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Pfizer), 머크(Merck) 등 글로벌 제약 산업을 선도해 온 대형 제약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던 사업 기반 자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 산업의 중심 축이 전통적인 케미컬(화학약품) 분야에서 항체 의약품 등의 바이오 약품 영역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는 점, 대표적 의약품들의 특허 기간 만료로 인해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상실하고 있는 점 등이 글로벌 대형 제약업체들이 직면한 핵심 이슈다.

전문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년 특허 만료 대상이 되는 의약품 시장 규모는 40조원을 웃돌며, 이 시장은 거의 예외 없이 후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제네릭(generic·복제) 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런 '특허절벽' 효과로 인해 거의 모든 글로벌 대형 제약 업체들이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깊숙이 빠져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전문 업체인 암젠,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암젠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과거 5년간 매출 성장률은 각각 연평균 7%, 33%대에 달한다.

마이너스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대형 제약업체들은 신약 개발 및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약 산업이 지닌 '블록버스터형' 속성(할리우드 영화와 같이, 10편에 투자를 해서 1편만 대히트를 치더라도 나머지 실패작들에 투입된 비용뿐만 아니라 막대한 수익 실현을 기대할 수 있는 속성)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전략적 선택이다. 또한 고객 세그먼트 세분화 및 신약 개발 R&D 프로세스 관리 고도화 등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