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은 곧 결품" 판매왕 점주에게 오히려 주의 줘

입력 2016.04.23 03:05

스즈키의 경영 방식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전(前) 회장은 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회사를 키운 인물이다.

세븐일레븐의 모회사이자 식품 잡화 판매 업체였던 이토요카도(伊藤羊華堂)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던 스즈키 회장이 창업주 일가를 제치고 그룹 회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경영기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븐일레븐
블룸버그
스즈키 회장 경영 기법의 정수는 '팀 머천다이징(team merchandising)'이다. 스즈키 회장은 거래처와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했다. 물류화 정보 시스템도 거래처와 함께 만들어 나갔다. 그러면서도 거래처에 출자는 하지 않았다. '자본을 넣으면 응석받이가 된다'는 것이 스즈키 회장의 지론이었다. 회사 돈이 거래처에 들어가게 되면 엄격하게 관리·감독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스즈키 회장이 거래처에 요구한 품질의 기준은 매우 높았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세븐앤드아이홀딩스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거래처들은 자연스레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됐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에도 제조사 이름을 명기해 PB 상품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거래처들을 유인한 것도 스즈키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상품의 재고를 품목별로 철저히 파악해 잘 팔리는 물건은 남겨두고, 그렇지 못한 상품은 매장에서 치워버리는 '단품관리(單品管理)'라는 재고 관리 기법도 스즈키 회장이 고안한 경영기법이다. 스즈키 회장은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낸 기업을 최우선 거래처로 삼았다. 스즈키 회장은 2004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단품관리 경영기법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일반 제조회사의 상품보다 비싼 가격의 PB 상품을 내놓는 역발상으로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뒀다. 당시 스즈키 회장은 가격보다는 품질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세븐일레븐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의 PB 상품은 현재 매년 매출을 약 1조엔 올리고 있다. 생산하는 상품만도 약 1600품목에 이른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상품을 모두 팔아 매진을 기록한 매장 점주에게 오히려 주의를 준다. 물건이 매진된 이후 찾아온 고객들은 해당 상품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매장을 탓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진은 일종의 '결품(out of stock)'이라는 것이 스즈키 회장의 생각이다. 스즈키 회장은 "결품은 곧 발주 착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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