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아마존의 힘… 정글식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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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9.27 03:07

      전자책 시장 65% 장악… '킨들' 개발한 머코스키가 말하는 아마존

      아마존發 독서 혁명… "5년 후엔 美 인구 90%가 전자책으로 읽을 것"

      1000개의 다양한 회사 모여 있는 것 같아
      무슨 과업이든 정신없이 초고속 완수

      낮은 가격·친절한 환불·신속 배달 등
      장점의 뒷면엔 정글 같은 치열함 있어

      소니 전자책 먼저 나왔지만 너무 복잡
      킨들은 클릭 한번에 책 읽을 수 있게 해

      전자책 사용 증가
      올해도 40~50% 늘어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은
      전자책만 읽는 첫세대 될 것

      아마존 방식
      우물 100개 파서
      성공한 10개로
      20년 먹고 사는 회사

      아마존 나와서 창업
      콘텐츠 찾는 것 도와 주고
      책의 챕터만 쪼개서 팔아
      논문·작문 숙제 등에 활용

      2004년 아마존은 제프 베조스 창업자 겸 CEO의 지시로 비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프로젝트 코드명은 '피오나(Fiona)'. 전자책(e북) 단말기 개발 프로젝트였다. 최초 콘셉트는 '모든 언어로 쓰인 모든 책을 60초 이내에 다운로드하는 것"이었다. '피오나'는 '아바타'라는 말을 처음 만든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다이아몬드 시대'에 나오는 인물 이름이다.

      2007년 11월 19일 마침내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이 공개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미국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 점유율은 30%까지 올라갔고, 킨들을 앞세운 아마존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전자책 시장의 65%를 장악했다.

      게티이미지 /  멀티비츠
      게티이미지 / 멀티비츠
      13세기 금속활자 발명 이후 인류 출판문화의 최대 혁명이라 불리는 '킨들 혁명'의 핵심 주역인 제이슨 머코스키(Merkoski)씨가 최근 방한해 위클리비즈와 인터뷰했다. 그는 아마존 킨들팀의 창립 멤버로 스카우트돼 6년간 일하며 킨들 I·II·III 탄생을 주도했다. 그는 자신을 "혁명이 시작될 때부터 그 한가운데 있었던 행운아였다"면서, 킨들 탄생의 비화들을 들려줬다. 마지막 직급은 수석 제품 관리자였다.

      그는 베일에 싸인 기업 아마존의 기업 내부 문화와 제프 베조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을 생생한 육성으로 털어놨다. 시가총액 150조원이 넘는 아마존은 최고의 고객 지향적 기업이란 찬사와 동시에, 직원과 협력업체를 혹독하게 다루고 창업자가 독단적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는다.

      머코스키는 지금은 전자책 관련 스타트업 '북지니(Bookgenie) 451'을 창업해 운영 중이며, 킨들 개발 뒷이야기를 풀어놓은 책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Burning the Page)'를 지난해 펴냈다.

      ―킨들 프로젝트의 초기 개발팀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킨들을 개발하는 것은 황량한 서부에서 살아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법도 보안관도 없는 광적인 무법 지대였습니다. 가족들에게도 내용을 말해서는 안 됐습니다. 정보가 유출되면 안 되니까요. 희한하게도 특권 의식이 생기더군요."

      베조스는 킨들 개발 과정에 직접, 그리고 깊숙이 개입했다. 머코스키는 베조스가 직원들이 '심해 잠수(deep dive)'라고 부르는 회의에 참석해 킨들 화면에 나타나는 글을 줄 몇 개로 할 건지 집요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베조스는 회의를 끝내고 새벽 3시에 머코스키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도 있다. 머코스키씨는 "제프 같은 재벌이 행간을 조절하는 사소한 일에 귀중한 시간을 투자하며 몰두하는 모습은 무척 충격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제이슨 머코스키
      ―사실 아마존보다 소니가 먼저 전자책을 개발했습니다.

      "아마존은 소니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습니다. 사용 경험을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찾고 클릭 한 번으로 책을 구매하며 곧바로 내려받아 읽을 수 있도록 했지요. 소니 전자책 단말기는 무려 11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책을 읽을 수 있었거든요. 또 아마존은 소니와 달리 전자책 단말기 개발비를 조기에 회수해야 한다는 걱정이 없었어요. 아마존이 계속 성장하려면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했고 엄청난 돈도 퍼부었어요. 제프는 그냥 꿈을 본 것이 아니라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그 꿈을 실현했습니다."

