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er(s)

    • 조승연 오리진 보카 대표

입력 2014.10.11 03:03

손 뜻하는 라틴어 manus에서 나온 말
행동방식·습관을 넘어 사회적 예의 지칭

manner는 '한 사람의 행동 방식'을 말한다. 손을 뜻하는 라틴어 manus에서 왔다. 스스로 '손으로 잡아 다루듯이 다스린다'는 의미에서 점차 '한 사람의 행동 방식 또는 습관'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복수형인 manners는 사회적 '버릇', 그중에서도 배려나 질서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 '손으로 한다' 즉 수동을 뜻하는 manual과 사촌 단어다.

유럽 인문학은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려는 힘이 정신과 육체, 이성과 본능으로 나뉘어 있다고 본다. 교육으로 이성의 힘을 길러 본능을 억제할 수 있어야 문명인이고, 논리적 판단력 없이 기분에 휩쓸리는 행동은 야만적이라고 보는 게 오래된 관습이다. 그래서 유럽인들은 손으로 말이나 소의 고삐를 힘껏 틀어쥐고 제멋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서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듯 이성이 자신에 대한 고삐를 틀어쥐어서 스스로 바르게 행동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믿었는데, 스스로를 '손 manus로 붙잡아 맨다'고 해서 한 사람이 남 앞에서 하는 행동이나 습관을 manner라고 표현하게 됐다.

한 사람의 여러 행동을 합치면 그가 가진 '버릇' 즉 습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의 없는 사람에게 '버릇이 나쁘다'고 표현하듯, 영어로도 어떤 사람이 예의가 있다·없다를 He has good (bad) manners라고 표현한다. 이것이 '매너가 있다·없다'라는 콩글리시가 됐다. 그리고 최소한 겉치레는 하지만 진정성은 없는 사람을 보고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 역시 콩글리시다. mannerism은 미켈란젤로 이후 예술가들 그림 스타일을 말하는 단어다. 화려한 손 테크닉에 의존해 관습적인 주제 위주로 그렸다고 해서 이들의 그림 스타일을 '매너리즘'이라 표현했고 부정적 의미로 사용됐던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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