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손정의의 200조원짜리 꿈

입력 2017.04.29 08:00

[Cover Story]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30년내 '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한국 젊은이들이여, 큰 꿈과 열정을 갖고 많이 생각하라"

2017년 현재, 내로라하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인 가운데 가장 분주하고, 정력적이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를 꼽는다면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60) 소프트뱅크 사장이 단연 첫 번째다. 그는 작년 7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320억달러(약 36조원)에 사들이는 등 최근 1년 동안 기업 M&A(인수합병)에만 약 46조원을 쏟아부었다. 매일 지갑에서 최소 1200억원 이상씩 거래를 한 셈이다.

그뿐만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1000억달러(약 112조원)짜리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도 곧 운용을 시작한다. 소프트뱅크가 이미 사들인 미국 투자사 포트리스의 운용기금(80조원)까지 합치면 그가 직접 만지며 사용하는 투자 금액만 20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전 세계 벤처 캐피털 운용액(약 73조원)의 2.6배가 넘는 거금이 그의 '베팅(betting) 수중(手中)'에 있는 것이다.

[Cover Story]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맨손' 출발해 6만여명 둔 기업 帝國 총수로

이달 21일 오전 9시 30분쯤, 손정의 사장(※그는 회장이란 명칭 대신 사장이란 공식 직함을 고수한다. 명함의 영어 직함 표기는 'Chairman & CEO'이다)과의 인터뷰를 위해 소프트뱅크 본사가 있는 도쿄시 미나토구의 시오도메(汐留) 빌딩을 찾았다. WEEKLY BIZ의 첫 인터뷰(2007년 10월12일자)후 9년 6개월 만의 단독 인터뷰이다.

본사는 17세기 도쿠가와 막부 시대의 대표 유적인 하마리큐(浜離宮) 정원과 도쿄만(灣)이 내려다보이는 풍광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빌딩의 전체 37층 가운데 2층 식당·상점가를 뺀 1층부터 26층까지를 빌려 쓴다. 건물 내·외관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담백한 분위기였다. 1층 입구 벽에 붙어 있는 '努力って樂しい(노력은 즐거워)'라는 슬로건이 이를 웅변한다. "임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하되 즐겁게 일하자는 손 사장과 소프트뱅크의 경영 철학을 담은 것이다." 부장급 간부의 설명이다.

1981년 9월 아르바이트생 2명을 세워 놓고 귤 궤짝 위에 올라서서 직원 조회를 열며 출사표(出師表)를 던진 손 사장의 36년 비즈니스 역정(歷程)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재일(在日) 한국인 3세인 그는 24세에 '맨손'으로 출발해 한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능가하는 세계 1위 부호 자리에 올랐다. 올해 현재 일본 1위 부자이자 임직원 6만7000명을 거느린 글로벌 비즈니스 제국(帝國) 총수로 군림하는 그는 인기 대하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존재다.

"5년 안에 매출 100억엔을 올리고 수만 명을 거느리는 거대 기업을 만들겠다"는 첫 일성(一聲)을 50년여 만에 거의 그대로 성취했기 때문이다. 활동 분야는 다르지만 1932년 월드시리즈에서 자신이 홈런을 날릴 곳을 손으로 가리킨 후, 다음 볼을 휘둘러 정말 그곳에 홈런을 꽂아 넣은 미국 프로야구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연상케 한다.

더욱이 '20대에 이름을 알리고, 30대에 사업 자금을 모으며, 40대에 승부를 걸고, 50대에 사업을 완성하고 60대엔 경영권을 넘긴다'는 '인생 50년 계획'을 현실로 만든 이는 드물다. 여기에다 "승률이 70%만 있으면 사업(M&A)에 뛰어든다(頂情略七鬪)"는 '7할 승부론'을 바탕으로 한 도전은 '야성적인 기업가 정신(animal spirits)'의 표본으로 통한다.

30년 후 '꿈' 매진하는 60세 靑年

인터뷰 장소인 26층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10시 5분쯤, 160㎝가 조금 넘는 키에 감색 양복, 분홍색 넥타이를 맨 손 사장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매일 '메가 딜(대형 거래)' 결정에 골몰해서인지 약간은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지금은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 시대"라며 금세 활력을 되찾았다. '싱귤래리티'는 손 사장 평생의 꿈인 '정보혁명'의 최종 지향점으로 요즘 그가 공식석상에 설 때마다 단골로 강조하는 메뉴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즉 컴퓨터에 의한 수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초지성)의 탄생을 의미하는 싱귤래리티가 아무리 늦어도 30년 후면 반드시 일상에 현실화될 걸로 확신합니다."

