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5.04.04 03:02
[Cover Story] 英 최고 지성 노리나 허츠 런던대 교수 "전문가를 의심하라"
영국 주간지(誌) 이코노미스트는 1984년 직업군(群)이 다른 네 그룹에 10년 후 세계경제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해 보라고 했다. 10년 뒤 현실에 가장 근접하게 예측한 그룹은 다음 중 어디일까?
①전직 재무부 장관들 ②글로벌 기업 CEO들 ③옥스퍼드대 학생들 ④청소부들.
10년 뒤, 이코노미스트가 답변을 검토해 본 결과, 1등은 놀랍게도 청소부 그룹이었다. 참고로 전 재무부 장관 그룹이 꼴찌를 차지했다.
①전직 재무부 장관들 ②글로벌 기업 CEO들 ③옥스퍼드대 학생들 ④청소부들.
10년 뒤, 이코노미스트가 답변을 검토해 본 결과, 1등은 놀랍게도 청소부 그룹이었다. 참고로 전 재무부 장관 그룹이 꼴찌를 차지했다.
재무부 장관은 경제 분야 전문가다. 그런데 왜 이들의 예측이 청소부의 예측보다 정확하지 못했던 걸까. 노리나 허츠(Hertz· 48·사진) 영국 런던대(UCL) 교수는 "사람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고, 그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틀립니다. 뮤추얼 펀드 매니저의 70%가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낮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소비자들이 전문 투자 자문가에게 받은 부적절한 조언 때문에 매년 200억~300억유로의 손해가 발생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무조건 의심하거나, 의사를 만나지 말고 병을 자가 진단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무의식적으로 '직함'에 이끌려서 맹신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책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를 낸 허츠 교수를 위클리비즈가 지난 2월 런던 자택에서 만났다. 허츠 교수는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저서 '소리 없는 정복'과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한 책 '부채 위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런던의 자택으로 그를 초대해 점심을 함께 하며 세계화와 민주주의에 관한 그의 지론을 들었고, 고(故)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도 그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를 '영국 최고 지성'으로 꼽았다.
책의 아이디어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허츠 교수는 6년쯤 전 큰 병에 걸려 전 세계 유명 병원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어디서도 딱 떨어지는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는 "의사라면 병에 관한 한 전문가들인데도 서로 의견이 달라 섣불리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의사들도 6번 중 1번은 오진을 한다고 합니다. 암이 있는데 암이 없다고 말할 확률이 무려 17%나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지금 의사와 같은 전문가들에게 중독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매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멈췄어요. 그래서 전문가에게 의존하게 됐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어요. 한 성인 집단에 전문가의 조언을 고려해 금융에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스캐너로 이들의 두뇌 활동을 측정했더니 전문가가 조언하는 순간에 두뇌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위가 아예 스위치를 꺼 놓은 것처럼 활동이 멈춘 겁니다."
―전문가의 말이라고 해도 섣불리 믿지 말고, 최후까지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생각하고 판단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인간은 하루에 1만 개가 넘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건강 문제든, 비즈니스든, 인간 관계든 인생의 앞으로 5년, 10년을 좌우할 결정들도 있습니다. 이런 결정은 그냥 쉽게 내려선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쉬운 결정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마저도 뇌의 스위치를 꺼버린 상태로 내리려고 합니다. 이른바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 탓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우리의 지적 능력과 판단력을 조금씩 상실해 갈 겁니다."
허츠 교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결국 뇌의 스위치를 켜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더 개발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내리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 우위가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먼저 스스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왔다면, 스스로 지식을 모으고 독립적으로 생각해서 예상 가능한 질문과 답변을 머릿속에 정리해둬야 합니다. 정 안 되면, 도울 사람이라도 찾아봐야죠.
둘째는 '나그네쥐'가 되지 말라는 겁니다. (나그네쥐는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이동하다가 많은 수가 한꺼번에 죽기도 한다·편집자 주)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겁니다. 다윈,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파스퇴르가 주장한 과학적 견해는 처음에는 모두 거부당하고 멸시받았습니다.
