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09.01 16:30
[WEEKLY BIZ Lounge] <4> 손욱 前 농심 회장
"리더를 키우고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
손욱 전(前) 농심 회장은 201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기적을 일으키기 위한 씨앗 뿌리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WCCP)'을 만들어 중소·중견기업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2012년 9월 개설 이후 지금까지 10기 2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다른 하나는 2010년에 설립한 사단법인 '행복나눔 125'를 통한 정신문화운동이다. 세종 시대의 수평적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 회장은 흔히 '식스시그마 전도사'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린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때 수행팀장으로 이 회장을 보좌했다. 삼성전자 부사장 때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도입했고, 삼성SDI 사장 때 품질 결함을 거의 제로(0)로 줄이는 식스시그마 운동을 도입하는 등 경영 혁신을 주도했다. 농심 회장 시절인 2009년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대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WCCP 주임교수와 '행복나눔 125' 회장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젊은 세대에게 나누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손 회장을 만나 리더십과 조직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손욱 전(前) 농심 회장은 201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기적을 일으키기 위한 씨앗 뿌리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월드클래스융합최고전략과정(WCCP)'을 만들어 중소·중견기업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2012년 9월 개설 이후 지금까지 10기 2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다른 하나는 2010년에 설립한 사단법인 '행복나눔 125'를 통한 정신문화운동이다. 세종 시대의 수평적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 회장은 흔히 '식스시그마 전도사'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린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때 수행팀장으로 이 회장을 보좌했다. 삼성전자 부사장 때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도입했고, 삼성SDI 사장 때 품질 결함을 거의 제로(0)로 줄이는 식스시그마 운동을 도입하는 등 경영 혁신을 주도했다. 농심 회장 시절인 2009년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대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WCCP 주임교수와 '행복나눔 125' 회장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젊은 세대에게 나누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손 회장을 만나 리더십과 조직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체계적으로 리더십 교육한 GE
―WCCP 과정의 목표는 뭔가.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보면 대기업 집단 비중이 3분의 2를 넘는다. 반면 경제가 균형 잡힌 선진국들은 강소기업, 중소기업의 비중이 크다.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성과가 별로 없다. 중소·중견기업의 인재와 리더를 양성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에서 인력개발원 원장으로 있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던 기업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었다. GE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의 하나가 단계별 리더십 교육을 통해 인재들의 그릇을 키운 것이었다. GE 크론토빌 연수원을 벤치마킹해 삼성도 과장·차장·부장·상무 등 단계별로 인재를 양성해 미래에 대비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경험을 살려 WCCP 과정을 만들었다. 특히 기술 중심형 기업의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을 잘 아는 리더들을 양성해 월드클래스 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설명이 있는데 무슨 의미인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큰 차이 중 하나는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했느냐 아니냐에 있다. 삼성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많은 돈을 들여 외국 컨설팅 회사 등으로부터 거기에 맞는 방법론을 도입하고 이를 내재화한다. '식스시그마', 'ERP' 등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도입한 덕분에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예전부터 해왔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일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고, 생산성이 오르지 않고, 기업도 크지 못한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려면 과학적 방법론을 가르치고 이와 관련된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체득시켜야 한다."
―WCCP 과정의 목표는 뭔가.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보면 대기업 집단 비중이 3분의 2를 넘는다. 반면 경제가 균형 잡힌 선진국들은 강소기업, 중소기업의 비중이 크다.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성과가 별로 없다. 중소·중견기업의 인재와 리더를 양성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에서 인력개발원 원장으로 있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던 기업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었다. GE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의 하나가 단계별 리더십 교육을 통해 인재들의 그릇을 키운 것이었다. GE 크론토빌 연수원을 벤치마킹해 삼성도 과장·차장·부장·상무 등 단계별로 인재를 양성해 미래에 대비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경험을 살려 WCCP 과정을 만들었다. 특히 기술 중심형 기업의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을 잘 아는 리더들을 양성해 월드클래스 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설명이 있는데 무슨 의미인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큰 차이 중 하나는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했느냐 아니냐에 있다. 삼성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많은 돈을 들여 외국 컨설팅 회사 등으로부터 거기에 맞는 방법론을 도입하고 이를 내재화한다. '식스시그마', 'ERP' 등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도입한 덕분에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예전부터 해왔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일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고, 생산성이 오르지 않고, 기업도 크지 못한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려면 과학적 방법론을 가르치고 이와 관련된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체득시켜야 한다."
중소기업 육성의 핵심은 리더 양성
―어떤 방식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가르치나.
"1기 과정마다 2~5개 회사를 선정해 문제 해결 컨설팅을 한다. 실제 현장에서 조직 문화를 바꾸고 그 효과를 체득시킨다. 행복한 조직 문화, 창의적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등을 테마로 조별 공통 과제를 정해 함께 풀기도 한다.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자기 회사에 초청해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해결 방안을 토론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다.