손 사장은 "(PC·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선점해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일궜듯) 싱귤래리티 도래에 앞서 IoT 시대를 이끌고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더들의 윤리와 도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AI가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현인(賢人)의 충고 같았다.

그는 일본과 한국·중국·몽골을 잇는 '아시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 구상도 공개했다. 올해 만 60세이면서도 20대와 같은 꿈에 매진하는 '만년 청년(靑年)' 손정의 사장의 육성(肉聲)을 직접 들어봤다.


올해로 이순(耳順)인 손정의 사장의 관심은 온통 앞으로만 쏠려 있었다. 숱한 성공 신화에 대한 비결을 물었더니 그의 첫마디가 “부끄럽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아직 충분히 못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1일 도쿄 히가시신바시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본사 26층 회의실에서 손 사장이 인터뷰 중 얘기하고 있다.
올해로 이순(耳順)인 손정의 사장의 관심은 온통 앞으로만 쏠려 있었다. 숱한 성공 신화에 대한 비결을 물었더니 그의 첫마디가 “부끄럽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아직 충분히 못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1일 도쿄 히가시신바시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본사 26층 회의실에서 손 사장이 인터뷰 중 얘기하고 있다. / 최원석 차장
손정의 사장은 지난달 미국 포브스가 집계한 ‘2017년 일본 부자 순위’에서 지난해 1위였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68) 유니클로 회장을 제치고 1위(세계 34위)에 재등극했다. 그의 개인 자산은 2조2640억엔(약 23조원)에 달했다. 최근 1년 동안에만 6조원 정도 불었다. 작년 12월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500억달러(약 56조원) 투자, 5만명 고용’을 약속하며 국제 비즈니스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데다 최근 IoT(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치고 나가는 그의 사업구상이 투자자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 경쟁력 바탕은 막강 네트워크

손 사장의 최대 무기 중 하나는 폭넓은 인맥이다. 손 사장이 트럼프와 신속하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카지노 대부(代父)’로 불리는 셀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과 절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아델슨이 소유주로 있던 세계 최대 IT전시회였던 컴덱스를 1996년 8억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정치 헌금 등을 인연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을 쌓은 아델슨 회장이 다리를 놓아 손·트럼프 만남이 성사됐다. 트럼프는 45분간의 회동 후 “마사(손 ‘마사’요시의 미국식 애칭)는 멋진 남자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절묘한 비즈니스’로 얽혀있다. 트럼프는 미국내 투자와 고용을, 손 사장은 트럼프에게 호감을 남겨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의 향후 M&A에서 유리한 고지를 각각 챙겼다. 아델슨은 손 사장을 통해 일본 내 카지노 금지(禁止) 해제를 겨냥한 땅고르기 작업을 했다는 관측이다.

흥미롭게도 손 사장의 ‘통 큰’ 행동에는 항상 고도의 사업 전략이 깔려 있다. 손 사장이 연매출 1조4000억원짜리 반도체설계 회사 ARM을 36조원에 샀을 당시,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많았다. ARM 인수 발표날 소프트뱅크 주가(株價)가 10% 하락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4월 26일 현재 소프트뱅크 주가는 ARM 매수 직전보다 40% 정도 올랐다.

손 사장이 30년 넘게 얘기해 온 ‘정보혁명’의 청사진이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가 올 때까지 지금보다 더 크고 강력한 ‘손정의 제국(帝國)’을 만들겠다는 꿈이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자연스레 ‘싱귤래리티’로 시작됐다.

[Cover Story]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10년 전부터 ARM 인수 준비했다”

―최근 ‘싱귤래리티’란 용어를 계속 강조하는데 어떤 배경에서인가.

