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06.18 03:05
데이비드 라이스 3D 프린터 세계 1위 스트라타시스 CEO
현재 전 세계 3D 프린터시장은 미국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이 양분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3D 프린팅의 가장 대중적인 기술인 '압출 적층 조형(FDM)'을 개발했고,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3D 프린터업계 1위 기업이다.
스트라타시스는 새로운 기술이나 특허를 가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해 덩치를 키웠다. 1990~2000년대에는 IBM과 HP의 3D 프린터 관련 사업부를 사들였고, 2012년에는 '폴리젯' 기술에 특화된 이스라엘의 3D 프린터 업체인 오브젯과 합병했다.
데이비드 라이스(Reis·55) 스트라타시스 최고경영자(CEO)를 뉴욕 메이커봇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브젯 출신인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사무실을 오가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위클리비즈는 지난 2013년 홍콩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연 그를 인터뷰한 일이 있다. 그 사이 스트라타시스는 교육용이나 취미용으로 적합한 소형 3D프린터를 생산하는 메이커봇과 산업용 시제품 제작 전문인 솔리드콘셉트를 인수했다. 최근 3년 동안 3D 프린팅 산업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먼저 물었다.
"이 사무실을 한번 돌아보세요. 조명기기, 사무용품, 가구부터 우리가 입은 옷과 신발을 생산하는 회사까지 수십 개 기업의 제품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 최소 50개 기업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품 디자인을 개발합니다. 일부는 제품 일부분을 3D 프린터로 만듭니다. GM처럼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선도적인 대기업들은 이미 시제품(試製品) 제작 단계에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에어버스도 우리 회사 제품으로 만든 부품들을 항공기에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조업체로서는 평소에 부품들을 창고에 쌓아두지 않고 필요한 때 바로바로 제작하면서 생산 비용과 재고관리 비용,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부품 생산 설비를 따로 두지 않아도 돼, 초기 투자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의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한국의 전자제품 업체들도 모두 3D 프린터를 사용합니다."
―3D 프린터 관련 기술은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사용할 수 있는 소재 종류가 훨씬 다양해졌는데 열가소성 수지 외에도 금속, 나일론, 폴리카보네이트 등 1000가지가 넘습니다. 3D 프린터의 제작 속도를 비교해보면, 10년 전에는 4~5개를 출력하던 시간에 지금은 1000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손바닥만 한 회의용 마이크 장치를 가리키며) 이 정도 크기 제품은 20분에서 한 시간이면 만듭니다. 3D 프린터를 켜놓고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면 제품이 완성돼 있을 겁니다. 노트북 가방만 한 크기라도 24시간 안에 만들 수 있습니다."
―색상이나 디자인, 질감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스마트폰으로 파인애플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사진을 보여주며) 둘 중 어떤 게 진짜 과일일까요? 이런 모형을 만드는 기술은 거의 100% 실물과 흡사한 수준으로 개선됐습니다. 3D 프린터에서 재료를 출력하는 관(노즐)의 크기나 조정 기능이 섬세해졌고, 정확한 위치에 재료를 분출하도록 기능이 개선됐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파인애플을 부엌 과일 그릇에 가져다 놓았더니, 아내가 '철도 아닌데 파인애플을 어디서 사왔느냐'며 향을 맡아보지 뭡니까(웃음)."
라이스 CEO는 "탁상용 3D 프린터의 가격이 3~4년 전과 비교해 2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중소기업과 창업기업, 1인 사업가들도 적은 비용으로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됐다"며 "3D 프린팅 산업에 대한 성장 전망치는 조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최소 3~4배에서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방식]
① 소재 압출식
미국의 스트라타시스가 1988년 특허를 낸 ‘압출 적층 조형(FDM)’이 대표적인 소재 압출식 3D 프린팅 기술이다. 열에 녹는 플라스틱 등 재료를 반고체 상태로 만들어 층층이 쌓아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방식으로, 가장 대중적인 기술이다. 완성된 제품의 옆면에는 쌓는 과정에서 생긴 선 자국이 보여, 후가공을 거쳐야 한다.
② 광중합식
미국의 3D시스템이 1986년 개발한 ‘광경화성 수지 조형(SLA)’ 기술이 대표적이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액체 상태로 만든 다음 레이저를 쏘아 도면대로 재료를 굳히는 방식으로, 부피가 큰 산업용 제품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제품 겉면이 깔끔해 치과 치료용 제품이나 보석 등 섬세한 제품을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③ 분말 소결식
가루 형태로 만든 재료에 레이저를 쏘아 모양을 만든 다음 롤러로 누르고, 그위에 다시 재료를 쌓는 방식이다. 1980년대 중반 미 텍사스대 연구팀이 개발한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 기술이 대표적이다. 나일론, 세라믹,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고 남은 분말은 재사용할 수 있지만, 3D 프린터 자체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④ 소재 분사식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원리로, 가는 관으로 재료를 방울방울 떨어뜨려 쌓은 다음 자외선으로 굳힌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터를 폴리젯(Polyjet)이라고 부른다.
⑤ 결합재 분사식
가루 형태인 주재료에 액체 상태인 결합재를 쏘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1993년 개발했다.
⑥ 판재 적층식
얇은 판 형태로 만든 종이, 금속, 합성수지 등 재료에 초음파를 쏘아 용접한 다음, 컴퓨터수치제어 시스템으로 원하는 모양대로 만드는 방식이다.
