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한국 재정지출 늘려 성장 진작해야"

입력 2016.10.06 10:46 | 수정 2016.10.06 10:52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6일 “한국은 재정지출 여력이 높은 국가인 만큼 지출을 늘려 성장을 진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경제 상황은 다른 나라보다 나은 수준이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을 보면 OECD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 조선비즈DB
크루그먼은 이날 조선일보의 주말 프리미엄 경제·경영 섹션인 위클리비즈(Weekly BIZ)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위클리비즈 10주년 기념 경제·경영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역대 최장기간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 상태로 가고 있다”면서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 정도인데 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국가가 90%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은 8년째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렸다가 되돌리는 실수를 범했다”고 말했다. / 조선비즈DB
크루그먼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진 원인이 기술 혁명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변화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기술 도입이 예상보다 못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 역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크루그먼은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둔화를 이끄는 동인은 인구 고령화라고 할 수 있다”면서 “2030년까지 많은 국가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도 인구 변화 추세를 보면 일본보다 상황이 안 좋다고 할 수 있고 한국은 일본의 추세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이 같은 경제 상황에서 해답은 재정정책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재정을 늘리고 경제에 직접 돈을 투입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지출과 소비를 늘릴 수 있다”면서 “2009년, 2010년 선진국에서 갑자기 증세와 지출 삭감 등 긴축 정책으로 급선회를 한 것이 금세기의 큰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후 2년 동안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폈고 성공적이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긴축정책으로 선회했기 때문에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유로존은 부양정책을 덜 쓰고 긴축정책으로 빨리 선회를 한 결과 금융위기 때보다 더 수축됐고 매우 큰 실수를 했다”면서 “일본은 계속해서 경기 부양적인 재정정책을 해왔고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만큼은 아니었지만 악영향을 상쇄할 정도는 됐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세계 각국은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그리고 통화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조선비즈DB
크루그먼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저성장에 직면했으며, 15년 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은 1990년대 주식시장,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 이후 저성장이 계속됐고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면서 “25년이 지난 지금도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한국은 통화가치 저평가로 경상수지 흑자가 높은 수준이지만 전 세계 경제에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경기부양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재정적인 여력이 높기 때문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한국은 독일과 네덜란드와는 달리 인프라가 많이 갖춰져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지출 비중은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라면서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서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여 결과적으로 성장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폴 크루그먼은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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