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5.05.04 04:00
지난 주(5월2~일자) 위클리비즈의 커버 스토리는 유명한 ‘뽀샵’의 주인공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CEO 인터뷰였습니다.
최근 세계를 이끌어가는 것은 소프트웨어 업체라곤 합니다만, 어도비처럼 이전 세대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사실 좀 상황이 다릅니다. 금융위기 이후에 상당히 위기가 있었고 시장상황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기 당시 쏟아졌던 비판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갔죠.
좀 더 실감나는 묘사가 필요하다 싶어, 기사를 쓰던 배정원 기자에게 “당시 비판은 어떤 스타일이었지? 꾸짖는 스타일이었나, 아니면 비꼬는 스타일이었나?”라고 물어봤습니다.
◆ 이 제스처를 아시나요
한데 배기자는 “당시 기사를 보면요, 어도비의 계획이란 글자에다…”라고 말한 후 갑자기 양손을 들어 V포즈 2개를 만들어 보이더니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두번 구부렸습니다. 그리고선, “이랬으니 비꼰 거죠!”라고 말하더군요.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기사에 그런 동작을 썼단 말인가?”
이번엔 배 기자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그냥 계획이라고 하지 않고…”라고 말하더니 다시한번 동작을 반복합니다. 그리고선 “이거 붙였으니 비꼰 거라고 해석해야죠.”
멍청하게 얼어붙어 있다가 약 1분 후에 말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허공 긁는 거, 그거 혹시 ‘따옴표’ 라는 얘기냐?”
그랬더니 갑자기 옆에 앉아있던 조선비즈 국제팀(위비경영연구소와 조선비즈 국제팀은 마주보고 앉아있습니다) 기자들이 일제히 큰 소리로 왁자지껄 웃습니다.
소리 높여 웃던 유한빛 기자가 “부장 정말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지금까진 뭘로 생각했어요?”라고 묻습니다.
“그동안 외국사람들 만났을 때 한두번 보긴 했는데, 다들 그거 하면 웃는 분위기가 돼서 물어볼 상황이 안 됐고…”
“그거 외국 애들 많이 써요. 보세요, 정윤이도 부장이 몰랐다고 웃고 있잖아요.”
과연 보니 국제팀 막내 김정윤 기자도 구석에 숨어 얼굴을 돌리고 웃고 있습니다.
어쨌든 바쁘고 힘든 마감 날에 다 같이 한번 웃었으니 잘 된 일이긴 합니다.
다만 이렇게까지 후배들이 격렬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혹은 국제감각이 떨어진 ‘외계인’ 이 된 것일까는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주위에 이 제스처의 뜻을 아는지 물어봤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모르고(물론 아시는 분도 있습니다), 일부에선 ‘개그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 ‘헐리우드 배우들은 가끔 하던데, 강조할 때 쓰는 것 아닌가요?’라는 얘기도 하더군요.
물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것은 (앞뒤로) 따옴표를 찍는 시늉이고, 남의 얘기를 하면서 따옴표를 찍는 시늉을 한다는 것은 ‘소위’, ‘이른바’란 뜻이니 “그사람은 그렇게 얘기하지만 난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라는 뜻이고, 특정 단어를 쓰면서 그 얘기를 하면 어떤 경우는 따옴표를 찍어 강조하는 경우도 되겠습니다.
한 나라에서, 좁은 사무실에 같이 있어도 어떤 때는 다른 소통체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생활 속에서는 훨씬 많은 무엇인가가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세계를 이끌어가는 것은 소프트웨어 업체라곤 합니다만, 어도비처럼 이전 세대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사실 좀 상황이 다릅니다. 금융위기 이후에 상당히 위기가 있었고 시장상황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기 당시 쏟아졌던 비판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갔죠.
좀 더 실감나는 묘사가 필요하다 싶어, 기사를 쓰던 배정원 기자에게 “당시 비판은 어떤 스타일이었지? 꾸짖는 스타일이었나, 아니면 비꼬는 스타일이었나?”라고 물어봤습니다.
◆ 이 제스처를 아시나요
한데 배기자는 “당시 기사를 보면요, 어도비의 계획이란 글자에다…”라고 말한 후 갑자기 양손을 들어 V포즈 2개를 만들어 보이더니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두번 구부렸습니다. 그리고선, “이랬으니 비꼰 거죠!”라고 말하더군요.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기사에 그런 동작을 썼단 말인가?”
이번엔 배 기자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그냥 계획이라고 하지 않고…”라고 말하더니 다시한번 동작을 반복합니다. 그리고선 “이거 붙였으니 비꼰 거라고 해석해야죠.”
멍청하게 얼어붙어 있다가 약 1분 후에 말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허공 긁는 거, 그거 혹시 ‘따옴표’ 라는 얘기냐?”
그랬더니 갑자기 옆에 앉아있던 조선비즈 국제팀(위비경영연구소와 조선비즈 국제팀은 마주보고 앉아있습니다) 기자들이 일제히 큰 소리로 왁자지껄 웃습니다.
소리 높여 웃던 유한빛 기자가 “부장 정말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지금까진 뭘로 생각했어요?”라고 묻습니다.
“그동안 외국사람들 만났을 때 한두번 보긴 했는데, 다들 그거 하면 웃는 분위기가 돼서 물어볼 상황이 안 됐고…”
“그거 외국 애들 많이 써요. 보세요, 정윤이도 부장이 몰랐다고 웃고 있잖아요.”
과연 보니 국제팀 막내 김정윤 기자도 구석에 숨어 얼굴을 돌리고 웃고 있습니다.
어쨌든 바쁘고 힘든 마감 날에 다 같이 한번 웃었으니 잘 된 일이긴 합니다.
