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 안도 다다오

입력 2017.06.24 15:10

제도권 교육 한번 못 받고 영광의 '건축계 노벨상'… 도쿄대서 교수직까지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안도는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다. '빛의 교회' '포트워스 현대 미술관' '아와지 꿈의 무대' '베네통 아트스쿨' 등 그의 대표작을 설명하려면 책 한 권도 부족할 정도다.

안도가 건축 설계를 맡았을 때 최우선으로 삼는 기준은 자연과의 조화 여부다. 인간과 자연의 만남, 빛과 그림자의 조화, 고요와 명상의 접점에서 건축미의 본질을 발견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건축학계에선 그를 '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 '동양의 가우디(스페인의 유명 건축가)'라고도 부른다.

특히 건물 외벽에 별도 자재를 덧대지 않고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내 콘크리트가 외장재 역할까지 겸하게 하는 노출 콘크리트 기법과 실내에서 자연광 효과를 극대화하는 독특한 건축 양식은 안도의 트레이드 마크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껍지만 설계 초창기에는 규제 당국이나 건물주와의 갈등도 잦아 '투쟁하는 건축가'라는 별명도 얻었다. 안도는 단 한 번도 제도권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1997년엔 도쿄대 공학부 건축학과 교수직까지 맡았다.

안도의 건축 세계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였다. 그는 스무 살 때 오사카 번화가 도톤보리의 고(古)서점 덴규(天牛)에 진열된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집을 보곤 혹여 다른 손님이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집을 사갈까 봐 매번 서점을 방문해 작품집을 진열대 밑에 숨겼다. 간신히 돈을 모아 작품집을 손에 넣고 나선 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일일이 손으로 도면을 베꼈다. 그는 "어떤 강펀치도 그렇게 충격적이지는 못했다. 평생을 바쳐서 해야 할 일을 찾은 것 같았다"고 회고한다. 작품집을 손에 넣고 4개월 후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만엔으로 유럽 여행도 떠났다. '롱샹 성당' '사보아 저택' 등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을 실제로 보기 위해서였다.

국내에도 안도의 작품이 여럿 있다. 제주도에 있는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본태박물관과 강원도 원주에 있는 한솔뮤지엄, 그리고 서울 재능문화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2020년 서울 역삼동에서 마곡지구로 이전하는 LG아트센터의 새 건물도 안도가 설계를 맡았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좋은 건물을 만들고자 하는) 고객의 의지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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