“41년 전 열아홉 때(미국 UC버클리 유학 시절) 과학잡지를 들추다 사진 한 장을 봤다. 처음엔 미래 도시 설계도처럼 보였는데, 실은 손가락 끝에 올려놓을 수 있는 크기의 컴퓨터, 인텔이 막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어릴 때부터 ‘철완(鐵腕) 아톰(우주소년 아톰)’에서 아톰을 돕는 과학자인 오차노미즈 박사(코주부 박사)가 집채만 한 컴퓨터를 조작하는 장면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컴퓨터가 이렇게 작아질 수 있다는 데 전율했다.”

그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싱귤래리티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석(布石)’이었다. 그때부터 ‘언젠가 나도 이(마이크로 프로세서) 세계를 이끌고 싶다’고 결심했다. 그때의 충격이 내 인생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로부터 40여년 만인 지난해 ARM을 매수한 건가.

“10년 전쯤부터 손에 넣고 싶었지만 성사 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ARM을 사기 전까지 1년간 싱귤래리티라는 중요 국면이 다가오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매수 발표 2주 전 ARM 과 담판 지으려고 최고경영진 소재를 파악했더니 휴가 중이었다. 그래서 그들 휴가지인 터키 남부 마을의 레스토랑으로 날아가 회장·사장과 점심을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매수 결정부터 성사까지 2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ARM이 싱귤래리티에 왜 중요한가.

“싱귤래리티, 즉 인간을 넘어서는 컴퓨터 초지성(超知性)이 나오려면 ‘딥 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배우는 기술)’이 필수다. 컴퓨터 스스로 학습해 발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딥 러닝을 하려면 (아기가 차츰 각종 정보를 흡수해 지성을 갖춰 가는 것처럼) 빅데이터를 계속 빨아들여야 한다. 모든 데이터를 빨아들이려면 IoT, 즉 모든 사물과 컴퓨터가 연결돼야 한다. 매개체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필요한데, 현재 IoT용 프로세서 설계 분야에서 압도적 점유율(스마트폰·태블릿PC 95%, 자동차 95%, 웨어러블기기 90%)을 가진 회사가 ARM이다.”

손 사장은 “ARM 이란 회사를 인수합병한 게 아니라 ‘패러다임’을 인수합병한 것”이라며 “인류 역사에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오고 있는데, 그것은 싱귤래리티가 오고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나의 기본적인 비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둑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바둑에서 이기려면 열 수(手), 스무 수, 서른 수 앞을 내다보고 ‘지금 여기에 한 점을 왜 놓지 않으면 안 되는가’ 고민하며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목숨 걸고 바둑 두는 사람이라면 서로 아는 내용 아닐까. ARM은 ‘IoT 세계에서 승부하는 데 중요한 도비이시(飛石·한국식으로는 비마·飛馬)’인 셈이다.”

“30년 내 ‘IQ 1만’의 ‘수퍼 인텔리전스’ 시대 온다”

―싱귤래리티는 반드시 오나.

“그렇다. 지난 30년간 컴퓨터 계산능력은 100만배 증가했다. 계산은 물론 기억용량, 통신속도도 전부 100만배씩 증가했다. 컴퓨터 능력이 지금부터 또 100만배 좋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수퍼 인텔리전스 컴퓨터(super intelligence computer)’ 기술의 발전으로 30년 안에 ‘IQ 1만의 컴퓨터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30년 뒤에 설령 IQ 1만이 아니라 3000이 될 수도 있다. 30년이 아니라 50년 뒤일 수도 있다. 그건 오차 범위 내일뿐이다. 결국은 컴퓨터가 인간보다 영리해진다는 것이다.”

―싱귤래리티가 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수퍼 인텔리전스의 등장은 인간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놓을 것이다. 과학·교통·의료·비즈니스 모든 것이 재정의된다. 움직이는 모든 것에 컴퓨터칩(chip)이 들어간다. 즉 각종 로봇과 IoT 기기에 수퍼 인텔리전스 칩이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쓰는 안경, 신발, 옷, 자동차, 세탁기 등에 1000개 이상의 수퍼 인텔리전스 칩이 들어가게 돼 그것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그때에는 리더십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새로운 리더십을 가질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 다만 윤리(ethics)와 도덕(morality)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즉, 양심(良心·conscience)이 리더십의 바탕이 돼야 한다. 선(善)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결과가 매우 나쁘고 위험할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2015년에 세계 최초로 감정을 가진 인간형 로봇) 페퍼를 만든 이유도 (고령화사회·노동력 부족 사회에 대비한다는 것 이외에) 이런 문제와 연관돼 있다.”

