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09.03 03:05
시장의 힘 중시하지만 논쟁엔 개방적
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효율적 시장 가설'은 금융시장이 극도로 경쟁적이어서 새롭게 알려지는 정보가 순간적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파마 교수도 박사 과정을 밟기 전에는 주식 가격의 과거 움직임을 근거로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작업을 했다. 그러나 예측이 자주 빗나가자 이후 평생을 효율적 시장 가설 연구에 바치게 됐다.
일부에선 효율적 시장 가설이 시장경제를 옹호하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해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가설에서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하는 것은 시장 가격이 정보를 반영하는 면에서 그렇다는 뜻으로 시장이 무조건 우월하다는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파마 교수가 시장의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자인 것은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상당수가 금융시장 문제를 사후에 정리하기보다 사전에 견제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파마 교수의 가설에 대한 지지가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는 파마 교수의 박사 과정 강좌를 두 과목 들었는데, 수업에서 느낀 건 그가 학술적 논쟁에서 보이는 개방적인 태도다. 그는 이 가설보다 유용한 다른 가설이 있다고 믿게 된다면 언제든 효율적 시장 가설을 버릴 것이라고 본다. 그와 대척점에 있는 리처드 탈러 교수가 같은 학교 교수로 영입된 것도 그의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위 글은 IMF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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