셋째는 담당 전문가의 실적을 확인하는 겁니다. 전문가의 평가와 예측은 지금까지 얼마나 잘 들어맞았는지,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풍부한 경험을 쌓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는 전문가가 지나칠 만큼 자신만만하면 빨리 도망치라는 겁니다. 가장 똑똑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은 늘 남에게서 배우려는 열정을 보입니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사람일수록 자만심이 가득한 경우가 무척 많아요. 사실 시대가 불안할수록 우리는 전문가들이 '확신에 찬' 주장을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확신에 찬 태도가 능력이라고 믿죠. 그러나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전문가들은 이를 부정하는 전문가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전문가들을 다양한 의견과 주장, 그 근거를 늘어놓는 '조사관' 정도로만 여기는 게 좋습니다."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의사들도 6번 중 1번은 오진을 한다고 합니다. 암이 있는데 암이 없다고 말할 확률이 무려 17%나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지금 의사와 같은 전문가들에게 중독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매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멈췄어요. 그래서 전문가에게 의존하게 됐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어요. 한 성인 집단에 전문가의 조언을 고려해 금융에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스캐너로 이들의 두뇌 활동을 측정했더니 전문가가 조언하는 순간에 두뇌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위가 아예 스위치를 꺼 놓은 것처럼 활동이 멈춘 겁니다."
―전문가의 말이라고 해도 섣불리 믿지 말고, 최후까지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생각하고 판단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인간은 하루에 1만 개가 넘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건강 문제든, 비즈니스든, 인간 관계든 인생의 앞으로 5년, 10년을 좌우할 결정들도 있습니다. 이런 결정은 그냥 쉽게 내려선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쉬운 결정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마저도 뇌의 스위치를 꺼버린 상태로 내리려고 합니다. 이른바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 탓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우리의 지적 능력과 판단력을 조금씩 상실해 갈 겁니다."
허츠 교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결국 뇌의 스위치를 켜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더 개발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내리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 우위가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먼저 스스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왔다면, 스스로 지식을 모으고 독립적으로 생각해서 예상 가능한 질문과 답변을 머릿속에 정리해둬야 합니다. 정 안 되면, 도울 사람이라도 찾아봐야죠.
둘째는 '나그네쥐'가 되지 말라는 겁니다. (나그네쥐는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이동하다가 많은 수가 한꺼번에 죽기도 한다·편집자 주)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겁니다. 다윈,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파스퇴르가 주장한 과학적 견해는 처음에는 모두 거부당하고 멸시받았습니다.
셋째는 담당 전문가의 실적을 확인하는 겁니다. 전문가의 평가와 예측은 지금까지 얼마나 잘 들어맞았는지,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풍부한 경험을 쌓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는 전문가가 지나칠 만큼 자신만만하면 빨리 도망치라는 겁니다. 가장 똑똑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은 늘 남에게서 배우려는 열정을 보입니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사람일수록 자만심이 가득한 경우가 무척 많아요. 사실 시대가 불안할수록 우리는 전문가들이 '확신에 찬' 주장을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확신에 찬 태도가 능력이라고 믿죠. 그러나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전문가들은 이를 부정하는 전문가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전문가들을 다양한 의견과 주장, 그 근거를 늘어놓는 '조사관' 정도로만 여기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의 생각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어떻게 의심해야 할까요.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직접 수집해야 합니다. 오늘날에는 아주 손쉽게 정보를 모을 수 있어요. 컴퓨터와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에서 고객 데이터를 직접 받아서 분석해 볼 수 있고, SNS를 이용해 지인 100명의 의견을 한 시간 만에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진리가 담겨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후쿠시마 원전 사건이었죠. 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 정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일 '방사능에 대해 걱정 마라' '잘될 것이다'라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를 미심쩍어하던 몇몇 사람이 스스로 개인용 방사능 측정기를 구매해 각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어요. 시민들은 웹사이트에서 일본 각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 형태로 하나둘씩 쌓인 정보는 결국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시의적절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정보 중에는 쓸모 있는 '정보'보다 쓸데없는 '소음'이 훨씬 많습니다. 어떻게 이를 가려낼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결정을 앞둔 순간이라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두고 세 가지를 자문해보세요. 먼저, 누가 정보를 제공했는지 봐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정보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그 사람의 신원과 배경은 무엇인지를 보세요. 둘째는 그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직접 목격해서 본인이 만든 정보인지, 아니면 그냥 주워들은 이야기를 종합한 것인지, 정보가 지금 타이밍에 적절한지, 과거의 정보를 이용해서 헷갈리게 하는 건 아닌지를 보세요. 셋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지, 그들이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적어도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인지 등을 놓치지 마세요."
