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싸이월드 미니홈피… '세계 최초' 내놓고도 '세계 최고'는 못하는 한국

입력 2017.04.29 14:44

'엠피맨닷컴(MP3플레이어), 싸이월드 미니홈피(소셜네트워킹서비스), 다이얼패드(인터넷전화)….'

이 제품(서비스)들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시장은 해외 기업에 뺏긴 사례들이다. MP3플레이어는 애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는 페이스북, 인터넷전화는 스카이프가 세계적 강자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왜 '세계 최초=세계 1위'라는 공식을 만들지 못하고 글로벌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해외시장 공략 실패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다. ①언어·문화적 장벽 ②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사업 전략 부재 ③마케팅·투입 자원 부족을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이 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장애 요인으로 꼽는다. 예를 들어 1999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한국에서 2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실패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PC용 서비스에 집착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한국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보단 한국 스타일을 강요하는 사업 전략이 실패를 불렀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의 성공 사례를 보면 서비스를 잘 포장하는 기술과 투입 자원 규모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을 겨냥한 서비스와 한국에서의 성공에 만족하는 서비스가 경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창업 국가의 대명사인 이스라엘에서는 미국에 거액을 받고 기업이 팔리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인텔이 지난달 153억달러(약 17조3000억원)에 인수한 자율주행차 카메라 기술 기업 모빌아이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3년 구글에 13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받고 판 내비게이션 서비스 '웨이즈' 역시 이스라엘 기업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엔젤투자자가 많이 나올 때 비로소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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