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한 창업자들을 도와 100여개의 샤오미를 복제해내기를 원한다. 가전과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영역에서 모든 사람들이 과학기술의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의 포부와 맥이 닿는다. 샤오미 폰의 운영체제인 MIUI를 표준으로 사용하는 협력 업체들이 이미 20여 개에 이른다. 원가 수준에 하드웨어를 팔 수 있는 샤오미의 경쟁력을 중국 업계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샤오미의 생태계 사슬에는 콘텐츠 업체도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11월 1000만달러에 중국 최대 영상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유쿠-투더우 일부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샤오미는 유쿠-투더우와 경쟁 관계인 중국 2위의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앞서 신랑왕(시나닷컴)의 뉴스 부문에서 17년 일한 ‘중국 인터넷언론의 대부’로 불리는 천퉁 국장을 부총재로 영입해 10억달러의 콘텐츠 투자를 일임했다. 유쿠-투더우의 구융창 최고경영자는 "윈윈하는 길을 찾을 뿐이다"라며 "샤오미의 생태계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샤오미의 행보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제품 발명보다는 산업을 창출하라"는 조언을 떠올리게 한다. 드러커는 영국 물리학자 조지프 스완의 전구 특허를 에디슨이 사들여 사용할 만큼 그의 기술이 에디슨보다 뛰어났지만 승리는 에디슨이 거머쥐었다고 지적했다. 에디슨이 전력회사에서 공급한 전기에 맞게 전구를 설계하고, 전선을 가설할 권리를 얻고, 배전 시스템을 확보하는 식으로 전력산업의 생태계를 염두에 둔 덕분이라는 게 드러커의 분석이다.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의 발전 목표는 과거 일본의 소니나 지금 한국의 삼성처럼 한 국가의 업종 전체를 일으켜 세우는 선도자가 돼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중국의 우수한 첨단기술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중국의 가전산업 전체가 우수한 ‘신궈훠(新國貨)’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는 희망도 밝혀왔다. 신궈훠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중국의 혁신 제조상품이라는 게 리완창의 설명이다.
과거 좋은 제품은 대부분 미국·유럽·일본·한국 등에서 만들었지만 중국 경제의 지속 발전으로 중국 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샤오미의 임무가 중국 제품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을 바꿔 놓는 것"이라는 레이쥔 회장의 공언이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 중국이 환율 전쟁 촉발 시켰다고?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은 예견돼 있었다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교수
- 가난한 농부의 밭에 '수퍼 씨앗'을 뿌려라, 재앙 벗어나려면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
- "에로스도 자본이다" 배정원 기자
- 비즈니스 리더에 꼭 필요한 건 뉴 하드 스킬 온혜선 기자
- 대륙의 실수라던 샤오미… 삼성을 위협하다 오광진 국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