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도 못따라올 속도… 세계 제조업 메카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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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7.29 08:00 | 수정 2017.10.23 20:21

      [Cover Story] 경제혁명의 용광로로 떠오르는 중국 '1호 경제특구'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시 룽강(龍崗)구에 있는 화웨이. 1987년 창업한 중국 최대 민영 기업인 이 회사는 6개월마다 3명의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순환 CEO'와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 중이다. 런정페이 회장의 보유 지분(1.4%)을 뺀 90% 이상 지분을 가진 임직원들은 급여보다 많은 배당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세계 제조업의 메카로 발돋움한 중국 선전의 야경. 선전에서 가장 높은 98층 건물인 ‘징지(京基)100’과 두번째로 높은 69층 건물인 ‘디왕 빌딩(地王大厦)’이 하늘 높이 우뚝 서 있다.
      세계 제조업의 메카로 발돋움한 중국 선전의 야경. 선전에서 가장 높은 98층 건물인 ‘징지(京基)100’과 두번째로 높은 69층 건물인 ‘디왕 빌딩(地王大厦)’이 하늘 높이 우뚝 서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여기서 서남쪽으로 승용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난산(南山)구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기업이자 중국 최대 SNS 회사인 텐센트 본사가 있다. 선전대를 졸업한 마화텅이 1998년 세운 텐센트는 이달 10일 1만800명의 우수 직원에게 281억 홍콩달러(약 4조 745억원)어치의 주식 배분을 발표했다. "부의 분배와 직원의 참여를 동시에 해결하는 묘책"(데이비드 더 크레머·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인 셈이다. 같은 난산구 촹웨이(創維)반도체설계빌딩에는 창업 10년 만에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한 DJI가 있다. 2006년 출범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중 80%는 해외에서 나왔다.

      화웨이-텐센트-DJI 등 세계적 기업 줄이어

      10여년 주기로 선전에서 탄생한 화웨이-텐센트-DJI는 중국의 혁신 민영 기업 삼총사이자 선전의 '보물(寶物)'로 꼽힌다. 1980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에 따라 '1호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중국 경제의 웅비를 상징한다. 37년 만에 31만명이던 인구는 1190만명으로, 91달러이던 1인당 GDP는 2만5200달러로 276배 급증했다.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내로라하는 대도시를 능가하는 중국 최고 부자 도시다.

      린 제프리 미국 미래연구소 국장은 "거주자 평균 연령 33세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2%에 불과한 선전은 인류 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로 지금도 경제 활력이 끓어 넘치는 세계 제조업의 성도(聖都)"라고 말했다. 선전 거주자 3명 중 2명은 외지인이다. 이들이 모여 선전을 24년 연속 중국 내 수출 1위, 13년 연속 국제특허 출원 1위 도시로 만들었다.

      경제혁명의 용광로로 떠오르는 중국 '1호 경제특구'
      '선전 굴기(崛起)'의 원동력은 뭘까. 전문가들은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기업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꼽는다. "선전 소재 혁신 기업의 90%가 선전 태생이다. 모든 연구소의 90%, 연구 인력의 90%, 연구 자금의 90%, 특허의 90%가 기업에서 나온다(랴오밍중·廖明中· 선전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부소장)."

      일례로 선전시에 등록된 기업은 작년 말 기준 151만9000개. 인구 10명당 1.2개의 기업을 세운 꼴이다. 선전의 변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시내 중심부인 푸톈(福田)구에 2만여 매장이 모여 있는 화창베이(華强北)를 포함해 선전 시내 전역은 요즘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는 '창업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1개월, 선전은 1주일

      난산구 소프트웨어산업단지에 있는 '시드 스튜디오'를 필두로 성업 중인 창업보육센터만 450여개다. '메이커스(Makers)'의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선전에서는 100km 이내에서 제품 설계부터 부품 조달, 생산, 품질 검사 등 공급체인 관련 기업들이 몰려 있어 3시간 이내에 필요한 물자를 모두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3위 항만(물동량 기준)과 국제공항까지 시내에 있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개월 걸리는 게 선전에서는 1주일이면 충분하다"는 얘기가 나돈다. 선전이 글로벌 대기업과 벤처 캐피털을 흡인하는 '하드웨어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이유다. 일례로 미국 애플은 올 연말까지 35억위안(약 5845억원)을 들여 선전에 초대형 연구소를 연다. 중국 벤처 캐피털과 사모펀드의 3분의 1인 5만여개가 선전에 이미 들어와 있다. 이들의 공식 등록 자본금만 3조위안(약 501조원)에 달한다. 용틀임하는 선전 파워를 창(創)-속(速)- 합(合) 3개 키워드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