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의 자본유출 공포

    •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17.01.07 03:00

美 금리인상에 中 위안화 가치 하락
중국 정부, 외국자본 유출 차단 나서 해결책은 자유 변동환율제 도입 뿐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
중국 지도자들이 자본 유출에 대한 공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1년에 5만달러에 해당하는 위안화(貨)를 외국 돈으로 바꿀 때 외환 당국에 신고하는 규정을 지난달 말 강화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 8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다른 통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산정하는 지수에 11국의 통화를 새로 추가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비해 추락하고 있는 사실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다.

이런 조치들이 일반 중국인들은 안심시킬 수 있다. 어차피 인민폐로 되어 있는 일반인들의 저축 계좌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내긴 힘들어 보인다. 위안화는 달러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일년쯤 전에 위안화 지수를 만들었다. 두 가지 목적이었다. 달러화에 대한 급격한 평가절하를 감추고, 미국 돈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자는 차원이다. 세계 둘째 경제 대국인 중국 입장에선 굴욕적인 일이다.

국제결제은행은 중국의 외국환 표시채권의 80%가 미국 달러화에 연동되어 있다고 추산한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은 빚 갚기가 더 힘들어진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인들은 그들의 돈을 국경 밖으로 빼 가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지속적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선택지는 한정돼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계속해서 3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써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게임이다. 외환보유액은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 나쁜 정책을 방어하는 데 낭비해서는 안 된다.

사실상의 달러화 페그제(위안화 가치를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것)도 위험하다. 미국이 올해 최소 한 차례, 많으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도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아니면 위안화 가치가 더 빠르게 하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밖에 없다. 달러화 페그제가 중국 통화 정책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다.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달러화 이외의 통화로 거래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드는 조치이다. 예컨대 철강 수입을 한국 원화로 결제하거나 태국 공장 인수 대금을 바트화로 치르게 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달러화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처럼 환율 변동폭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유 변동환율제를 시행할 경우 벌어질 금융시장 급변을 경계한다. 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져 자본 유출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보여주기식으로 위안화지수를 이루는 통화 구성을 바꾸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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