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rupt

    • 조승연 오리진보카 대표

입력 2013.05.04 03:03

순회 장터 입구 벤치에 앉아
환전 업무 대신한 것에서 유래
계산 잘못했을 땐 의자 부숴버려
'부러진 벤치'가 '부도'란 의미로

영어로 '파산하다'가 'go bankrupt'이다. 이 말은 원래 '의자를 부수다'라는 데서 유래했다.

세계화가 최근의 현상 같지만, 유럽 사람들은 13세기부터 지정된 날짜에 전 유럽 상인들이 모여 무역을 하는 순회 장터를 열었다. 그것이 발전해서 오늘날의 무역 박람회가 되었다. 그런데 도시마다 돈 단위가 달라서 거래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학을 배운 사람들이 무역 박람회를 쫓아다니며 복잡한 환전 업무를 대신해 주었다. 이들은 장터 입구에 긴 의자를 놓고 죽 앉았다. 의자에 해당하는 영어 'bench'가 이탈리아어로는 'banca'이다.

'벤치에 앉은 사람들'이 돈을 다루기 때문에 금융 업무를 하는 기관을 'bank'라고 부르게 되었다. 종종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이 돈을 잘못 계산해서 예금을 못 돌려주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에는 법에 호소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상인이 직접 방망이를 들고 가서 벤치를 부수어 버렸다. '이제부터 이곳에 당신이 앉을 자리가 없다'는 것을 뜻했다.

이탈리아어로 'banca'가 벤치이고, 'rotta'는 '부러졌다'였기 때문에 'bancarotta'는 '부러진 벤치'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영어로 들어오면서 발음이 바뀌어 'bankrupt'가 됐고, '돈을 주지 못해 궁지에 몰린 상황', 즉 '부도'를 의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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