫 제품이다. "중소기업이 흔히 생각하는 저가 경쟁력이 아닌 프리미엄 전략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일반 가정에선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인테리어 요소를 우선했다."(김택·바디프랜드 사업전략본부장)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 업계 최초로 도입한 렌털 비즈니스는 고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 4월 CJ오쇼핑 등과 손잡고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인지도 낮은 중소기업이 어떻게 렌털을 하느냐' '판매 대금이 분할 입금되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정가 180만원인 안마의자를 월 5만원대에 팔겠다고 하자 주문이 폭주했다. 2010년 매출은 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1250%나 늘었다. 렌털을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출은 연평균 308% 급증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연평균 560%에 달한다.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3000만원대 제품도

      디자인 강화·렌털 사업으로 세계 2위 오른 바디프랜드
      조수현(왼쪽에서 첫째)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장은 “안마 의자에 앉으면 몸의 상태를 측정해 의학적 치료에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바디프랜드

      성장세를 탄 바디프랜드는 상승기류를 이어가기 위해 기술 경영에 올인했다. 기술연구소(2009년), 디자인연구소(2013년), 메디컬R&D센터(2016년)를 설립해 바디프랜드 디자인·기술 경영의 삼각축을 만들었다. 전 직원 1100명 중 120여 명이 기술과 디자인 인력이다. 마케팅에 주력하는 안마의자 업계에서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

      디자인연구소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콜라보(협업)를 시도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내걸고 있다. 2013년 '팬텀'(비행기 일등석), 2014년 '레지나'(중세 여성 드레스), '렉스엘'(수퍼카), 2015년 '파라오'(스핑크스·피라미드) 등 프리미엄 이미지의 독특한 안마의자가 매년 탄생한 배경이다.

      기술연구소는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기능 차별화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올해 8월 말 기준 디자인, 기술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600건 출원했고 이 중 370건(해외 70건 포함)을 등록했다. 기술특허 가운데 안마 롤러의 지압 효과, 엉덩이 부위 프레임의 각도 변환, 성장혈 자극 등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185억3000만원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디자인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은 적중했다. 바디프랜드의 주력 제품군인 팬텀과 렉스엘, 파라오의 가격은 430만~725만원으로 LG전자, 휴테크, 쿠쿠전자 등 일본 업체를 제외한 다른 경쟁사(180만~400만원)보다 월등히 비싸다. 영업이익률 25%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내년 상반기엔 수퍼카 업체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도 내놓는다. 콧대 높은 람보르기니가 처음에는 바디프랜드 직원을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독일 '2016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Product Design) 부문 위너(winner)를 수상한 덕에 설득할 수 있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3000만원대로 예상된다. 1000만원대 고가 안마의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보다 비싸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전문의 5명을 중심으로 구성된 메디컬R&D센터는 헬스케어 전문 기업을 목표로 하는 바디프랜드의 내일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안마의자의 의학적 효능을 입증하고, 연구 성과를 안마의자 개발에 접목하는 역할을 한다. "안마의자는 의료기기의 하나로 발전해 일부 질병을 예방하는 수준까지 진화할 수 있다.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대기업과 비교해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이수찬 힘찬병원 대표병원장)

      직원 1100명의 다음 과제는 수출

      바디프랜드는 고성장 비결 중 하나로 '전 직원의 강한 주인 의식'을 꼽는다. 이를 가능하게 한 3대 요인은 전원 정규직 채용과 확고한 성과주의, 국내 최고 수준의 복지다.

      바디프랜드는 배송과 콜센터, 애프터서비스(AS), 환경미화, 보안, 채권 회수 등의 직원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실적이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도 확고하다. 영업 담당 직원 중 30%가량이 연봉 1억원 이상이다. 2014년엔 밸류에이션(시가총액)을 300억원으로 잡고 대리급 직원을 포함해 수십명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장외 주식 중개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상장 시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가량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면 단숨에 20위권에 진입한다.

      복지도 강점이다. 사내에 정형외과, 치과, 피부과, 내과, 외과 등의 의원을 두고 있다. 회사 측이 비급여 항목을 상당 부분 지원해 임플란트와 같은 고가 시술도 약 10% 가격에 할 수 있다. 뷰티숍(헤어숍·네일아트숍)과 일식·한식·중식 등의 구내식당, 와인바,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등도 무료 운영 중이다. 보수와 복지로 사기가 오른 1100명 직원의 다음 과제는 수출이다.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2개 점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1호 점포를 냈다. 또 최근 LA에 2호점의 문을 열었다. 2020년에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020억원을 달성해 세계 안마의자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 직원들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