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4.05.31 03:01
요즘 뜨는 남성 전용 럭셔리 이발소
클래식한 남성 스타일 유행하면서 인기
위스키 한 잔 마시며 이발사와 상담
남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멋' 완성
한 40대 남성이 두꺼운 가죽 소재 동그란 이발 의자에 앉는다. 앞으로는 커다란 거울이 걸려 있고, 위쪽으로는 필라멘트 백열전구가 노란 불빛을 비춘다. 곧이어 말끔한 정장 차림의 이발사가 다가와 이발용 망토를 둘러주고, 날이 잘 선 가위를 뽑아든다. 사각사각 머리카락이 잘려 나간다.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근처 이발소 '헤아(Herr)' 풍경이다. 미용실에 밀려나 젊은 층과 트렌드세터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이발소가 최근 깔끔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발소는 1975년 전국 2만9713곳에서 지난해 1만9678곳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미용실은 1만6330곳에서 10만7761곳으로 늘어났다.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대 이후 히피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발소보다 다양한 헤어 스타일링이 가능한 미용실을 즐겨 찾았고, 이발소의 숫자는 크게 줄었다.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근처 이발소 '헤아(Herr)' 풍경이다. 미용실에 밀려나 젊은 층과 트렌드세터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이발소가 최근 깔끔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발소는 1975년 전국 2만9713곳에서 지난해 1만9678곳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미용실은 1만6330곳에서 10만7761곳으로 늘어났다.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대 이후 히피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발소보다 다양한 헤어 스타일링이 가능한 미용실을 즐겨 찾았고, 이발소의 숫자는 크게 줄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약 3년 전 뉴욕에서부터다. 변호사나 펀드매니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정돈된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클래식한 남성 스타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발소들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뉴욕식 이발소 열풍은 한국에도 번져 지금은 '헤아' 외에도 홍대 근처 '밤므'나 '낫띵 앤 낫띵', 청담동 '블레스 바버숍' 등이 30~40대 남성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발소가 부활한 이유는 뭘까. 사실 미용실은 남자들에게는 영 불편한 장소다. 일단 고객 대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또 미용실은 분주하다. 고객 회전율이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빨리빨리'가 일상화돼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이발소는 좀 다르다. 헤아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2층으로 안내를 받는다. 넓은 야외 테라스가 있고, 소파에서 위스키나 진 토닉 한 잔을 서비스 받는다. 곧이어 이발사와 상담이 시작된다. 직업이 뭔지, 정장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입는지 등을 물은 뒤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준다.
1층으로 내려와 머리를 자르는데, 다른 고객은 많지 않다. 1시간에 받는 고객은 2~3명 정도. 공간도 널찍해서 답답하지 않다. 다만 요금이 7만원으로 만만치는 않다. 정통 습식 면도(뜨거운 수건을 5~10분 정도 얼굴에 감싼 뒤 면도하는 것)를 받을 수도 있는데, 별도 요금 6만원을 내야 한다. 구두도 닦아준다. 이상윤 헤아 공동대표는 "남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느긋하게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낫띵 앤 낫띵'은 1940년대 미국을 모티브로 삼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붉은색 벽에 미국식 캐리커처가 담긴 액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발 의자는 딱 2개뿐. 이곳은 헤아와 반대로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이발사가 고객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사장 겸 디자이너인 도널드 케이씨는 "남자들 가운데는 미용실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매장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도 있다.
'밤므'는 이발사들이 흰색 가운을 입은 차림으로 일한다. 백순식 원장은 "이발소의 회전등을 보면 빨간색은 피, 푸른색은 혈관, 흰색은 붕대를 상징하는데, 의사가 부족했던 옛날에는 이발소에서 가벼운 외과 치료를 해줬기 때문"이라며 "이발소의 역사를 재정립한다는 의미에서 흰색 가운을 입고 일한다"고 말했다.
요즘 이발소에서 주로 추천하는 머리 스타일은 '리젠트 헤어'다. 흔히 '2대8 가르마'로 알려진 스타일인데, 과거에는 촌스러움의 상징이었으나, 3~4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고,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발소가 부활한 이유는 뭘까. 사실 미용실은 남자들에게는 영 불편한 장소다. 일단 고객 대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또 미용실은 분주하다. 고객 회전율이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빨리빨리'가 일상화돼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이발소는 좀 다르다. 헤아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2층으로 안내를 받는다. 넓은 야외 테라스가 있고, 소파에서 위스키나 진 토닉 한 잔을 서비스 받는다. 곧이어 이발사와 상담이 시작된다. 직업이 뭔지, 정장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입는지 등을 물은 뒤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준다.
1층으로 내려와 머리를 자르는데, 다른 고객은 많지 않다. 1시간에 받는 고객은 2~3명 정도. 공간도 널찍해서 답답하지 않다. 다만 요금이 7만원으로 만만치는 않다. 정통 습식 면도(뜨거운 수건을 5~10분 정도 얼굴에 감싼 뒤 면도하는 것)를 받을 수도 있는데, 별도 요금 6만원을 내야 한다. 구두도 닦아준다. 이상윤 헤아 공동대표는 "남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느긋하게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낫띵 앤 낫띵'은 1940년대 미국을 모티브로 삼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붉은색 벽에 미국식 캐리커처가 담긴 액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발 의자는 딱 2개뿐. 이곳은 헤아와 반대로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이발사가 고객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사장 겸 디자이너인 도널드 케이씨는 "남자들 가운데는 미용실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매장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도 있다.
'밤므'는 이발사들이 흰색 가운을 입은 차림으로 일한다. 백순식 원장은 "이발소의 회전등을 보면 빨간색은 피, 푸른색은 혈관, 흰색은 붕대를 상징하는데, 의사가 부족했던 옛날에는 이발소에서 가벼운 외과 치료를 해줬기 때문"이라며 "이발소의 역사를 재정립한다는 의미에서 흰색 가운을 입고 일한다"고 말했다.
요즘 이발소에서 주로 추천하는 머리 스타일은 '리젠트 헤어'다. 흔히 '2대8 가르마'로 알려진 스타일인데, 과거에는 촌스러움의 상징이었으나, 3~4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고,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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