결정 과정은 복잡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허츠 교수는 "IT의 발전으로 빠르고 쉽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지만, 여기에 빠져 있다가는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참사가 터졌습니다. 이 우주왕복선은 16일간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다가 공중분해됐습니다. 이 사고로 우주비행사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컬럼비아호가 이륙할 때 외부 연료 탱크에서 떨어진 서류가방 크기의 단열재 조각이 비행선의 왼쪽 날개와 충돌했고, 이 때문에 우주선이 대기권으로 돌아올 때 강한 열을 견디지 못한 겁니다. 애초에 이 문제가 왜 생겼을까요? 가장 근원적인 요인은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임원들과 엔지니어들이 정보를 교류할 때 사용한 '파워포인트' 컴퓨터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었던 걸로 나타났어요.
컬럼비아호가 지구를 도는 동안 엔지니어들은 단열재 조각이 비행선에 부딪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알아내기 위해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는 '비행 전 모의실험에 사용한 단열재 조각은 실제 이륙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조각의 640분의 1 크기였다'는 내용이 맨 아래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 결정적 정보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윗줄의 커다란 제목에 집중했던 겁니다.
중대한 의사 결정은 현실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면 이를 위험할 정도로 무시하게 됩니다. 핵심만 공유하다 보면 전체 상황을 이해하고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작은 정보들을 놓치게 됩니다. 그 때문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오기도 하죠."
'최고 이의 제기자'를 두라
허츠 교수의 주장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찾은 정보가 과연 믿음직스러울까. 허츠 교수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겠다면 도움을 받으면 된다"며 "곁에 '최고 이의 제기자(Challenger in Chief)'를 두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전문가의 조언과 컨설팅을 직접 찾은 정보와 결합해 '통찰'을 찾아내야 합니다. 직접 알고 있는 게 없으면 찾아보면 됩니다. 구글을 활용하세요. 스스로 조사자가 돼 다양한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고, 여러 관점의 주장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정보든 그 진정한 뜻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정 안 되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세요. 최근 유럽의 주요 헤지펀드 매니저를 만났는데, 그는 자신의 주요 업무가 '최고 이의 제기자'라고 했어요. 어떤 의견이 나오면 일단 반대하고, 트집을 잡는대요. '잠깐만, 자네는 이런 관점에서도 생각해봤나?' '그런 경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나?'라는 식으로요. 당신의 직장이나 가정에서 당신을 위해 트집을 잡아주는 최고 이의 제기자가 있나요? 그걸 명확하게 해야 통찰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최고 이의 제기자로 어떤 이가 적합한가요?
"최고 이의 제기자는 누구 한 명으로 고정될 필요도 없고, 여럿이어도 좋습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저는 미팅에 들어가면 사람들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봅니다. 누구 표정이 제일 안 좋은지, 누가 팔을 꼬고 몸을 의자 등받이로 젖힌 채 이야기를 듣는지 살펴요. 그리고 그 사람을 지목해서 여러 차례 묻습니다. 직함도 나이도 상관 안 해요. '이봐, 그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까?' 그런 자세의 사람들은 대개 현재의 안건에 반대합니다.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서로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끌어들임으로써 서로가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혁신은 단순히 아이디어의 창조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부술 때도 나옵니다. 그렇게 새로운 구조를 짜고, 알고 있었던 것을 새 아이디어에 도입해 보면서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찾자는 겁니다."
―기업 문화가 필수적이겠군요.