손정의 사장과 송의달(오른쪽) 조선비즈 대표, 최원석 차장이 지난 21일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인터뷰 직전 함께했다.
손정의 사장과 송의달(오른쪽) 조선비즈 대표, 최원석 차장이 지난 21일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인터뷰 직전 함께했다. / 소프트뱅크
“본능을 바탕으로 수백 수천 번 조사해 결정”

―30년 넘게 비즈니스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핵심 요인 3개를 꼽는다면.

“비전(vision)이 첫 번째, 전략이 두 번째, 전술이 세 번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제대로 이뤄지려면 내면에 열정(passion)을 갖고 있어야 한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M&A를 어떻게 결정하나. 직관에 바탕한 독자 결정인가, 아니면 치밀한 시뮬레이션에 의한 장기 계산의 산물인가.

“본능과 디테일 스터디(detail study) 둘 다 한다. 먼저 본능적으로 이게 옳은가 그른가 판단한다. 그다음 디테일에 대해 아주 많이 조사한다. 민감도 분석, 즉 이쪽으로 가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다른 쪽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수백 수천 번 반복한다.”

―다시 20대가 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지금까지 가장 후회되는 일 하나만 꼽는다면.

“가장 후회되는 것은 젊었을 때 충분히 스마트하지 못했고, 충분히 용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대로 돌아가도 같은 일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더 스마트하게, 더 용감하게, 더 빠르게 했을 것이다.”

“지난해 골프 라운드에서 68타 쳤다”

―컴퓨터가 인간보다 곧 훨씬 더 똑똑해질 텐데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것, 이미 한 것이라도 그것을 크게 뛰어넘는 것을 해야 한다. 인간이 컴퓨터보다 뛰어난 것은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능력이다. 과거의 것을 반복하는 건 컴퓨터에 맡겨도 된다.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면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저마다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에게는 더 밝고 안락한 미래가 있다.”

―한국에 있는 20대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조언한다면.

“무엇보다도 ‘높고 큰 꿈(high and big dream), 강한 열정(strong passion)을 갖고 많이 생각하라(think a lot)’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 때 언제 내가 가장 쾌감을 느꼈는지를 생각해 인생의 길을 정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부모가 시켜서’ ‘어떻게 하다보니’하는 삶을 살아선 안 된다. 극단의 괴로움, 극단의 실패를 통해서 극단의 쾌감을 느끼고 그런 쾌감을 느낀 일을 파고들기 바란다. 그 일로 세계인이 즐거워한다면 흥분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100년 후, 200년 후 사람들도 고마움을 느끼고 기뻐하는 일을 찾아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다.”

손정의 사장은 2015년 인도계인 니케시 아로라(Arora) 전 구글 수석부사장을 영입해 소프트뱅크의 후계자로 삼겠다고 공언했다가 지난해 그를 내보내고 “다시 향후 10년간 경영자로 일하겠다”고 약속을 번복했다. 그에게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300년 기업’을 목표로 하는 소프트뱅크의 승계 계획이 궁금하다. 10년 후 소프트뱅크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될 건가.

“글쎄, 그것이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앞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

손 사장은 ‘골프 마니아’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도쿄 아자부 저택 지하에는 최첨단 시뮬레이션 골프연습장이 설치돼 있는데, 세계 유수의 코스들을 연습할 수 있고 비바람이 부는 환경까지 조성해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공이 놓인 라이를 자유자재로 변화시켜 다양한 상황의 샷 훈련도 한다. 그는 “매일 취침 전에 집에서 라운드 연습을 하다 보니 미국 명문 골프코스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이븐파로 돌 정도로 실력이 좋아졌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손 사장은 US오픈 대회가 열렸던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1996년 제리 양 야후(Yahoo) 창업자와 골프를 하면서 소프트뱅크가 야후에 1억달러를 추가 출자하는 것을 성사시켰다. 이 투자는 7년 만에 2962억엔(약 3조2000억원)의 수익과 함께 ‘야후 재팬’을 손에 넣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손 사장에게 “요즘도 골프를 즐기느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다. 지난해 68타(4 언더)를 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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