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10.22 03:04
| 수정 2016.10.22 03:10
- 새로운 비즈니스로 부활
2차대전 당시 지하벙커 1000여 개를 활용…방문자 신원노출 안 되게

스위스에는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조성된 지하 벙커들이 1000여 개가 남아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은 지하 벙커 수백 개를 사들여 새로운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 바로 '금 보관 사업'이다. 철통 같은 경비가 이루어지는 요새의 문을 통과해서 긴 터널을 지나 한참 들어가야 금이 보관된 금고가 나타난다. 이 금고도 암호와 홍채 인식 등이 필요한 구조여서 외부에서 침투해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몇몇 기업들이 지하 벙커를 개조한 구조물을 이용해 금을 보관해주는 신종 사업으로 큰 수익을 얻고 있다. 이 회사들은 구조물에 숙박시설까지 설치해놓고 방문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호텔에 숙박하면 여권과 신용카드를 제시해야 하고 폐쇄회로TV(CCTV)에 모습이 찍힌다. 이런 기록들은 나중에 증거로 이용될 수 있다. 하지만 지하 벙커 부설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이런 식의 노출을 피할 수 있다.
스위스에는 최근 1년여 동안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금이 수입됐다. 이 금은 새 주인을 맞아 지하 벙커에 잘 보관되고 있을 것이다. 스위스 당국은 금 수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신종 금 보관업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은행에 금을 보관하는 경우 이에 대한 정보가 당국으로 보고가 되지만, 지하 벙커의 금 보관시설에 보관되는 금은 따로 보고되지 않는다.
금융 위기 이후 절세나 탈세 행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은행계좌 소유주에 대한 비밀주의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스위스 은행들은 철퇴를 맞았다.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미국인의 조세회피를 도운 혐의로 벌금을 납부하고 계좌 정보를 미국 조세 당국에 넘겼다. 그 결과 많은 돈이 스위스를 이탈했다. 많은 화교 자본이 중국에서 거리가 가깝고 아시아 지역에 있는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싱가포르 금융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맞이하면서 고객의 돈을 관리해주는 직원 고용을 대폭 늘렸다. 그런데 스위스의 비밀주의적 영업이 금 보관업을 통해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금융 위기 발생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몇몇 기업들이 지하 벙커를 개조한 구조물을 이용해 금을 보관해주는 신종 사업으로 큰 수익을 얻고 있다. 이 회사들은 구조물에 숙박시설까지 설치해놓고 방문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호텔에 숙박하면 여권과 신용카드를 제시해야 하고 폐쇄회로TV(CCTV)에 모습이 찍힌다. 이런 기록들은 나중에 증거로 이용될 수 있다. 하지만 지하 벙커 부설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이런 식의 노출을 피할 수 있다.
스위스에는 최근 1년여 동안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금이 수입됐다. 이 금은 새 주인을 맞아 지하 벙커에 잘 보관되고 있을 것이다. 스위스 당국은 금 수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신종 금 보관업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은행에 금을 보관하는 경우 이에 대한 정보가 당국으로 보고가 되지만, 지하 벙커의 금 보관시설에 보관되는 금은 따로 보고되지 않는다.
금융 위기 이후 절세나 탈세 행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은행계좌 소유주에 대한 비밀주의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스위스 은행들은 철퇴를 맞았다.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미국인의 조세회피를 도운 혐의로 벌금을 납부하고 계좌 정보를 미국 조세 당국에 넘겼다. 그 결과 많은 돈이 스위스를 이탈했다. 많은 화교 자본이 중국에서 거리가 가깝고 아시아 지역에 있는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싱가포르 금융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맞이하면서 고객의 돈을 관리해주는 직원 고용을 대폭 늘렸다. 그런데 스위스의 비밀주의적 영업이 금 보관업을 통해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금융 위기 발생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현금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노출하면서 100달러짜리 지폐부터 없애자는 상당히 강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100달러짜리 지폐 1만장으로 이루어진 100만달러(약 11억2700만원) 뭉치의 무게는 22파운드, 약 10㎏ 정도다.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만일 100달러짜리가 사라지면 50달러짜리로는 20㎏, 20달러짜리로는 50㎏, 10달러짜리로는 100㎏이 된다. 100달러 뭉치에 비해 쉽게 들고 다니기 어려운 무게다. 현금의 존재로 인해 마약 거래, 인신 매매, 무기 밀매 등이 쉬워지므로 100달러짜리 지폐를 폐지하는 경우 이런 불법적 거래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00달러 지폐는 미국이 발행하지만 약 70%가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중앙은행에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100달러짜리 지폐 판매 요구가 상당히 접수되고 있다. 100달러 지폐를 없앤다고 많은 문제가 해결될지는 불분명하고 이에 대한 반론도 상당하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비밀주의 폐지 움직임의 단면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최근 탈루 소득을 신고하는 경우 45%의 세금을 내면 출처를 묻지 않겠다는 획기적 조치를 했다. 이에 6만5000여 명이 우리 돈으로 약 10조원의 자금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이 4조5000억원 정도 추가로 걷힐 것으로 보여 정부는 반색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 중 3%만이 세금을 내는 상황에서 숨기려는 자와 찾아내려는 자 간에 쫓고 쫓기는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인 셈이다.
금 보관업을 통한 스위스의 신종 비밀계좌가 다시 부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 다른 편에서는 100달러 지폐를 없애버리자는 강력한 주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며 금융 위기 직후 나타났던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비밀주의와 검은돈의 근절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속적으로 이를 추진함으로써 경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최근 탈루 소득을 신고하는 경우 45%의 세금을 내면 출처를 묻지 않겠다는 획기적 조치를 했다. 이에 6만5000여 명이 우리 돈으로 약 10조원의 자금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이 4조5000억원 정도 추가로 걷힐 것으로 보여 정부는 반색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 중 3%만이 세금을 내는 상황에서 숨기려는 자와 찾아내려는 자 간에 쫓고 쫓기는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인 셈이다.
금 보관업을 통한 스위스의 신종 비밀계좌가 다시 부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 다른 편에서는 100달러 지폐를 없애버리자는 강력한 주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며 금융 위기 직후 나타났던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비밀주의와 검은돈의 근절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속적으로 이를 추진함으로써 경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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