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비는 '혁신' 강박증?

    • 최흡 위비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5.05.25 04:00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드디어….”
신문을 읽고 있던 배정원 기자가 감개무량한 표정이 되더니 한마디 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했는데, 당혹스러운 말이 이어집니다.
“우리 위클리비즈 커버 스토리 기사에 ‘혁신’이나 ‘재창조’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은 거 말이에요. 이번이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이전에 안 나온 게 언제인지 기억도…. 좋은 말도 한두번이지요.”

몇초간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 위비는 혁신 강박증?

위클리비즈에 최근에 게재된 인터뷰들 대부분이 ‘혁신’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전주에 나왔던 루커스필름의 캐서린 케네디 CEO와의 인터뷰에 ‘혁신’관련 내용이 없었는데, 그 주에는 커버스토리와 비슷한 비중으로 4~5면에 나갔던 바스프 회장 인터뷰가 혁신과 재창조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이 인터뷰가 커버스토리로 안나갔던 것은 4년 전쯤에 바스프 전임 CEO 인터뷰를 위클리비즈에서 다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위클리비즈는 혁신 강박증에 걸린 것 같기도 합니다. 배정원 기자는 ‘혁신’ 기사를 한 주 안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커버스토리에만 없지 지난주에도 있었습니다. 위클리비즈 2면에 실린 영국 동네서점 ‘헤이우드 힐’ 이야기가 ‘혁신’과 관련된 얘기죠.
[Weekly BIZ] 영국 동네 서점, 마법 같은 이야기

그러나 사실은, 위클리비즈뿐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CEO들이 혁신 강박증이 아닐까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거의 모든 기업들이 큰 고통을 경험했고, 위기 이후 회복과정에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해서 앞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위기의식은 전세계 구석구석의 모든 기업들이 공유하는 인식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혁신’이란 키워드가 많은 인터뷰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다만, ‘혁신’이란 총론적인 포괄적인 키워드 하나를 해법으로 제시해 놓는다면 그건 또 그대로 이른바 ‘공자님 말씀’에 그치는 안이한 것이 아닐까요. 구체적으로 뭘 할 것인가, 그게 방향에 맞는 것인가, 한발짝 더 나가지 않으면 그건 그야말로 ‘강박증’과 불안에서 멈추고 말겠죠.
역시 그런 점에서 그동안에 위클리비즈 인터뷰에서도 뭔가 좀 더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도 생각해봤습니다. 뭐 그런 생각 자체가 일종의 ‘혁신’에 해당하는 얘기겠습니다만 말이죠.

지난 주(5월23~24일자) 위클리비즈 커버 스토리는 오랜만에 ‘혁신’이란 말을 꺼내지 않은 AT커니 오릭회장의 인터뷰였습니다.



[Weekly BIZ] CEO의 함정… 다 챙기려다 다 놓친다

그가 얘기한 것들이 사실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CEO는 단순 행정적 업무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쉬는 시간을 갖고, 여기저기서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란 얘기는 유명한 얘기이기도 하고, 최근 몇년간 인문학 강의가 유행하게 된 계기도 그런 것이죠.

다만 그 스스로가 역사학을 전공한 ‘다른 시각’의 소유자이고, 한때 내리막길었던 AT커니가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된 것이 컨설턴트들이 다시한번 자기 회사를 사들인 후 민주적인 경영에 나선 후였다는 것 등 회사 자체의 경험은 독자여러분과 공유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마지막 코멘트가 삼성이나 현대에 가라는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서라도 창업하는 게 낫다는 다소 도발적인 말입니다. 이런저런 반응이 나옵니다만, 이 문제에 대해 나중에 좀 더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국 총선을 마치고

최근 경제학계에서는 유난히 격렬한 논쟁이 많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벤 버냉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논쟁에 이어, 이번에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학 교수의 논쟁이 있었죠.

위클리비즈 7면은 이 과정에서 벌어진 로버트 스키델스키 영국상원의원(폴 크루그먼 교수와 입장이 같습니다)과 퍼거슨 교수의 기고를 각각 실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실명을 걸어 비난하고 있고, 글 형식까지 서로 대구를 이뤄 논쟁을 벌였죠.


[Weekly BIZ] 영국 경제판에 다시 소환된 '케인스주의'

몇가지 관련기사를 소개합니다.

일단 얘기는 폴 크루그먼 교수로 먼저 갑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2008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이기도 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줄곧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긴축정책이야말로 써서는 안될 정책이라고 주장해 왔죠.
그의 주장은 2013년에 나온 이 책으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돈 찍어내야 산다"

그의 주장을 놓고는 대단히 많은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유럽의 위기는 대부분 재정위기에서 비롯됐는데 오히려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어야 한다니, 여기 대해 반론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격렬한 반대자가 하버드대 ‘사학과’ 교수였던 니얼 퍼거슨이었습니다.
경제사학자 퍼거슨(하버드대(大) 교수), 크루그먼(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도전장
재정정책을 중요시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 경제학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퍼거슨은 이른바 시장자유를 중시하는 보수학자였습니다. 이때문에 이념문제가 섞인 복잡한 싸움이 됐고, 인신공격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으로까지 연결됩니다.
[글로벌 이슈 & 피플] 논객들, 알고보니 검객?

크루그먼과 퍼거슨은 그 후에도 틈나는대로 대립합니다.
퍼거슨-크루그먼, 또 美정책 설전

뿌리깊은 이들의 대립에 다시한번 기름을 끼얹은 것이 이달 초 있었던 영국 총선이었습니다. 영국 보수당 정부는 그동안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쳐왔습니다. 긴축정책이 옳았는가는 선거 쟁점중의 하나였죠.
한데 백중일 것 같았던 선거는 의외로 보수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국내 언론들도 모두 (돈을 풀자는)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승리로 해석을 했습니다.
英국민, 복지보다 '경제' 선택
英國, '55만명 일자리 기적'이 '포퓰리즘 복지'를 눌렀다(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한데 이런 해석에 대해 크루그먼은 바로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생각없는 사람들의 승리’란 칼럼을 통해 (자신이 권하는 재정확대를 마다하고)긴축을 지지하는 듯한 영국민들의 선택을 비판했죠.
Triumph of the Unthinking(영문)
이러자 다시 퍼거슨이 나섰습니다.
퍼거슨은 파이낸셜 타임즈에 게재한 글에서 다시한번 크루그먼을 비난하면서 ‘영국 노동당은 케인즈를 탓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쉽게 말해 케인즈의 정책을 노동당이 받아들였는데, 노동당이 패한 것은 (긴축을 하지 말고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케인즈주의자의 논리가 틀렸기 때문이라는 얘기죠.
The UK Labour party should blame Keynes for their election defeat(영문)

두 사람의 칼럼은 각각 영국의 특정 정당의 입장과 겹치다 보니 반론이 다시 나오기 시작합니다.
퍼거슨의 칼럼에 대해 영국내의 사학자이기도 한 스키델스키 의원이 반론을 펼쳤고, 퍼거슨은 다시 재반박을 펼치는데, 이 두가지 칼럼이 바로 위클리 비즈 7면에 실린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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