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5.03.07 03:03
| 수정 2015.03.07 04:19
금리는 0%대인데 물가 상승률은 높아… 1990년대 주식 투자만큼 더 큰 리스크
정부 채권과 가장 멀리 있는 걸 찾아야… 금융정책 영향 덜 받는 '벤처 기업' 추천
피터 틸은 페이스북의 첫 번째 외부 투자자로 2004년 5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0.2%를 확보했으며, 페이스북 등기 이사가 됐다. 그는 페이스북의 상장 후 자신의 지분 일부를 두 차례에 걸쳐 매각해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여전히 페이스북 지분 일부를 가지고 있다.
그는 2005년 벤처 캐피털 펀드인 '파운더스 펀드'를 설립한 뒤 에어비앤비, 옐프, 스페이스X 등 여러 벤처 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순자산이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해 2015년 포브스 선정 부자 순위에서 847위에 올랐다. 그에게 투자 조언을 부탁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투자는 정말 세상을 바꾸는 의미 있는 회사에 '나 혼자' 투자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어떤 이유든 간에 다른 투자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거나 구조적으로 회사의 핵심적 역량이 덜 드러난 회사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봅니다. 만약 모든 투자자가 A라는 회사의 우수함을 잘 알고 있다고 합시다. 그래서 모두가 여기에 투자를 쏟아부으면 이건 완전 경쟁 체제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독점이 아니라 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죠. 그래서 항상 '나 홀로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그는 "사람들의 편견이 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든 것이 에어비앤비와 우버이다.
"예컨대 에어비앤비의 현재 시장 가치는 약 130억달러로 우버의 420억달러에 비해서 3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저는 에어비앤비가 우버보다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소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벤처 투자자들은 돈이 많습니다. 그들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우버 블랙(우버의 고급 세단 서비스)을 이용해 봤을 겁니다. 그리고 '좋다'고 생각해 투자했을 겁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민박 공유 사이트)는 호텔을 대체하는 값싼 투숙 서비스입니다. 돈 많은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볼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과소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편견은 제게 큰 기회가 됩니다."
―요즘 IT 버블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동의하십니까.
"최근 IT 기업들이 잇따라 큰 성공을 거두면서 버블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조심스럽게 이번 열풍이 버블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기업을 공개한 회사의 숫자입니다. 2000년 초반 미국에서는 '닷컴' 이름을 단 회사 300여개가 거의 동시에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는 47개 회사만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요즘 회사들은 최대한 기업공개를 늦추는 대신, 자금을 벤처 캐피털로부터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그 덕에 IT 붐은 실리콘 밸리에만 한정되고 있고, 그 위험은 다른 곳으로 파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가치가 전문 투자자들에 의해 계산되고 있습니다. 옛날과는 큰 차이가 있죠.
제가 보기에 오히려 더 위험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정부 채권에 투자하는 일입니다. 금리는 거의 0%이며, 정부는 돈을 마구 찍어내고 있습니다. 채권을 산다고 이득을 볼 수도 없고, 오히려 물가 상승률이 높아서 돈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주식 투자, 2000년대 부동산 투자만큼 위험한 게 지금의 채권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로서 조언을 해 보자면 '남들이 다 하는 투자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1990년대 후반 증권거래소와 멀리 있었고, 2000년대 은행과 멀리 있었습니다. 요즘 정부 채권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바로 벤처 캐피털입니다. 정부의 금융정책이 반영되는 부분이 가장 적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유럽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선언해 양적 완화가 글로벌 대세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양적 완화가 세상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금리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이 어디 있겠어요. 사람들이 채권을 사는 이유는 안정성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령층이 그렇습니다. 예컨대 일본이나 서구에 사는 75세 할머니들이 국채를 삽니다. 그들은 인터넷 기업, 기술 회사에 대해서는 거의 투자하지 않습니다. 잘 모르니까요. 여러분이 돈을 가지고 있다면, 왜 노인들과 투자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합니까. 경쟁을 피해야 돈을 버는데 말입니다."
그는 2005년 벤처 캐피털 펀드인 '파운더스 펀드'를 설립한 뒤 에어비앤비, 옐프, 스페이스X 등 여러 벤처 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순자산이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해 2015년 포브스 선정 부자 순위에서 847위에 올랐다. 그에게 투자 조언을 부탁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투자는 정말 세상을 바꾸는 의미 있는 회사에 '나 혼자' 투자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어떤 이유든 간에 다른 투자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거나 구조적으로 회사의 핵심적 역량이 덜 드러난 회사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봅니다. 만약 모든 투자자가 A라는 회사의 우수함을 잘 알고 있다고 합시다. 그래서 모두가 여기에 투자를 쏟아부으면 이건 완전 경쟁 체제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독점이 아니라 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죠. 그래서 항상 '나 홀로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그는 "사람들의 편견이 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든 것이 에어비앤비와 우버이다.
"예컨대 에어비앤비의 현재 시장 가치는 약 130억달러로 우버의 420억달러에 비해서 3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저는 에어비앤비가 우버보다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소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벤처 투자자들은 돈이 많습니다. 그들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우버 블랙(우버의 고급 세단 서비스)을 이용해 봤을 겁니다. 그리고 '좋다'고 생각해 투자했을 겁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민박 공유 사이트)는 호텔을 대체하는 값싼 투숙 서비스입니다. 돈 많은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볼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과소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편견은 제게 큰 기회가 됩니다."
―요즘 IT 버블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동의하십니까.
"최근 IT 기업들이 잇따라 큰 성공을 거두면서 버블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조심스럽게 이번 열풍이 버블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기업을 공개한 회사의 숫자입니다. 2000년 초반 미국에서는 '닷컴' 이름을 단 회사 300여개가 거의 동시에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는 47개 회사만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요즘 회사들은 최대한 기업공개를 늦추는 대신, 자금을 벤처 캐피털로부터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그 덕에 IT 붐은 실리콘 밸리에만 한정되고 있고, 그 위험은 다른 곳으로 파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가치가 전문 투자자들에 의해 계산되고 있습니다. 옛날과는 큰 차이가 있죠.
제가 보기에 오히려 더 위험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정부 채권에 투자하는 일입니다. 금리는 거의 0%이며, 정부는 돈을 마구 찍어내고 있습니다. 채권을 산다고 이득을 볼 수도 없고, 오히려 물가 상승률이 높아서 돈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주식 투자, 2000년대 부동산 투자만큼 위험한 게 지금의 채권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로서 조언을 해 보자면 '남들이 다 하는 투자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1990년대 후반 증권거래소와 멀리 있었고, 2000년대 은행과 멀리 있었습니다. 요즘 정부 채권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바로 벤처 캐피털입니다. 정부의 금융정책이 반영되는 부분이 가장 적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유럽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선언해 양적 완화가 글로벌 대세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양적 완화가 세상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금리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이 어디 있겠어요. 사람들이 채권을 사는 이유는 안정성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령층이 그렇습니다. 예컨대 일본이나 서구에 사는 75세 할머니들이 국채를 삽니다. 그들은 인터넷 기업, 기술 회사에 대해서는 거의 투자하지 않습니다. 잘 모르니까요. 여러분이 돈을 가지고 있다면, 왜 노인들과 투자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합니까. 경쟁을 피해야 돈을 버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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