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4.04.12 03:07
불황 길들어져 "욕망 해봤자 못 이룬다"
소비 기피풍조 만연… 내수회복 걸림돌
'사토리 세대'라는 말에 요즘 일본 경제의 고민이 담겨 있다. '사토리(悟り)'란 깨달음, 득도(得道)를 뜻하는 일본어. 현재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일본 젊은이들의 공통 특징이다. 2010년 일본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에 처음 나온 이후 작년부터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토리 세대는 이전의 '유토리(ゆとり·여유) 세대'가 경쟁이나 힘든 일을 싫어하지만 '욕망'에는 지갑을 열었던 것과도 차이가 있다. 유토리 세대란 19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일본 정부가 창의성을 살린다며 경쟁을 지양하고 학습량을 크게 줄였을 때 교육받은 세대다.
반면 사토리 세대는 '욕망하지 않는 세대'로 규정된다. 자동차나 브랜드 옷을 사지 않는다. 스키나 테니스 등 스포츠도 하지 않는다. 여행을 하지 않는다. 연애에도 관심이 없다. 돈을 열심히 모으지만, 필요 이상으로 돈 벌려는 욕심도 없다. NHK가 올 들어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의 28%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 61%가 '대체로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애가 이성(異性)에 대한 탐구를 뜻한다면, 사토리 세대는 그 탐구 능력이 퇴화한 것처럼 보인다. 리쿠르트 브라이덜 종합연구소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 미혼 남성의 77%는 현재 여자 친구가 없고, 44%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었다. 또 20대 미혼 여성의 60%가 현재 남자 친구가 없고, 28%는 연애 경험이 없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없다. 대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테니스·스키 동아리가 퇴조하고, 부원끼리 모여 학교 근처를 걸으며 담소하는 '산책 동아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업계는 젊은이보다 노년층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차를 사지 않자, 도요타는 아예 아이들에게 익숙한 도라에몽 캐릭터를 등장시켜 '면허를 땁시다'라는 캠페인 광고를 내보냈다.
사토리 세대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잃어버린 20년'의 경험을 통해 '욕망해 봤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생긴 일종의 자기방어적인 혹은 강요된 만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고대행사 하쿠호도(博報堂)의 하라다 요헤이(原田曜平) 청년연구소장은 "사토리 세대는 불경기밖에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적게 욕망하고 그 좁은 틀 안에서 만족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라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직 구매력이 높고, 현실에 대한 불만과 고민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이미 연애·결혼·출산 포기라는 '3포 세대' 또는 '88만원 세대'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이들이 좌절을 넘어 자기방어적 만족의 단계로 넘어간다면 내수 경기는 어떻게 될까?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에 부정적인 사토리 세대의 패턴이 한국 20대에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한국 기업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사토리 세대는 '욕망하지 않는 세대'로 규정된다. 자동차나 브랜드 옷을 사지 않는다. 스키나 테니스 등 스포츠도 하지 않는다. 여행을 하지 않는다. 연애에도 관심이 없다. 돈을 열심히 모으지만, 필요 이상으로 돈 벌려는 욕심도 없다. NHK가 올 들어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의 28%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 61%가 '대체로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애가 이성(異性)에 대한 탐구를 뜻한다면, 사토리 세대는 그 탐구 능력이 퇴화한 것처럼 보인다. 리쿠르트 브라이덜 종합연구소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 미혼 남성의 77%는 현재 여자 친구가 없고, 44%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었다. 또 20대 미혼 여성의 60%가 현재 남자 친구가 없고, 28%는 연애 경험이 없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없다. 대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테니스·스키 동아리가 퇴조하고, 부원끼리 모여 학교 근처를 걸으며 담소하는 '산책 동아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업계는 젊은이보다 노년층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차를 사지 않자, 도요타는 아예 아이들에게 익숙한 도라에몽 캐릭터를 등장시켜 '면허를 땁시다'라는 캠페인 광고를 내보냈다.
사토리 세대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잃어버린 20년'의 경험을 통해 '욕망해 봤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생긴 일종의 자기방어적인 혹은 강요된 만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고대행사 하쿠호도(博報堂)의 하라다 요헤이(原田曜平) 청년연구소장은 "사토리 세대는 불경기밖에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적게 욕망하고 그 좁은 틀 안에서 만족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라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직 구매력이 높고, 현실에 대한 불만과 고민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이미 연애·결혼·출산 포기라는 '3포 세대' 또는 '88만원 세대'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이들이 좌절을 넘어 자기방어적 만족의 단계로 넘어간다면 내수 경기는 어떻게 될까?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에 부정적인 사토리 세대의 패턴이 한국 20대에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한국 기업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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