      ―킨들을 개발할 때 아이팟을 벤치마킹하지 않았나요. 애플은 음반을 디지털화했고, 킨들은 책을 디지털화해서 수익을 남기잖아요.

      "동의하지 않아요. 아마존은 전자책을 판매하기 전에 이미 인터넷에서 디지털 음원 판매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마존의 원칙은 '밖을 보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 상품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 고객들에 대해 생각하고, 경쟁자들이 뭘 하든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타사 제품을 벤치마킹하려 했다간 제프에게 된통 깨질 겁니다. 그건 아마존의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죠."

      ―아마존이라는 회사는 도대체 어떤 회사인가요.

      "훌륭한 회사죠. 그러나 단 하나의 회사는 아니랍니다. 아마존은 1000개의 다른 성격을 가진 회사가 모여 있는 곳과도 같아요. 마치 아프리카처럼요. 수많은 종족이 모여 있지만, 서로 다른 언어를 써서 못 알아듣는 그런 곳요. '이거 가서 처리해줘'라는 식으로 소통해서는 일이 진행이 안 됩니다."

      ―비밀 프로젝트였던 킨들 프로젝트는 더욱 어려움이 컸겠습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죠. 회사 내부 사람들도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으니까요. 사내 다른 '종족'으로부터 도움을 구해야 할 때, '베조스의 특별 지시를 받고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그래도 이것저것 해줘야겠다'고 해야 했어요. 베조스 이름을 들먹이면 그나마 일을 처리하기가 수월했지만 이마저도 자주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이 아마존의 종족들은 화살이나 창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MIT 박사 학위 같은 걸 갖고 있습니다. 정말 최고의 실력자입니다. 고객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지요. 고객들에게는 '낮은 가격' '친절한 환불' '신속 배달' 같은 장점만 보일 뿐입니다. 회사 안은 '정글 안에서 모가지 없는 닭들(headless chicken·정신없이 바쁜 것을 나타내는 말)' 천지입니다. 매 순간 패닉입니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거의 매일 다른 요구를 충족해야 하니까요."

      지난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클라우드쇼 2014’에서 제이슨 머코스키가 다양한 책 형태를 보여주며 전자책의 미래에 대해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작은 녹음기를 목에 걸고 자신의 인터뷰와 강연 내용을 바로 실시간으로 저장했다.
      지난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클라우드쇼 2014’에서 제이슨 머코스키가 다양한 책 형태를 보여주며 전자책의 미래에 대해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작은 녹음기를 목에 걸고 자신의 인터뷰와 강연 내용을 바로 실시간으로 저장했다. / 이덕훈 기자
      머코스키는 금빛 머리칼을 서로 다른 길이로 자른 후 위로 쭈뼛쭈뼛 올린 독특한 샤기(shaggy) 컷을 하고 있었다. 190㎝는 족히 넘을 큰 키에 높다란 콧대를 가진 그는 작은 녹음기를 목걸이처럼 걸고 있었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녹음·녹화해 클라우드에 저장합니다. 미래의 손자가 나와 대화하고 싶을 때 언제나 꺼내볼 수 있도록 말이지요.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쉬웠거든요."

      ―아마존 본사는 미국 시애틀에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문화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아아, 매우 다릅니다. 사무실은 10㎞ 밖에 떨어져 있지만요. 아마존은 '민첩함(agility)'이 중요합니다. 행동 양식도, 마음가짐도, 사고방식도 시장 상황에 따라 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죠. 이른바 '폭포식 접근(waterfall approach)'이 통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3년 후를 내다보고 단계별로 접근해 나갑니다. 양사 간에는 회전문(revolving door)이 있어요. 아마존에서 일을 잘 못 한 친구가 그쪽으로 가곤 해요.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 사람들은 아마존으로 오기 어려워요. 업무 환경이 너무 빨라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아마존은 군대 같은 회사

      ―아마존을 다룬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The Everything Store)' 읽어보셨나요? 책 내용에 동의하시나요. (이 책은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어 베조스의 부인이 '부정확한 엉터리'라는 혹평과 더불어 별점(★·다섯 개 만점) 한 개를 붙인 일로 화제가 됐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동의해요. 저는 킨들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했는데, 새로운 것을 하려면 베조스를 꼭 거쳐야 했어요. 그는 회사에서 '최후의 상품 담당자(ultimate product manager)'와 같은 존재죠. 킨들이 성공하려면 그를 설득하는 게 중요했어요. 가끔은 좌절도 했습니다. 마치 거미줄에 갇혀서 거미의 조종을 받는 느낌이랄까요. 다만 제가 모르는 것을 그가 지적해 주는 점은 분명히 상호 보완적이었고 장점이었어요. 베조스는 회사의 모든 정보를 쥐고 있고 회사의 다른 '종족' 상황도 훤히 알고 있었으니까요."