다만 이렇게까지 후배들이 격렬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혹은 국제감각이 떨어진 ‘외계인’ 이 된 것일까는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주위에 이 제스처의 뜻을 아는지 물어봤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모르고(물론 아시는 분도 있습니다), 일부에선 ‘개그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 ‘헐리우드 배우들은 가끔 하던데, 강조할 때 쓰는 것 아닌가요?’라는 얘기도 하더군요.
물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것은 (앞뒤로) 따옴표를 찍는 시늉이고, 남의 얘기를 하면서 따옴표를 찍는 시늉을 한다는 것은 ‘소위’, ‘이른바’란 뜻이니 “그사람은 그렇게 얘기하지만 난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라는 뜻이고, 특정 단어를 쓰면서 그 얘기를 하면 어떤 경우는 따옴표를 찍어 강조하는 경우도 되겠습니다.
한 나라에서, 좁은 사무실에 같이 있어도 어떤 때는 다른 소통체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생활 속에서는 훨씬 많은 무엇인가가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결론은 ‘조롱하듯’이란 한 단어를 넣고 번역에 다소 융통성을 넣어 기사를 썼습니다.
어떤 문장에서 일어났던 사건일지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Weekly BIZ] 다들 미쳤다고 할 때 깨고 나갔다
◆ 얼마나 공감하느냐
위비연구소장직을 맡고 나서 첫날 바로 ‘재고 기사’ 조사에 나섰습니다.
리스트를 보니 가장 위에 ‘토털 리더십 스튜어트 프리드먼 교수 인터뷰’란 기사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추신을 보니 ‘커버 스토리’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한데 기자 이름이 오윤희 기자입니다. 오윤희 기자는 이미 조선일보 국제부로 발령받아 부서를 옮긴 상태였습니다.
“이 기사는 필자가 다른 부서로 갈때까지 왜 신문에 안 실렸지?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라고 물어봤는데, 전부다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가장 고참인 최현묵 기자가 입을 뗍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 보다는 우선순위에서 다른 기사가 먼저 나가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한데 한 번 읽어 보신 후에 판단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왜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렸지?”하고 물으니, 전부 “그게 뭐랄까…”라고 다시한번 난감한 표정이 됩니다.
그래서 초고 상태의 인터뷰를 읽어 봤습니다. 읽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토털 리더십’이란 이론은 이른바 회사일과 개인생활이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회사일을 하느라 가정에 소홀해지는 식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죠. 프리드먼 교수는 인간의 삶을 일-가정-자기자신-지역사회 넷으로 구분한 뒤 각각의 교집합을 만들어 키워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세마리, 네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식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고, 주위 사람들도 거기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얘기합니다. 스스로가 자신의 리더가 되는 것이죠.
한데 과연 그게 가능한 것일까요?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과 가정을 교집합처럼 만들어 놓거나, 자기자신의 취미나 지역봉사같은 것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게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요? 그런 교집합이 커질 경우 한 곳의 리스크가 다른 곳의 리스크로 전이될 위험은 없는 것일까요?
사실,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는 꺼려지는, 어떤 경우엔 참고 살 수 밖에 없는 불행한 여러가지 많은 케이스가 순식간에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아! 그래서 모두들 난감한 표정이구나.
인터뷰를 한 오윤희 기자도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터뷰에 나선 듯 합니다. 그래서 인터뷰 전체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요”라는 식의 질문에 “해보면 됩니다. 잘 하는 실례가 있어요. 이미 검증됐습니다”라는 식의 답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기사는 ‘다시’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결정을 피할 순 없죠. 지난 주 지면회의때 다시한번 얘기를 꺼냈습니다.
윤형준 기자는 “확실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토털 리더십은 이미 여러 곳에서 인정받는 이론이기도 하고, 일과 가정을 놓고 고민하는 여러 사람에게 일종의 ‘응원 메시지’로도 읽힙니다”라고 의견을 내놓더군요.
결국 ‘이런 스타일의 이론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명분을 얹어 게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커버스토리’ 대신에 2면에 인터뷰로 처리했습니다. 오랫동안 산고를 겪은 한 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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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도 생각합니다.
‘토털 리더십’이란 것은 혹시 문화적인 차이에서, 미국이란 상황 하이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좀 더 이런저런 취재를 해 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양론을 적어주는 방식으로 처리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쉬움은 남습니다.
참고할만한 링크를 소개합니다.
프리드먼 교수의 저서 ‘토털 리더십’은 우리나라에 ‘와튼스쿨 인생특강’이란 제목으로 나와 있습니다.
[經-財 북리뷰] 와튼스쿨 인생특강
기사를 보면 이런 토털 리더십을 잘 실현한 인물로 셰릴 샌드버그를 들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대해서 ‘과연 샌드버그, 혹은 기사에 언급된 미셸 오바마 같은 사람은 그야말로 예외적인 케이스가 아니겠느냐(최현묵 기자)’는 의견도 나오더군요. 또 샌드버그란 사람은 기본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토털 리더십의 문제를 여성의 문제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논점을 흐릴 수 있는 얘기고, 그래서 다른 예가 필요하지 않았느냐 하는 얘기(배정원 기자)도 나왔습니다.
샌드버그의 경우 위클리비즈가 인터뷰한 일이 있습니다.
[Weekly BIZ] [Cover Story] 구글·페이스북의 금맥을 찾은 여인
역시 여성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양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존 그레이의 반론도 위클리비즈가 인터뷰한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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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버그는 일요일 아침에 남편과 갑작스럽게 사별하게 됐습니다. 위클리비즈에서 언급되고 하루 뒤의 일이라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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