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예측, 누구 말이 맞을까

입력 2015.06.13 03:03

전문가 "저유가 기조" vs. 햄 회장 "75~85달러까지 오를 것"

지난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생산량 30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과잉 공급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OPEC이 셰일 업계를 상대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레오니드 버시스키(Bershidsky)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생산국이 각각 원유 생산량을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있어 유가 하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럴드 햄 회장은 조금 다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속적 석유 수요 증가와 단기적 생산 약화로, 유가는 연말까지 75~85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OPEC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OPEC이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점유율은 이제 3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예전과 같이 마음대로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게 된 겁니다. (시장을 지배하는 판도가 바뀜에 따라) 수요와 공급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겁니다."

햄 회장의 말은 셰일 업계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OPEC이 시장을 독점했던 시기에는 생산량 조절을 통해 유가를 마음대로 올렸다 내릴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시장 지배력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OPEC이 석유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비(非)OPEC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유가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OPEC도 셰일 업계의 영향력과 점유율 확대를 인정하는 가운데 가격 인하 경쟁은 끝나고, 양자가 새로운 가격과 점유율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셰일 업계는 지난달부터 생산량을 줄이고 있고, 유가는 올 초까지 보인 급락 양상을 벗어나 다소 반등한 채 옆걸음질하고 있다.

햄 회장은 "현재 미국 의회에 원유 수출 금지 조항을 해제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통과되면 미국이 주요 에너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 유가도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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