⑦ 직접 용착식
첨단 철강 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금속 분말이나 금속 선에 레이저나 플라스마 등으로 열을 가해 녹인 다음 로봇 팔을 이용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굳힌다.
스트라타시스는 새로운 기술이나 특허를 가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해 덩치를 키웠다. 1990~2000년대에는 IBM과 HP의 3D 프린터 관련 사업부를 사들였고, 2012년에는 '폴리젯' 기술에 특화된 이스라엘의 3D 프린터 업체인 오브젯과 합병했다.
데이비드 라이스(Reis·55) 스트라타시스 최고경영자(CEO)를 뉴욕 메이커봇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브젯 출신인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사무실을 오가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위클리비즈는 지난 2013년 홍콩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연 그를 인터뷰한 일이 있다. 그 사이 스트라타시스는 교육용이나 취미용으로 적합한 소형 3D프린터를 생산하는 메이커봇과 산업용 시제품 제작 전문인 솔리드콘셉트를 인수했다. 최근 3년 동안 3D 프린팅 산업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먼저 물었다.
"이 사무실을 한번 돌아보세요. 조명기기, 사무용품, 가구부터 우리가 입은 옷과 신발을 생산하는 회사까지 수십 개 기업의 제품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 최소 50개 기업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품 디자인을 개발합니다. 일부는 제품 일부분을 3D 프린터로 만듭니다. GM처럼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선도적인 대기업들은 이미 시제품(試製品) 제작 단계에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에어버스도 우리 회사 제품으로 만든 부품들을 항공기에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조업체로서는 평소에 부품들을 창고에 쌓아두지 않고 필요한 때 바로바로 제작하면서 생산 비용과 재고관리 비용,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부품 생산 설비를 따로 두지 않아도 돼, 초기 투자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의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한국의 전자제품 업체들도 모두 3D 프린터를 사용합니다."
―3D 프린터 관련 기술은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사용할 수 있는 소재 종류가 훨씬 다양해졌는데 열가소성 수지 외에도 금속, 나일론, 폴리카보네이트 등 1000가지가 넘습니다. 3D 프린터의 제작 속도를 비교해보면, 10년 전에는 4~5개를 출력하던 시간에 지금은 1000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손바닥만 한 회의용 마이크 장치를 가리키며) 이 정도 크기 제품은 20분에서 한 시간이면 만듭니다. 3D 프린터를 켜놓고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면 제품이 완성돼 있을 겁니다. 노트북 가방만 한 크기라도 24시간 안에 만들 수 있습니다."
―색상이나 디자인, 질감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스마트폰으로 파인애플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사진을 보여주며) 둘 중 어떤 게 진짜 과일일까요? 이런 모형을 만드는 기술은 거의 100% 실물과 흡사한 수준으로 개선됐습니다. 3D 프린터에서 재료를 출력하는 관(노즐)의 크기나 조정 기능이 섬세해졌고, 정확한 위치에 재료를 분출하도록 기능이 개선됐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파인애플을 부엌 과일 그릇에 가져다 놓았더니, 아내가 '철도 아닌데 파인애플을 어디서 사왔느냐'며 향을 맡아보지 뭡니까(웃음)."
라이스 CEO는 "탁상용 3D 프린터의 가격이 3~4년 전과 비교해 2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중소기업과 창업기업, 1인 사업가들도 적은 비용으로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됐다"며 "3D 프린팅 산업에 대한 성장 전망치는 조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최소 3~4배에서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방식]
① 소재 압출식
미국의 스트라타시스가 1988년 특허를 낸 ‘압출 적층 조형(FDM)’이 대표적인 소재 압출식 3D 프린팅 기술이다. 열에 녹는 플라스틱 등 재료를 반고체 상태로 만들어 층층이 쌓아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방식으로, 가장 대중적인 기술이다. 완성된 제품의 옆면에는 쌓는 과정에서 생긴 선 자국이 보여, 후가공을 거쳐야 한다.
② 광중합식
미국의 3D시스템이 1986년 개발한 ‘광경화성 수지 조형(SLA)’ 기술이 대표적이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액체 상태로 만든 다음 레이저를 쏘아 도면대로 재료를 굳히는 방식으로, 부피가 큰 산업용 제품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제품 겉면이 깔끔해 치과 치료용 제품이나 보석 등 섬세한 제품을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③ 분말 소결식
가루 형태로 만든 재료에 레이저를 쏘아 모양을 만든 다음 롤러로 누르고, 그위에 다시 재료를 쌓는 방식이다. 1980년대 중반 미 텍사스대 연구팀이 개발한 ‘선택적 레이저 소결(SLS)’ 기술이 대표적이다. 나일론, 세라믹,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고 남은 분말은 재사용할 수 있지만, 3D 프린터 자체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④ 소재 분사식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원리로, 가는 관으로 재료를 방울방울 떨어뜨려 쌓은 다음 자외선으로 굳힌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터를 폴리젯(Polyjet)이라고 부른다.
⑤ 결합재 분사식
가루 형태인 주재료에 액체 상태인 결합재를 쏘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1993년 개발했다.
⑥ 판재 적층식
얇은 판 형태로 만든 종이, 금속, 합성수지 등 재료에 초음파를 쏘아 용접한 다음, 컴퓨터수치제어 시스템으로 원하는 모양대로 만드는 방식이다.
⑦ 직접 용착식
첨단 철강 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금속 분말이나 금속 선에 레이저나 플라스마 등으로 열을 가해 녹인 다음 로봇 팔을 이용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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