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gan

    • 조승연 오리진보카 대표

입력 2013.10.05 03:06

원래는 켈트족 전사가 전쟁 직전 함께 외치는 함성을 뜻해…
유럽 계몽주의 시대 열리며 목청껏 주장하는 말을 의미

slogan은 원래 군인들이 전투 직전에 목소리를 모아 힘껏 외치는 함성이었다. 스코틀랜드 고어로 군인 'slaugh'와 함성 'gairm'이 합쳐진 단어다. 이후 발음하기 쉽게 변해 slogan이 되었다. 현대 영어에서 '한 무리'를 뜻하는 slew와 '시끄럽게 떠든다'는 뜻의 garrulous와 같은 어원이다.

로마시대 영국에는 켈트족이 살았다. 로마 멸망 후 독일에 살던 앵글로·색슨족이 영국 땅으로 밀고 들어왔다. 켈트족들은 북쪽 산악지대로 도피해 스코틀랜드라는 나라를 세우고 앵글로·색슨족의 영국에 맞섰다.

스코틀랜드는 병력·장비 면에서 열세였지만 수차례 영국군을 무찔렀다. 스코틀랜드인 2300명이 영국 정규군 1만3000명을 전멸시키다시피한 '스털링다리 전투'는 미국 할리우드의 멜 깁슨 주연 영화 '브레이브 하트'로 제작돼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 전쟁을 치러야 했던 켈트족 전사들은 출전하기 전에 목소리를 합해 자기 고향 이름, 마을 영웅 이름 등을 외쳐 사기를 높이고 단결을 도모했다. 이때 군인들이 함께 외치는 함성을 slogan이라고 했다.

1700년대 유럽에 계몽주의 시대가 열렸다. 유럽인들은 시위 등을 통해 자기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이 목청 높여 외치던 말도, 옛 스코틀랜드 전사들의 함성처럼 여러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반대자의 사기를 꺾는다는 의미에서 '슬로건'이라고 했다. 오늘날에는 마케팅·정치 표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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