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10.08 03:05
벤 카스노카
12세에 소프트웨어 회사 창업
현재 와사비벤처스 자문위원
"모든 인간은 기업가다. 인간은 동굴에서 살던 시절부터 일용할 양식을 직접 찾았다. 하지만 문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내재한 기업가 기질을 억눌렀다. 통치자들이 '너는 노동자다'라고 낙인을 찍자마자, 우리는 '노동자'를 자처했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가 기업가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설립자 말이다. 초등학생의 꿈이 공무원, 대기업 취직인 시대다. 제2의 실리콘밸리 붐으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초기 벤처) 창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도전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스타트업 성공률도 매우 낮다. 일부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을 대기업 취직의 스펙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로 28세인 벤 카스노카(Casnocha) 와사비벤처스 자문위원은 자신을 '기업가(entrepreneur)' 겸 '작가(author)'라고 소개한다.
그는 7세 때 검볼(사탕 모양의 껌)을 형에게 팔았고, 11세 때 아버지 앞에서 웹디자인 회사 창업 계획을 브리핑했다. 12세에는 직접 '콤케이트'라는 전자정부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들었다. 18세이던 2006년 미국 경제지(誌) 비즈니스위크가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청년 사업가'로 선정했다. 전 세계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소개되는 그의 별명은 '스타트업 대가(guru)'다. 2012년 세계 최대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과 펴낸 '연결하는 인간(원제 The Start-up of You)'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AS 포럼에서 만난 그의 말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경영 서적을 읽는다는 그에게 스타트업 성공 비결을 물었다.
①경쟁 자산을 정확히 이해하라
―어린 나이에 창업에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가.
"초등학교 때 기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내 장단점을 일찍 파악했다. 난 컴퓨터를 잘 다뤘고, 물건을 파는 데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로 제품(소프트웨어)을 만들어 팔았다. 내가 생각할 때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지방 정부의 비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개선하는 제품이었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적게 드는 모델로 설계해 자금 문제도 없었다. 경쟁자들보다 더 낫다는 건 기업가로서 생존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한 건 자신들이 컴퓨터 공학 박사였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것들, 남들보다 나은 것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것이 나만의 '경쟁 자산'이다. 경쟁 자산에는 현금, 주식 등 유형자산뿐 아니라 지식, 정보, 인맥 등 무형자산도 포함된다. '제로의 힘'의 저자 낸시 루블린은 '고객의 시선을 끌려면 최초이거나, 유일하거나, 더 빠르거나, 더 낫거나, 더 저렴한 제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제품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②인맥을 조직하고, 플랜 Z를 만들어라
―남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당연하다. 성공에는 인맥과 운이 작용한다. 하지만 기회는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이 아니다. '이머전스'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기회는 교류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했다. 내겐 고등학교 때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를 만난 것, 그 이후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를 만난 것 등이 큰 기회였다. 18세기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줬다. 페이팔 출신 창업가들이 성공한 것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서로 도왔기 때문이다. 나 역시 2006년부터 첨단 기술 전문가들과 일주일에 한 번 점심을 먹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이런 비공식적인 모임을 조직하거나 참여하기 어렵다면, 관심 있는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맥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능력과 인맥이 있어도 실패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플랜 Z를 만들어 놓는 것도 필요하다. 플랜 Z는 장기적인 진로 계획이 아닌 임시방편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 댁에 들어가 살면서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다시 창업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 험한 파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명보트가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항해할 수 있다."