강의만 하는 것으로는 기업이 바뀌지 않는다. 컨설팅하고, 과제를 발굴해서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실제 바뀔 수 있도록 실사구시적 교육을 해야 한다. 이론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체질화하는 게 중요하다. 같이 어울리고 골프 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계를 맺는 데 치중하는 다른 최고위 과정과 WCCP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의 횡포 문제는 전반적인 기업 생태계와 관련된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 등을 시행해도 잘 되지 않는다. 대기업을 압박한다고 해서 중소기업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동반 성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리더를 양성해서 해결할 수 있다. 지금도 대기업 못지않게 잘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있다. 이는 인재의 힘이다. 글로벌 시대, 창의의 시대에 맞는 리더를 양성해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손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WCCP 같은 과정을 전국에 더 많이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경기도 등에 인재 양성과정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겠다며 관련 예산 편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정부가 컨설턴트에 지급할 비용으로 연간 2억~3억원 정도 지원하면 WCCP 같은 과정을 개설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 대학에 이런 과정을 50개 만들 경우 최대 150억원 예산을 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전체 중소기업 지원 예산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엉터리 같은 사업에 예산을 낭비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쪽에선 전혀 반응이 없다며 "정부가 일하는 방식의 한계를 실감했다"고 아쉬워했다.
―어떤 방식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가르치나.
"1기 과정마다 2~5개 회사를 선정해 문제 해결 컨설팅을 한다. 실제 현장에서 조직 문화를 바꾸고 그 효과를 체득시킨다. 행복한 조직 문화, 창의적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등을 테마로 조별 공통 과제를 정해 함께 풀기도 한다.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자기 회사에 초청해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해결 방안을 토론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다.
강의만 하는 것으로는 기업이 바뀌지 않는다. 컨설팅하고, 과제를 발굴해서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실제 바뀔 수 있도록 실사구시적 교육을 해야 한다. 이론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체질화하는 게 중요하다. 같이 어울리고 골프 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계를 맺는 데 치중하는 다른 최고위 과정과 WCCP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의 횡포 문제는 전반적인 기업 생태계와 관련된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 등을 시행해도 잘 되지 않는다. 대기업을 압박한다고 해서 중소기업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동반 성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리더를 양성해서 해결할 수 있다. 지금도 대기업 못지않게 잘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있다. 이는 인재의 힘이다. 글로벌 시대, 창의의 시대에 맞는 리더를 양성해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손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WCCP 같은 과정을 전국에 더 많이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경기도 등에 인재 양성과정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겠다며 관련 예산 편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정부가 컨설턴트에 지급할 비용으로 연간 2억~3억원 정도 지원하면 WCCP 같은 과정을 개설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 대학에 이런 과정을 50개 만들 경우 최대 150억원 예산을 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전체 중소기업 지원 예산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엉터리 같은 사업에 예산을 낭비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쪽에선 전혀 반응이 없다며 "정부가 일하는 방식의 한계를 실감했다"고 아쉬워했다.
수직·수평 문화 잘 결합한 삼성
―수평적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의 근원은 융합·창의·상생의 정신 문화와 리더십에 있다. 개인의 창의력이 신바람나게 발휘되고 융합 창조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공통점은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다." 이 부분에서 손 회장은 삼성에서의 경험을 자세히 언급했다.
"삼성 역시 과거의 수직적 조직 문화를 수평적 조직 문화로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병철 회장 시대 50년간 삼성은 '관리의 삼성'이었다. 목표가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력으로 최고 기업이 됐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 변화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현대와 대우에 밀려 국내 3위로 떨어졌다.
이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 이건희 회장의 1988년 제2 창업 선언과 1993년 신경영 선언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율과 창의의 수평적 조직 문화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삼성은 수평적인 토론과 수직적인 일사불란함이 공존하고 있다. 이병철 회장의 수직 문화와 이건희 회장의 수평 문화가 절묘하게 융합돼 있는 게 삼성의 경쟁력이다."
손 회장은 한국적 특성과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와 경쟁하는 법을 배우려면 삼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 일본의 도요타 배우기, 마쓰시타 배우기와 1980년대 미국에서 나온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을 예로 들었다. 모두 자국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을 배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전 세계가 삼성을 주목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에선 삼성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수평적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의 근원은 융합·창의·상생의 정신 문화와 리더십에 있다. 개인의 창의력이 신바람나게 발휘되고 융합 창조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공통점은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다." 이 부분에서 손 회장은 삼성에서의 경험을 자세히 언급했다.
"삼성 역시 과거의 수직적 조직 문화를 수평적 조직 문화로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병철 회장 시대 50년간 삼성은 '관리의 삼성'이었다. 목표가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력으로 최고 기업이 됐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 변화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현대와 대우에 밀려 국내 3위로 떨어졌다.
이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 이건희 회장의 1988년 제2 창업 선언과 1993년 신경영 선언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율과 창의의 수평적 조직 문화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삼성은 수평적인 토론과 수직적인 일사불란함이 공존하고 있다. 이병철 회장의 수직 문화와 이건희 회장의 수평 문화가 절묘하게 융합돼 있는 게 삼성의 경쟁력이다."
손 회장은 한국적 특성과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와 경쟁하는 법을 배우려면 삼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 일본의 도요타 배우기, 마쓰시타 배우기와 1980년대 미국에서 나온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을 예로 들었다. 모두 자국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을 배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전 세계가 삼성을 주목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에선 삼성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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