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matic

    • 조승연 오리진 보카 대표

입력 2014.12.27 03:02

유럽 사업가들, 늘 신분 증명할 diploma 지참
이들이 국제통상 맡으며 '외교적' 의미 갖게 돼

Diplomatic은 '외교적'을 뜻한다. 여러 사람이 협업할 때 누군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사람 간 이해관계 정리를 잘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둘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의 접두어 di와 접다를 뜻하는 plous가 합쳐져, 반으로 접어서 갖고 다니던 '그리스의 공식 서류'를 의미했다. 국가의 외교를 담당한 사람은 왕의 칙서 즉 diploma를 들고 다닌다는 뜻에서 '외교'로 의미가 발전했다. 학업을 마친 후 학교에서 주는 졸업장 diploma, 외교관인 diplomat 등과 사촌 단어이다.

고대 그리스는 많은 도시 국가로 이루어져 있었다. 도시끼리 무역이나, 사업상 다른 도시 국가에 거주하려면 모국에서 발급한 신분 증명 서류를 소지하고 있어야 했다. 이 서류는 양가죽에 적은 것인데 항상 반으로 접어서 소지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이런 증빙 서류를 '둘로 접는다'를 뜻하는 diploma라고 불렀다.

19세기 전 유럽에는 대학은 있었지만, 졸업이 따로 없었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도보로 유럽 이곳저곳의 소왕국 영주들을 찾아다니면서 직장을 구했다. 학교를 떠날 때, 어느 대학에서 어떤 스승에게서 공부했는지를 증명하는 증서를 손으로 써 주었는데, 당시에는 지식인이 워낙 귀해 이 증서가 있으면 외지에서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이 역시 앞서 무역업자들이 갖고 다닌 것과 같이 diploma로 불렀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대항해 시대를 맞아 세계 어느 도시에나 유럽 사업가들이 있었다. 이들은 그리스 시대 선배들처럼 diploma를 들고 다녔다. 당시에는 대사관, 영사관 같은 시설이 없이, 상인 중 말 잘하는 사람을 골라 외교관으로 발탁해 나라 간의 통상거래를 했기 때문에 diploma를 가진 사람, 즉 diplomat란 단어가 외교관, diplomacy는 국제협상, diplomatic은 외교적이라는 뜻을 가지게 됐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