      ―아직도 킨들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데, 왜 아마존을 그만뒀나요.

      "아마존은 좋은 회사지만, 직원 입장에서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는 아니에요. 군대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군, 사령관, 소령이 있는 매우 수직적인 구조예요. 저는 그 계급사회에서 꽤 높은 위치에 있었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했어요. 저는 아마존에서 10명 정도 소그룹으로 일할 때 만족스러웠어요. 스타트업 분위기를 좋아해요. 상품 개발과 초기 진행 과정을 이끌고 혁명이 진행되도록 하는 일을 돕는 데 적합한 사람이 있고, 그다음 그 효율성을 90% 이상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는 법이죠."

      ―지난 2분기 아마존의 실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월가에서는 제프 베조스가 이익을 내려 하지 않는다며 매도 의견을 내기도 했어요.

      "월가가 아직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조스가 돈을 벌 생각이 없다는 얘기도 틀렸어요. 베조스가 위험을 감수하며 과감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월가는 아마존이 새로운 시도는 하지 말고 전자 상거래 분야에 집중하면서 월마트나 K마트처럼 매달 꾸준한 수익을 내기 원하죠. 그러나 아마존은 새로운 형태의 회사입니다. 우물 100개를 파면, 50개는 실패하고 40개는 그저 그런 결과를 보여주고 나머지 10개가 향후 20년을 먹여 살릴 이익을 내는 거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전자책 사업,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도 스마트폰, 스마트TV, TV드라마 제작,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신선 야채 배달, 결제 사업, 드론을 이용한 배송 등에 도전하고 있으며, 신발과 아이용품, 목욕용품, 애완동물용품, 화장품 회사까지 인수하거나 직접 차렸다.

      ―아마존이 대형 출판사 아셰트(Hachette)와 수수료 분쟁으로 아예 아셰트 신간 주문 버튼을 아마존 사이트에서 없애버렸죠. 출판사들은 유통업자의 횡포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아셰트는 한강이고요, 아마존은 바다입니다. 아셰트와 아마존의 갈등은 한강이 바다를 밀어내려는 형국이랄까요. 강이 바다를 이기기는 어렵죠. 미국 도서 30%가 아마존을 통해서 팔립니다. 아마존과 싸우는 건 바다와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전자책 확산 일등 공신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그래픽] 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
      ―사람들이 결정적으로 전자책을 읽게 된 계기가 있나요?

      "3년 전쯤 그러니까 2011년 얘기네요. 덕분에 전자책 보급률(penetration)이 20%대에서 30%대로 껑충 올라갔습니다. 에로틱 로맨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가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이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이걸 읽으려면 전자책 단말기를 사야 했죠. 1년 만에 전자책 사용자가 50%가량 증가했습니다. 전 이것을 티핑 포인트로 봐요."

      '그레이의~'는 2011년 5월 영국 소설가 E L 제임스의 3부작 소설이다. 여대생과 청년 재벌 그레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노골적인 묘사가 특징이다.

      "올해도 전자책 사용자가 전년 대비 40~50%가량 증가 중입니다. 앞으로 4~5년 후에는 전자책 사용자가 미국 인구의 9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숫자가 전자책 단말기 소지율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스마트폰이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전자책 콘텐츠를 읽게 될 것입니다.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만 읽는 첫 세대는 지금 초등학교 1학년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가정에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질 날도 올 겁니다. 그렇지만 20년은 걸릴 것입니다. 저만 해도 3000권의 종이책이 있는데, 다 버릴 생각은 없거든요."

      ―전자책이 출판 시장의 전체 파이를 줄이지 않을까요.

