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年産 1000만대? 이대로 가면 심각한 위기 올 수도"

입력 2017.07.15 14:54

車 전문 조사회사 '포인'의 분석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연산(年産) 800만대에 가까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각종 위기 요인으로 인해 체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문 조사회사 포인(Fourin)이 최근 발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2025년 전략'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이다. 포인은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이 2020~2025년까지 연산(年産) 1000만대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대로 간다면 한계에 봉착해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포인은 "위기의 원인이 노사문제·무역마찰 등에만 있지 않으며 '어제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빠른 추격자'로서 세계 수준 제품을 개발해 온 지금까지의 전략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포인의 자동차 통계·분석, 월보(月報)·연감 등은 업계 관계자들이 주로 참고하며, 신뢰도·분석력이 높은 것으로 정평 나 있다. 현대차 본사에서는 이번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대책 회의까지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인은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초·선행기술 개발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기술 상당수를 해외 부품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고, 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스템을 구미 대형 부품업체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보다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보다 수익 우선… 판매 부진

포인은 또 현대차그룹 경영 리스크의 한 요인으로 일부 경영진과 재무부서를 지목했다. 포인은 "현대차에는 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도 따를 수밖에 없는 정도의 권력자가 한 명 있는데, 바로 그룹의 재무·기획 담당 부회장"이라고 취재 내용을 인용했다. 또 "재무부서가 자신들의 업적만을 우선시해 소비자·현장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제품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내수와 글로벌 시장 양쪽에서 차가 덜 팔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재무상으로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때문에 발생한 전 세계 200만대의 유통 재고가 경영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썼다.

포인은 현대차가 최대 해외 사업기반인 중국에서 선진 메이커와 중국 로컬 메이커 양쪽에 밀리는 샌드위치 상황에 놓이면서, 지금까지 구축한 판매 기반이 잠식되고 있다고 했다. 큰 수익원이었던 북미시장에서는 라이벌인 일본차에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수익 악화와 점유율 저하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포인은 "2025년까지 플랫폼 쇄신, 신흥국 시장의 생산능력 증강, 선진국 대상의 친환경차 개발, 첨단 안전장치, 자율주행기술의 완성을 위해 현대차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2020~2025년까지 연산 1000만대 체제를 갖추는 것은 우선 과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포인은 마지막으로 "양적인 추가 성장보다는 산적한 경영 위기를 해결해 수익을 동반한 성장 전략을 재구축할 수 있는지가 수년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정의선 현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이양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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