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득 될 리 없는 외국인 美 국채 매도, 트럼프가 자초한 일

    • 트레이시 앨로웨이 블룸버그마켓 매니징 에디터

입력 2017.02.18 03:00 | 수정 2017.02.18 03:48

트레이시 앨로웨이 블룸버그마켓 매니징 에디터
트레이시 앨로웨이 블룸버그마켓 매니징 에디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에서 수입에만 집착하고 수출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는 대선 유세 때부터 중국이나 멕시코 등에서 들여오는 값싼 수입품을 제한하고 이를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제품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은 거의 언급한 적이 없다. 이는 마치 식당을 금지해 사람들이 음식을 직접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은 특이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주장한 '수입 대체'가 지금 세계 최대 채권 시장인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채권은 미국의 가장 큰 수출품이다. 미 국채 시장은 13조9000억달러 규모라는 수치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 국채는 '무위험'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다른 금융 자산을 판단하는 기준 역할을 해왔다.

한데 최근 몇 달간 외국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외면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 투자자들은 두 달 연속으로 미 국채 보유량을 줄였다. 지금까지는 미국 내에서 미 국채 수요가 늘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매도에 따른 영향이 상쇄됐다. 미국 투자자들은 작년 6월 이후로 미 장기 국채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국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 증감
수입 대체론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전략이 장기 건전성을 훼손시켜 단기 성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 투자자가 미 국채를 매도하는 시기에 미국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더 사들이는 것이 초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은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미 연금 펀드와 은행, 보험사는 미 국채 매입으로 '바이 아메리칸'을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한계가 있고 위험도 따른다. 미국 국채 가격이 미국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중앙은행 방문 연구원인 폴 슈멜징은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떨어져 이들이 보유 채권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채권 투매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미국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사들이는 시점도 애매하다. 30년간의 채권 시장 강세가 끝났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것이긴 하지만 다시 언급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만기가 더 긴 장기 채권을 사들이면서 투자 위험은 더 커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금리 변동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낮추고 재정 부양책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계속 국채를 발행하고 팔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계획이다. 외국 투자자가 미 국채 매입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투자자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은 채권 시장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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