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령화 부작용 막으려면 인구 분산·재택근무 필요

    • 노아 스미스(스토니브룩대 교수)

입력 2016.06.04 03:07

출산장려, 비용문제가 관건

노아 스미스(스토니브룩대 교수)
노아 스미스(스토니브룩대 교수)
일본에서는 빠르게 이뤄지는 노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령화 사회에서는 힘들게 일하는 청년들이 거대해져만 가는 피라미드와 같은 은퇴 노령인구를 떠받쳐야 한다. 이는 경제와 사회 전반에 치명적이다. 힘들게 이룩했던 사회보장제도는 붕괴할 것이며, 의료 시스템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은행 금리도 영원히 0%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민자들을 대거 받아들이거나, 자국민들의 출산을 장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해법 중에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

미국과 캐나다, 호주를 포함한 대부분 영어권 국가는 이민자 유입 정책을 택해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는 이민자 대거 유입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세계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민자 유입 정책을 택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으로 인구 감소 문제를 꼽고 출산 장려 정책을 펴는 것을 보면, 그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자녀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보육원 대기 기간을 2017년까지 없앨 방침이다. 방과 후 운영되는 보육 시설의 경우에도 대기 기간을 오는 2019년까지 없애기로 했다. 보육 시설에 근무하는 직원 확충과 이들의 근무 여건 개선도 약속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정규직에게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을 제공하며, 정규직과 비교해 고용 수준에 따른 보수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연장 근무 시간도 바로잡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이런 노력은 모두 긍정적이다. 2세 계획을 세울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사항은 비용 문제다. 자녀당 양육 비용이 많이 들어갈수록 자녀를 적게 낳으려 하고, 터울도 길게 가져가려 한다. 자녀 양육 비용을 낮춘다면 아마도 더 많은 자녀를 가지려 할 것이다. 만약 보육 서비스가 여의치 않다면, 부모들은 직장을 포기해야 하고(일본의 경우 대부분 여성이 포기한다), 이것은 일생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상당한 정도의 수입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강조하는 것 역시 환영할 만하다. 1980년대 이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 여성 노동과 출산율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자녀 양육비 부담으로 맞벌이 가정만이 편안하게 자녀를 키울 정도의 경제적 수준이 된다고 여겨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그간 여러 가지 인구 증가 정책을 써왔지만 그 성적은 초라하다. 일본과 같은 상황에 놓인 국가들은 인구 부양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교외로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높은 집세와 출산율은 부정적 상관관계를 보인다. 거주지에 대한 비용은 자녀 양육에 수반되는 비용 중 가장 크다. 일본의 경우 집세는 미국 도시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도시 집중화 현상 때문에 여전히 전반적인 집세 수준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좀 더 도심을 교외로 확장하는 것이 집세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대안은 근무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유연근무제의 도입이다. 일본은 이미 근무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극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 긴 근무시간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기업문화 때문이다. 경영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다 보니 근무시간을 늘려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는 측면도 있다.

정부가 기업들의 재택근무 도입을 독려해야 한다. 자택에서 근무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돌보면서 자신의 업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족끼리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긴 근무시간 때문에 많은 가족이 저녁을 함께 먹지 못한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 가족끼리 함께 식사를 하고, 아이들이 잠든 뒤 남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부부가 저녁 시간에 함께 집에 있게 되면, 더 자연적인 방법으로 2세를 가질 수도 있다.

일본 기업의 관리자와 경영진을 인터뷰해 보면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재택근무를 꺼린다. 관리자들은 근로자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기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독려한다면, 통제를 중시하는 기업문화 역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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