"조직의 리더는 그런 최고 이의 제기자를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할 말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한 조직이 혁신을 원한다면, '반항하는 문화'가 필수적입니다. 회사의 경영진이 어느 방향이든 균일하게만 구성돼 있어선 안 됩니다. 성별이 다르든, 연령대가 다르든, 전공 분야가 다르든 뭔가 섞여 있어야 합니다."
'노리나 허츠가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정답
▶첫째 문제의 정답은 '⑤ 물을 많이 마셔 화장실이 급할 때'이다.
①의 다이어트 콜라에는 당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사람은 당을 섭취했을 때보다 섭취하지 않았을 때 더 충동적인 경향을 보인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셔도 충동적 결정을 할 확률이 낮아지지 않는 셈이다.
②의 날씨가 화창하고 햇살이 좋은 날에는 기분이 좋아져 레스토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팁을 낸다.
③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럴 경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습관과 편견에 바탕을 둔 결정을 내린다.
④에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변하고 침착함을 잃는다. 이때 커피 한잔은 실제로 정보 평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집중력이 생겼다고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⑤에서 화장실이 급할 때는 오히려 신중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기 전까지는 '참아야 한다'는 절제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결정을 내릴 때도 충동을 억누르게 된다.
▶둘째 문제의 정답은 '③ 오후 1시 30분'이다.
이스라엘 법원의 가석방 판례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오후 1시 30분에는 가석방 판결을 받을 확률이 65%에 달했다. 오전 9시 50분은 거의 0%, 오전 11시 30분도 10%에 불과했다. 이유는 판사들이 느끼는 '배고픔' 때문이었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온 판사들은 기분이 좋아져 좀 더 관대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실험 기간 전체적으로 가석방 판결을 받은 비율은 35% 정도였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어떻게 의심해야 할까요.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직접 수집해야 합니다. 오늘날에는 아주 손쉽게 정보를 모을 수 있어요. 컴퓨터와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에서 고객 데이터를 직접 받아서 분석해 볼 수 있고, SNS를 이용해 지인 100명의 의견을 한 시간 만에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진리가 담겨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후쿠시마 원전 사건이었죠. 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 정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일 '방사능에 대해 걱정 마라' '잘될 것이다'라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를 미심쩍어하던 몇몇 사람이 스스로 개인용 방사능 측정기를 구매해 각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어요. 시민들은 웹사이트에서 일본 각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 형태로 하나둘씩 쌓인 정보는 결국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시의적절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정보 중에는 쓸모 있는 '정보'보다 쓸데없는 '소음'이 훨씬 많습니다. 어떻게 이를 가려낼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결정을 앞둔 순간이라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두고 세 가지를 자문해보세요. 먼저, 누가 정보를 제공했는지 봐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정보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그 사람의 신원과 배경은 무엇인지를 보세요. 둘째는 그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직접 목격해서 본인이 만든 정보인지, 아니면 그냥 주워들은 이야기를 종합한 것인지, 정보가 지금 타이밍에 적절한지, 과거의 정보를 이용해서 헷갈리게 하는 건 아닌지를 보세요. 셋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지, 그들이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적어도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인지 등을 놓치지 마세요."
결정 과정은 복잡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허츠 교수는 "IT의 발전으로 빠르고 쉽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지만, 여기에 빠져 있다가는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참사가 터졌습니다. 이 우주왕복선은 16일간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다가 공중분해됐습니다. 이 사고로 우주비행사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컬럼비아호가 이륙할 때 외부 연료 탱크에서 떨어진 서류가방 크기의 단열재 조각이 비행선의 왼쪽 날개와 충돌했고, 이 때문에 우주선이 대기권으로 돌아올 때 강한 열을 견디지 못한 겁니다. 애초에 이 문제가 왜 생겼을까요? 가장 근원적인 요인은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임원들과 엔지니어들이 정보를 교류할 때 사용한 '파워포인트' 컴퓨터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었던 걸로 나타났어요.
컬럼비아호가 지구를 도는 동안 엔지니어들은 단열재 조각이 비행선에 부딪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알아내기 위해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는 '비행 전 모의실험에 사용한 단열재 조각은 실제 이륙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조각의 640분의 1 크기였다'는 내용이 맨 아래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 결정적 정보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윗줄의 커다란 제목에 집중했던 겁니다.