③시장 현실에 맞게 변화하라
―창업 후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창업 후 경영자에게 닥친 문제는 전보다 철저하게 현실적이다. 고객들이 돈을 지불하게 하는 과정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보다 어렵다.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는 원래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했다. 창업가 케터리나 페이크와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처음 수백명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생각했고, 2002년 '게임 네버엔딩'을 출시했다. 사진 공유 서비스는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아이템 등을 주고받기 위해 추가된 기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게임보다 사진 공유 기능의 인기가 높아졌다. 두 사람은 고민 끝에, 초기 사업 모델인 '온라인 게임'을 포기하고 '사진 공유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처럼 창업 후에도 꾸준히 시장 조사를 통해 현실에 맞게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설립자 말이다. 초등학생의 꿈이 공무원, 대기업 취직인 시대다. 제2의 실리콘밸리 붐으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초기 벤처) 창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도전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스타트업 성공률도 매우 낮다. 일부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을 대기업 취직의 스펙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로 28세인 벤 카스노카(Casnocha) 와사비벤처스 자문위원은 자신을 '기업가(entrepreneur)' 겸 '작가(author)'라고 소개한다.
그는 7세 때 검볼(사탕 모양의 껌)을 형에게 팔았고, 11세 때 아버지 앞에서 웹디자인 회사 창업 계획을 브리핑했다. 12세에는 직접 '콤케이트'라는 전자정부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들었다. 18세이던 2006년 미국 경제지(誌) 비즈니스위크가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청년 사업가'로 선정했다. 전 세계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소개되는 그의 별명은 '스타트업 대가(guru)'다. 2012년 세계 최대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과 펴낸 '연결하는 인간(원제 The Start-up of You)'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AS 포럼에서 만난 그의 말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경영 서적을 읽는다는 그에게 스타트업 성공 비결을 물었다.
①경쟁 자산을 정확히 이해하라
―어린 나이에 창업에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가.
"초등학교 때 기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내 장단점을 일찍 파악했다. 난 컴퓨터를 잘 다뤘고, 물건을 파는 데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로 제품(소프트웨어)을 만들어 팔았다. 내가 생각할 때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지방 정부의 비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개선하는 제품이었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적게 드는 모델로 설계해 자금 문제도 없었다. 경쟁자들보다 더 낫다는 건 기업가로서 생존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한 건 자신들이 컴퓨터 공학 박사였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것들, 남들보다 나은 것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것이 나만의 '경쟁 자산'이다. 경쟁 자산에는 현금, 주식 등 유형자산뿐 아니라 지식, 정보, 인맥 등 무형자산도 포함된다. '제로의 힘'의 저자 낸시 루블린은 '고객의 시선을 끌려면 최초이거나, 유일하거나, 더 빠르거나, 더 낫거나, 더 저렴한 제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제품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②인맥을 조직하고, 플랜 Z를 만들어라
―남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당연하다. 성공에는 인맥과 운이 작용한다. 하지만 기회는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이 아니다. '이머전스'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기회는 교류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했다. 내겐 고등학교 때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를 만난 것, 그 이후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를 만난 것 등이 큰 기회였다. 18세기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줬다. 페이팔 출신 창업가들이 성공한 것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서로 도왔기 때문이다. 나 역시 2006년부터 첨단 기술 전문가들과 일주일에 한 번 점심을 먹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이런 비공식적인 모임을 조직하거나 참여하기 어렵다면, 관심 있는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맥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능력과 인맥이 있어도 실패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플랜 Z를 만들어 놓는 것도 필요하다. 플랜 Z는 장기적인 진로 계획이 아닌 임시방편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 댁에 들어가 살면서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다시 창업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 험한 파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명보트가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항해할 수 있다."
③시장 현실에 맞게 변화하라
―창업 후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창업 후 경영자에게 닥친 문제는 전보다 철저하게 현실적이다. 고객들이 돈을 지불하게 하는 과정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보다 어렵다.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는 원래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했다. 창업가 케터리나 페이크와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처음 수백명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생각했고, 2002년 '게임 네버엔딩'을 출시했다. 사진 공유 서비스는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아이템 등을 주고받기 위해 추가된 기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게임보다 사진 공유 기능의 인기가 높아졌다. 두 사람은 고민 끝에, 초기 사업 모델인 '온라인 게임'을 포기하고 '사진 공유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처럼 창업 후에도 꾸준히 시장 조사를 통해 현실에 맞게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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