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영향’ 없다

    •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입력 2017.02.11 03:00

[트럼프와 세계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6가지 핵심 지표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작년 미국과 영국에서 벌어진 초대형 정치적 변수 때문에 올해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6가지 핵심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올해 첫 몇 개월간 세계경제는 낙관적으로 전개될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올해 첫 몇개월간 세계경제 낙관적

첫째,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다. 실업수당 지표는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단기적으로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주 최근 수치로 업데이트되는 지표다. 지난 4일 기준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수주째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주식시장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둘째, 미국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이지만, PMI가 오르면 3~6개월간의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 PMI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마찬가지로 수치가 좋았다.

셋째, ISM 제조업지수를 구성하는 하위 요소 중 신규 주문과 재고지수다. 현재 신규 주문이 증가세를 보이고 재고가 낮아진 상태여서 기업들이 앞으로 몇 개월간 주문을 맞추기 위해 생산을 늘릴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넷째, 중국의 월별 산업생산 대비 소매판매 비율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수출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내수 소비를 늘리는 경제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얼마나 잘 이뤄내고 있는지와 중국 내 경기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중국 산업생산 대비 소매판매는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2008년부터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은 산업생산과 투자가 위축되고 정부가 사치품 소비를 제한하는 상황에서도 소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섯째, 한국의 무역 지표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가장 먼저, 매달 첫주에 무역 지표를 내놓는다. 한국의 무역 교역상대국은 미국·일본·중국·EU 등이라 이 지표를 통해서 글로벌 무역 시장의 업황을 추론해볼 수 있다. 작년 11월부터 한국 무역 지표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월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세계 무역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세계화의 숨통이 완전히 끊기진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하는 지표는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기업동향지수다. 독일이 유럽 경제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이 지표를 통해 유럽 시장의 전반적 경기 흐름을 추측할 수 있다. 지난 Ifo 기업동향지수는 작년 12월에 비해 1월에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 호조세를 보였다.

이 6가지 지표들을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4%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지난 10년간 평균 성장률(3.3%)보다 높은 것이다. 물론 세계경제 성장률이 계속해서 견조할지, 더욱 좋아질지, 아니면 취약해질지는 지켜봐야 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나 트럼프 당선과 같은 외부 충격이 있었음에도 여러 지표가 세계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당분간 트럼프노믹스 같은 정치적 악영향과 무관하게 세계경제는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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