중대한 의사 결정은 현실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면 이를 위험할 정도로 무시하게 됩니다. 핵심만 공유하다 보면 전체 상황을 이해하고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작은 정보들을 놓치게 됩니다. 그 때문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오기도 하죠."
'최고 이의 제기자'를 두라
허츠 교수의 주장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찾은 정보가 과연 믿음직스러울까. 허츠 교수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겠다면 도움을 받으면 된다"며 "곁에 '최고 이의 제기자(Challenger in Chief)'를 두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전문가의 조언과 컨설팅을 직접 찾은 정보와 결합해 '통찰'을 찾아내야 합니다. 직접 알고 있는 게 없으면 찾아보면 됩니다. 구글을 활용하세요. 스스로 조사자가 돼 다양한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고, 여러 관점의 주장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정보든 그 진정한 뜻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정 안 되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세요. 최근 유럽의 주요 헤지펀드 매니저를 만났는데, 그는 자신의 주요 업무가 '최고 이의 제기자'라고 했어요. 어떤 의견이 나오면 일단 반대하고, 트집을 잡는대요. '잠깐만, 자네는 이런 관점에서도 생각해봤나?' '그런 경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나?'라는 식으로요. 당신의 직장이나 가정에서 당신을 위해 트집을 잡아주는 최고 이의 제기자가 있나요? 그걸 명확하게 해야 통찰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최고 이의 제기자로 어떤 이가 적합한가요?
"최고 이의 제기자는 누구 한 명으로 고정될 필요도 없고, 여럿이어도 좋습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저는 미팅에 들어가면 사람들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봅니다. 누구 표정이 제일 안 좋은지, 누가 팔을 꼬고 몸을 의자 등받이로 젖힌 채 이야기를 듣는지 살펴요. 그리고 그 사람을 지목해서 여러 차례 묻습니다. 직함도 나이도 상관 안 해요. '이봐, 그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까?' 그런 자세의 사람들은 대개 현재의 안건에 반대합니다.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서로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끌어들임으로써 서로가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혁신은 단순히 아이디어의 창조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부술 때도 나옵니다. 그렇게 새로운 구조를 짜고, 알고 있었던 것을 새 아이디어에 도입해 보면서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찾자는 겁니다."
―기업 문화가 필수적이겠군요.
"조직의 리더는 그런 최고 이의 제기자를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할 말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한 조직이 혁신을 원한다면, '반항하는 문화'가 필수적입니다. 회사의 경영진이 어느 방향이든 균일하게만 구성돼 있어선 안 됩니다. 성별이 다르든, 연령대가 다르든, 전공 분야가 다르든 뭔가 섞여 있어야 합니다."
'노리나 허츠가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정답
▶첫째 문제의 정답은 '⑤ 물을 많이 마셔 화장실이 급할 때'이다.
①의 다이어트 콜라에는 당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사람은 당을 섭취했을 때보다 섭취하지 않았을 때 더 충동적인 경향을 보인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셔도 충동적 결정을 할 확률이 낮아지지 않는 셈이다.
②의 날씨가 화창하고 햇살이 좋은 날에는 기분이 좋아져 레스토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팁을 낸다.
③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럴 경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습관과 편견에 바탕을 둔 결정을 내린다.
④에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변하고 침착함을 잃는다. 이때 커피 한잔은 실제로 정보 평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집중력이 생겼다고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⑤에서 화장실이 급할 때는 오히려 신중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기 전까지는 '참아야 한다'는 절제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결정을 내릴 때도 충동을 억누르게 된다.
▶둘째 문제의 정답은 '③ 오후 1시 30분'이다.
이스라엘 법원의 가석방 판례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오후 1시 30분에는 가석방 판결을 받을 확률이 65%에 달했다. 오전 9시 50분은 거의 0%, 오전 11시 30분도 10%에 불과했다. 이유는 판사들이 느끼는 '배고픔' 때문이었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온 판사들은 기분이 좋아져 좀 더 관대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실험 기간 전체적으로 가석방 판결을 받은 비율은 35%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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