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산업 거품 꼈다고? 아니, 전 세계 GDP 15조 달러 늘릴 기회

    •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입력 2016.01.09 03:04

새로운 물결, 산업 소프트웨어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테크 버블(기술 산업 거품)은 진짜 있는가? 2011년부터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디지털 기술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테크 버블론(論)이 이어지고 있다. 첨단 기술 산업의 거품이 2000년 인터넷 기업의 닷컴 버블처럼 결국 터질 것이란 전망인데, 이는 디지털 기술 혁신이 이뤄낸 성과를 간과한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미 우리 삶 속에서 막대한 가치를 창출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경제 규모만 3000억달러(약 355조원)에 달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산업 분야에서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앞으로 10년간 산업 분야의 생산성을 8조6000억달러(약 1경200조원)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개인 소비자 대상 인터넷 시장이 만들어낼 미래 가치의 두 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새로운 혁신의 물결은 온디맨드(on-demand·주문형) 서비스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헬스케어,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전력, 운송 등 산업 분야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산업 소프트웨어가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다. 우리는 전기 없이 생활하는 10억명에게 에너지를 제공하고 수억명의 빈곤층을 가난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이제 더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현재 산업 소프트웨어 경제 규모는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규모보다 작지만, 앞으로 가치 창출 잠재력은 훨씬 크다. 예전에는 IT(정보기술)와의 연결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각 산업과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비즈니스의 중심에 둬야 하는 시대다. 이제 과학 자체만으로는 과학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됐을 때의 경쟁력을 당해낼 수 없다.
산업소프트웨어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디지털 산업 시대에는 산업용 기계가 소프트웨어를 만나 더 강력하고 똑똑해진다. 데이터 모델링을 통해 기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업그레이드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항공기 엔진, 발전소, 풍력 터빈 등 기계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은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일으킬 토대를 만들었다. GE가 출시한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를 이용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개발자는 2016년에 약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안에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산업 인터넷 부문의 가치는 개인용 인터넷 부문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산업 회사들이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데이터 과학자가 모여 산업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새로운 데이터 서비스를 개발해 여러 산업에 활용하는 것과 특정 산업이나 기계의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 비효율성을 없애고 생산성을 높이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산업 인터넷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15조달러 늘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산업을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산업용 기계를 인터넷 세계와 결합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 이를 통해 혁신이 일어나고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다만 산업계가 먼저 개방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우리는 세상의 진보를 이끌 디지털 산업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다. 만일 우리에게 한계가 있다면 그것은 상상력의 한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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