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 조승연 오리진보카 대표

입력 2014.01.04 03:05

원래는 病이 치료 불가능해져
생사 결정 이뤄지는 순간을 뜻해
이후에 조직·국가의 큰 고비 의미

crisis는 '위기'이다. 원래 고대 그리스어로 '결정하다'인 krinein에서 나왔다. 위기는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krinein의 라틴식 명사형 cri sis가 영어로 들어와 '위기'라는 뜻으로 쓰인다. '결정적'을 뜻하는 critical, '판결이 내려졌다'는 데서 범죄자를 뜻하게 된 criminal과 사촌 단어다.

고대 그리스에는 히포크라테스라는 의사가 있었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의 여러 증상을 경험적으로 축적해서 진단을 내리는 임상의 중요성을 가르쳐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고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은 방치하면 단계별로 진행돼 초기 증상에서 중증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환자의 병이 어떤 단계 이상으로 진전되어 치료가 불가능해지는 시점을 그 사람의 생사 '결정' 즉 krinein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고 해서 crisis라고 불렀다.

1600년대 영국에서부터 대기업·의회 등 대형 사회조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경영'이라는 개념은 없었던 영국인들은 사회조직을 인체에 비유해 표현했다. 1600년대 중반 영국 의회와 왕권이 치열하게 다투다가 영국 의회가 위기에 빠지자 러시워스라는 사람이 '이 시점이 영국 의회의 crisis로, 의회라는 것이 살아날 수 있을지 죽어서 소멸할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후로 어떤 사업체·조직·국가 등이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소멸할지 결정되는 시점, 즉 큰 고비를 crisis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이런 순간에는 경영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위기관리' 즉 crisis management가 아예 경영학의 한 과목이 되어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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