      "펭귄 같은 대형 출판사들과 만나면, 이런 말을 합니다. 사람들이 전자책을 사면 살수록 종이책도 많이 산다는 겁니다. 전자책은 시너지를 일으켜요. 2+2=4가 아니라 2+2=5가 됩니다. 아마존에서 일할 때 이런 통계를 발견하고, 출판사들을 설득했어요. 둘의 상관관계와 추세는 명백했어요."

      ―한국은 전자책 시장이 2%에 불과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문제 말씀이죠? 그건 작가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출판업계의 문제죠. 출판업계는 가장 느리게 진화하는 집단입니다. 제가 아마존에서 '기술 홍보대사(evangelist)'라는 직책을 맡고 있을 때 출판사에 콘텐츠를 무조건 디지털화하라고 했어요. 처음엔 비싸죠. 권당 200~300달러쯤 비용이 필요하죠. 그러나 계속 팔다 보면 비용을 뽑고 디지털판으로 계속 돈을 벌 수 있게 됩니다. 매우 쉬운 투자예요."

      킨들 5세대 버전인 페이퍼 화이트(위)와 컬러 버전인 킨들파이어.
      킨들 5세대 버전인 페이퍼 화이트(위)와 컬러 버전인 킨들파이어.
      ―아마존은 지난 7월 무제한 책 구독 서비스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를 내놓았습니다.

      "제가 2010년쯤 아마존 책 구독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초안과 최근 발표는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업을 발표하는 데 4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죠. 왜 지금 이 사업을 추진할까요? 시장에 경쟁자들이 생겨난 게 주요한 이유라고 봅니다. 오이스터(Oyster)나, 스크리브드(Scribd) 같은 스타트업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아마존의 무제한 서비스는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책 종류는 많지만, 편집이 제대로 돼 있지 않거나, 잘 안 팔리는 책, 쓰레기 책도 많이 섞여 있어요. 앞으로 2년은 더 기다려야 미국에서도 제대로 된 책 구독 서비스가 나올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 책도 물이나 전기처럼 서비스화될 것입니다."

      ―당신이 창업한 회사(북지니 451)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아마존에 있을 때 많은 것을 배웠고, 그걸 활용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스타트업 경제에 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금맥이에요. 지금 미국이나 제가 회사를 차린 영국에선 스타트업 회사들이 자금을 얻기가 비교적 용이한 편입니다. 북지니 451은 학생들이 콘텐츠를 더 쉽게 찾도록 도와줍니다. 가령 논문이나 작문 숙제를 할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학생들에게 파는 겁니다. 앞서 아이팟 비즈니스 모델로 되돌아가 보죠. 우리는 책의 챕터만 쪼개서 팝니다."

      그는 2007년 킨들을 출시하기 직전 아내에게 시제품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한 대에 1000달러쯤 하는 기기였는데, 종이책을 좋아했던 아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심지어 침대 옆에 내팽개쳐 뒀다가 하루는 발로 밟아 깨버리더라고요. 저는 '야, 그거 1000달러짜리야'라며 당황해했어요.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디지털 기기로만 책을 읽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뉴스든, 비디오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르메시스'로 자신을 재창조한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한국 스타트업이나 한국 음식, 한국 단어, 이를테면 '셀카봉' 같은 단어를 알게 되자 손짓이 커지며 "쿨(cool)~!"이라는 단어를 연발했다. 그의 눈동자는 천성에서 나온 호기심이 어려 있었다.

      ―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머리 말씀이시죠(웃음)? 나 자신을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영감을 줬던 마이클 잭슨처럼 말이죠. 그는 매년 새로운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였잖아요. 변화를 시도하다 보면, 생각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헬스장에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은 근육을 찢어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죠. 그러면 근육이 커집니다. 이것을 '호르메시스(hormesis· 적절한 고통에 노출되는 것) 효과'라고 합니다. 머리를 바꾸는 것도 그중 하나죠. 모히칸 스타일(가운데 머리칼만 위로 올리는 것) 등 온갖 헤어 스타일을 다 해봤어요."

      ―아마존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2004년 아마존과 구글이 책을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 군데 모두 지원했습니다. 회의실에 감금되다시피 한 채로 혹독한 인터뷰를 해야 했죠. 저는 인터뷰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임금 협상을 하는 동안 어떤 회사를 선택할지 고민했습니다.

      아마존은 비밀 전자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며 같이 일하자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2주 후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제프 베조스의 영상 메시지를 시청했습니다. 그는 '재미있게 일하고 역사를 만들라'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