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달러화의 과도한 가치 상승 ②신흥국들의 경제 위기 ③주식 시장의 불안정성
내수·투자 늘리고 부채 줄이고… 양측 모두 시스템 바꾸지 않으면 美 성장둔화·유럽 회복지연 가능성
앞으로 몇 주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 중앙은행(ECB)은 아주 대조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거의 10년 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반면 ECB는 반대로 금리를 내리려 할 것이다. ECB가 금리를 내릴 경우 이미 마이너스인 일부 정부채 금리(유통수익률)는 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 다른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각자가 추구하는 개별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각국 정책이 반대로 갈 경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일부 경제 지표가 (강력하지는 않지만) 회복세이고, 기준 금리가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될 경우 금융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번 행보는 연준이 경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이 이번에 기준 금리를 올리는 것은 단순히 금융을 자극하는 가속 페달을 덜 밟겠다는 뜻이 아니다. 앞으로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유럽의 상황은 반대다. ECB는 부진한 경제 성장,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 파리 테러사건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 미국과는 다른 경제 상황을 맞고 있다. 이 때문에 ECB는 대출 금리를 더 낮추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양적 완화 정책을 지속할 예정이다. 금융을 자극하는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을 것이란 뜻이다. 이는 예상보다 더 큰 규모로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원칙대로 한다면, 각국은 자국의 경제 정책이 국제적으로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예상하고, 그 효과가 결국 자국에 어떻게 되돌아올지도 계산한 후 정책을 실행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이는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한 결과물은 시장으로 떠넘겨질 것이다.
특히, 채권과 외환 시장이 미국과 유럽의 반대 방향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벌써 미국과 독일의 채권 시장은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과 독일의 국고채 금리 차이가 커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미 달러화(貨)는 유로화뿐 아니라 다른 화폐와 비교해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달러화의 과도한 가치 상승이다. 미국 정부가 달러화의 가치 상승으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오랫동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미국 기업들은 달러화 강세 때문에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정부에 '강력한 화폐 전쟁'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둘째로는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다. 달러화는 많은 국가와 기업에서 기축 통화로 쓰이기 때문에 달러화의 급격한 가치 상승은 달러화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국가와 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특히 신흥국의 기업들은 그동안 상당히 많은 돈을 달러화로 빌렸고, 달러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낮았다. 결국 수입과 지출에서 자산과 부채의 화폐 불일치(미스매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는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금리와 환율이 급변하면 다른 시장, 특히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주식 브로커들은 규제 당국과 시장 제약 때문에 경기 흐름과 맞서는 역할(경기가 나빠져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가격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지게 되고, 몇몇 자산 포트폴리오가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이런 불안정성을 개선하기는 상당히 힘든 일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예정된 수순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이 내수와 투자를 늘리고, 부채를 줄이는 등 시스템을 바꾸는 다양한 정책을 취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의 위험은 줄일 수 있다. 반대로 각국이 상반된 통화 정책을 펼칠 경우 이는 위의 세 가지 문제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 유럽의 경제 회복 지연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이런 위험을 줄일 의지가 없어 보인다.
앞으로 연준이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고, ECB가 양적 완화 정책을 확대할 때 최선의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그렇지 못할 경우, 또다시 금융과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될 것이고, 모두 그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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